24 시간이다.
모두에게 똑 같이 주어진 시간.
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지는 개인의 선택이다. 지금 나의 위치나 역할에 따라 그 24시간이 풍요롭기도 하고, 한없이 짧기도 하다. 나에게도 주어진 시간은 같다. 그리고 시간은 항상 짧다.
회사 내부 일도 챙겨야 하고, 고객과 파트너와의 만남도 가져야 하고, 가정도 살펴야 한다.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들도 있고, 신앙적인 학습도 필요하다.
최근에는 새로운 독서모임도 참여했다. 여러 모임에서 매달 진행되는 월례회와 지인들의 초대로 한 달이면 7~8번의 골프 라운드를 한다(난 소위 말하는 백돌이다). 여전히 할 일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들 그렇게 시간이 빠듯할 듯하다.
할 일은 많고, 시간은 부족할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시간을 쪼개서 사용하자 !!!'
나의 선택이다.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할 수는 없고, 물리적인 시간을 늘릴 수도 없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시간을 쪼개서 우선순위를 정해 사용하고, 여러 일을 동시에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회사 업무를 예로 들면, 핵심업무가 아닌 것은 과감하게 잘라내고, 정리된 핵심업무의 처리 과정을 표준화 한다.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일은 집중해야 할 주기를 만들어 머리 속의 CPU 활용과 시간 활용을 최적화 한다. 나 혼자 만이 아니라 회사 전체 구성원들 각자의 업무와 협업 구조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한다.
각자의 생산성이 높아야 회사 전체의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기에, 구성원 한 명 한 명의 업무 처리 방식과 생산성에 집중한다. 일정표와 업무일지, CRM에 담긴 고객 상담이력, 외부로 오고가는 메일을 통해 업무를 크로스체크 하고, 그 과정에서 핵심업무가 아닌 것을 습관적으로 골라낸다.
고객서비스 파트에 "로그인이 안됩니다."라고 전화 또는 이메일로 AS가 접수되면 해결방법을 유선이나 이메일로 안내해 드렸다. 당연한 고객서비스이다. 나는 여기에 의문을 던졌다. '그런 고객 피드백 활동이 핵심업무인가?' 나는 서비스팀의 그런 AS 활동을 핵심업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 가지 관점으로 질문을 던진다. '첫째, 왜 고객이 질문을 해야 했을까? 둘째, 그런 문제가 생겼을 때 왜 그런 식으로 질문을 했을까? 샛째, 그런 식으로 피드백 하는 것이 최적의 방법인가?' 수 년 간 이런 방식의 질문을 통해 회사 내부의 업무표준과 고객접점의 활동을 표준화 해 가고 있다. 비핵심적인 업무를 잘라내거나 유료화 하거나, 직무 담당을 변경하거나 프로세스를 개선한다. 그렇게 9시~18시 한정된 시간에 최선의 생산성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 회사는 아직 살아있다.)
같은 분량의 시간에 최소한의 자원투입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물리적 시간을 확보해 가야 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새로운 시간 여백은 내가 하고 싶었던 것으로 채워간다. 최근에 새로 시작한 독서모임이 그렇게 내 삶에 들어왔다. 덕분에 소홀했던 책읽기를 다시 시작하게 되어 기쁘다.
회사 역시 마찬가지다. 핵심업무에 집중하면서 물리적인 시간이 확보되어 보다 가치있는 일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 여유시간은 자신의 삶을 온전히 성장시키기 위해 휴가를 간다.(지금도 법정 휴가 외에 13.5일의 휴가를 추가로 제공하고 있고, 올 하반기에는 4.5일제를 시행한다.)
또 하나의 선택은 시간과 공간에 따라 할 일을 구분하는 것이다.
내가 있는 공간의 특성과 시간에 맞게 할 일을 구분해서 채워놓는다. 누구나 차 안에서는 읽기나 쓰기가 안된다. 당연하다. 이 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귀로 듣는 것, 즉 음악을 듣거나 학습을 위한 동영상을 귀로 듣는 것이다. 점심 식사 후 업무 시작 전 같은 회사에서의 짬짬이 시간에 몇 장이라도 책을 읽고, 집에서는 미래의 나를 위한 글을 쓴다.
할일관리 툴에서 카테고리별로 할일 카드를 배치한 후 하나하나 카드를 이동 배치 하고, 마무리 되면 지워가는 방식. 그렇게 아침에 일어나 저녁에 잠들 때까지, 집과 회사와 외부 현장, 그리고 각각을 이어가는 시간과 공간의 흐름대로 할 일들을 채워간다.
아침에 잠에서 깨면 침대에서 눈 뜨기 전에 아침 인사로 기도를 한다.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면서 밤새 날아온 이메일을 체크하고, 귀로는 Youtube로 어제 뉴스를 듣는다. 출근길 차 안에서는 20 ~ 30분 분량의 설교 영상을 듣고, 마치면 회사 업무 관련 영상을 귀로 스터디한다. 회사 도착하기 10 여 분 전부터는 텐션업을 위한 음악을 듣는다. 때로는 강남 클럽음악을, 때로는 클래식 음악을, 때로는 이문세나 윤도현, 블랙핑크나 아이유, 그리고 비와이나 장윤정의 노래모음도 하루의 시작을 도와준다.
'The One Thing' 이라는 책에서는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게 실제로는 효율이 떨어진다고 이야기 하는데, 모두에게 정답은 아니다. 한 번에 하나의 일을 하던, 몇 개의 일을 하던 하고 싶은 일이 많으면 '시간과 공간에 따라 시간을 쪼개서 사용하는 습관'이 도움이 될 듯 하다.
물론, 하고 싶은 일이 많다는 전제 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