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에 대하여
'선생님, 저 짝좀 바꿔주세요.'
수업 도중 내 짝꿍이 손을 번쩍 들어 항의했다
이유인즉슨, 나한테서 냄새가 난다는 것
아마도 그 냄새의 정체는
곰팡내가 아닐까 싶다
천장과 벽지 사이사이마다
푸른곰팡이가 필 만큼 우리 집은 습했으니
분명 그 곰팡내를 참지 못하고
짝은 항의했을 터
그때부터 나는 냄새에 예민해졌다
내 소매자락과 옷깃 사이를
킁킁 맡아가며 걸음을 늦췄고
늘 새 옷을 사달라 조르기 일쑤였다
냄새가 난다는 말,
그때 내가 받아들이기엔
참 창피하고 쪽팔려서
어머니한테도 말하지 못했던 사건
지금도 나는
옷깃과 소매 그리고 구석구석
내
냄새를 맡는다
이젠 지워졌겠지
그 냄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