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속에 발견' 그 날 깨달은 모험의 한 줄
집을 나서면 두 갈래 길이 내 앞에 있었다
난 늘 가던 길로 등교를 했고
정반대의 길은 궁금하지도 않았다
6년이라는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그 길을 바라본 적 없다
그 너머로 발걸음을 옮겼던 건
하나의 사건 때문이다
어머니 지갑에 돈을 훔친 날
집에 가면 혼날게 뻔한 일
골목 어귀에선 어머니의 모습이
한눈에 내다 보였다
그때 처음 그 반대의 길로
자연스레 발걸음이 옮겨졌다
한참을 걸어 올라가니
높은 언덕이 산으로 이어져 있었고
숨을 고르며 중턱까지 올라서야
털썩 주저앉아 휴식을 취했다
한눈에 동네가 내려다보이는 곳
숲이 바람에 흔들려 으스스했고
빛인지 가늠할 수 없는 형체가 멀리서 아른거렸다
주머니 속에 꾸깃한 어머니의 돈
그리고 누런색 가로등에 일렁이는 마을
한 번도 궁금한 적 없는
골목을 지나서 처음 보는 야경과
한 번도 이 시간까지
집에 들어가지 않은 적 없는 두려움
자랑할 거 없는 경험이
나에게는 처음 신대륙을 발견한
묘한 모험 같은 하루
그날 어머니는 나를 혼내지 않았다
그리고 훔친 돈은 쓰지 못하고 회수되었다
자랑할 건 없지만
'두려움 속에 발견' 그 날 깨달은 모험의 한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