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천문학자 프레드 호일경(Sir Fred Hoyle)이 1949년 어느 라디오 방송에서 ‘대폭발’(Big Bang) 이론을 처음 언급한 이래 많은 논란이 있어왔다.
스티븐 호킹(Steven Hoking) 박사는 이 이론에 ‘빅뱅’ 이 있기 전의 ‘태초’라 부르는 우주 특이점에 대해 말했다.
그 태초는 무한대의 밀도와 온도를 가진 특이점을 가지고 있다(동아 사이언스)는 것이다.
호킹은 1988년에 쓴 [시간의 역사]에서 우주 창조에 대한 ‘신의 설계설’을 주장하면서 창조주로서 신의 역할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2010년에 쓴 [위대한 설계]에서 호킹 박사는
“우주 창조 과정에서 신의 역할은 불필요하며, (우주는) 중력의 법칙에 의해 불가피하게 발생했다.”
“중력과 같은 법칙이 있기 때문에 우주는 무에서부터 스스로 창조가 가능했다.”
고 주장했다.
호킹은 중력의 법칙을 우주를 형성하는 유일한 법칙으로 정했다.
호킹이 말하는 우주 창조의 유일한 법칙으로서 ‘중력의 법칙’은 뉴턴이 발견한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명명되며,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으로 기술한다.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이 태양계 중심의 우주론이라는 한계 안에서 이루어진 중력법칙이라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보다 넓은 우주를 포괄하는 중력법칙일 것이다.
결국 천체 물리학 발달이 시작한 뉴턴 이래 현대에 이르기까지 유일한 법칙은 중력법칙인 셈이다.
지금 읽고 있는 이 부분은 인문학적 사고를 가진 내가 물리학적 계산을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독자들은 정확한 수치적, 또는 물리적 사고의 어려움을 감안하고 읽어 가면 좋겠다.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가 달에 도착할 때 4분 일찍 목표지점을 통과해서 원래 목표지점보다 수마일 멀어진 곳에 착륙했다.
그 착륙지는 ‘고요의 바다’로 명명되는 곳이었다.
일반인들은 그렇게 긴 거리와 시간을 계산하는 데 4분과 수마일의 오차였다면 그리 큰 오차가 아니라 생각할 것이다.
시간과 거리 오차 계산을 오늘날의 통신 서비스 발전사를 살펴보면 그 오차가 얼마나 큰 것인지, 또 무엇 때문에 그런 오차가 발생하게 되었는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1세대 통신 기술(1G)은 고르바초프의 무전기와 같은 핸드폰으로 표상되는 것으로 특권층에게만 무선통신기능을 제공할 수 있었다.
새천년 들어서 통신서비스가 2G의 통신 속도를 제공하면서 문자 메시지가 가능해졌다.
이때는 사람들이 사용한 핸드폰은 피처 폰이었다.
2003년부터 3G가 구축되기 시작하면서 2008년도에는 3G 핸드폰이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시작했다.
이때 사람들은 슬라이드폰, 폴더 폰을 사용했다.
이때부터 핸드폰을 통해 화상통화, 게임, 그리고 동영상이 가능했다.
2011년 4G 시대가 열리면서 통신서비스의 품질이 급격하게 향상되었다. 핸드폰을 통해 본격적인 높은 품질의 동영상 시청, 게임, 화상통화가 본격화되었다.
4G 서비스체제에서 2GB 동영상 다운로드하는 데 16초가 걸렸다.
그런데 2019년부터 5G 통신시대가 되면서 4G 때보다 그 속도가 20배 빨라져서 2GB 동영상다운로드하는데 0.8초 걸리게 된다.
4G 서비스 시스템에서 자율주행차가 장애물 인식 후 정지할 때 1.4m 진행 후 차가 멈추게 되지만, 5G 시스템에서는 2.7cm 더 주행하고 멈추게 된다.
카톡 메시지가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데, 4G 때 0.05초, 5G에서는 0.001초 차이가 나게 된다.
어떤가? 이를 아폴로 11호의 오차계산과 비교해 보면 그동안의 기술발달이 얼마나 엄청난가?
통신서비스의 발달은 곧 인공위성의 기술, 즉 GPS기술의 발달이다.
뒤집어 보면, GPS의 기술은 인간이 계산할 수 있는 우주의 규모와 관련된다.
예를 들어 아폴로 11호가 그렇게 큰 오차를 낸 것은, 지구와 달 사이 또는 태양계를 한계로 계산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GPS 기술이 발달할수록 오차 거리와 시간이 단축되는 것은 그만큼 계산되는 우주의 범위가 확장되면서, 또는 수많은 우주상수와 변수들을 정교하게 계산해 내면서 가능해진 것이다.
그것은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태양계에서 북극성으로, 은하계와 은하단 등등으로 계산되는 우주의 범위가 넓어지고, 그에 따라 계산이 정교해지면서 오차 계산의 범위도 또한 좁혀지는 것이다.
인간이 우주물리학적 기술력으로 겨우 계산해 내는 GPS를 동물들은 다 가지고 있다.
연어가 죽을 때 자기가 태어난 곳을 정확하게 찾아오게 되는 것은 연어가 가지고 있는 그 작은 두뇌 속에는 5G급 이상의 GPS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철새는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곳을 자신이 가야 할 곳으로 알고 정확하게 찾아간다.
철새의 몸 안에도 전체 우주가 계산된 GPS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일이 가능할 것이다.
우리 인간에게는 동물이 가지고 있는 그런 GPS가 없지만 영적이며 심리적인 GPS, 정신체계의 중심으로서 GPS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 바로 ‘자기’(Self)이다.
자기는 나만의 것이 아니라, 너와 나의 것이며, 우리 모두의 것이자 온 우주적인 것이다.
우주 내에 있는 모든 존재물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뿐 아니라 사물까지도 ‘자기’로 연결되어 있다.
양자물리학적으로 이해하면 self개념은 더욱 명확해진다.
아인슈타인 물리학과 양자물리학 사이에 논쟁이 있었다고 한다.
전자를 둘로 쪼개어서, 한 전자가 이 안쪽으로 돌면, 다른 전자는 바깥쪽으로 돌도록 일종의 ‘양자 얽힘’을 설정해 놓았다고 치자.
두 전자를 우주의 양 끝에 놓았다고 가정할 때, 우주의 이쪽 끝에 있는 전자를 안쪽으로 돌게 하면, 우주 저 끝에 있는 전자가 바깥쪽으로 돌게 되는 데에 얼마의 시간이 걸리는가 하는 문제가 제시된다.
하나의 전자가 움직일 때, 다른 하나의 전자가 반대로 움직이는 시간을 아인슈타인의 이론으로 계산하면 137억 년이 나온다.
왜냐하면 아인슈타인이 보기에 우주에서 빛의 속도보다 빠른 것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 계산의 결과는 호킹 박사에게서도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
호킹 박사는 중력의 인과성의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과성이란 근대적 이성이 만들어낸 보편적 법칙에 불과하다. 중력의 법칙은 인과성을 대변하는 보편적 법칙이다.
중력의 법칙을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선언한 뉴턴, 일반상대성이론으로 규정한 아인슈타인, 우주를 움직이는 유일 법칙으로 제안한 호킹, 이 모두가 근대적 사고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 근대인이다.
독자들은 이미 짐작하고 있겠지만 양자물리학적 이론으로 보면 우주 끝에 ‘양자 얽힘’을 걸어 놓은 두 전자는 동시에 돈다.
이것이 바로 셀프의 개념이다.
칼 융은 이것을 ‘동시성’이라 부른다.
융의 ‘동시성’은 서로 인과관계가 없는 것이 동시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즉 ‘동시성’은 인과성보다 더 높은 차원에서 발생하는 관계성이다.
언뜻 보면 아무런 인과 관계없이 우연히 동시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무관한 우연성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두 전자의 동시적 작동은 우주 안에 있는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된 ‘자기’가 작용함으로써 동시적 현상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기’는 물리적, 현상적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통신의 GPS 산업의 발달은 전 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에 대해 물리적으로 계산하는 오차 산법의 발달이다.
‘우주적 자기’의 물리성에 대한 과학적 계산법은 그 오류의 오차범위를 정교하게 줄여가고 있지만, 정작 인간 내면에 있는 ‘자기’는 발달하지 못하고 있다.
첨단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이 많은 편의를 누리면서 ‘자아’의 상태가 매우 안락해졌지만, ‘자아’와 ‘자기’의 관계는 오히려 불편해지고 있다.
경제 사회 문화 예술 과학 등 인간 사회를 이끄는 여러 분야 중에 과학기술이 선두에 서게 되면서 나머지 분야의 발달을 주도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그만큼 현대인의 자아가 풍요로워진 것이다.
여기에는 역설이 있다.
‘10억 원이 있어도 나는 가난하다’라는 풍요의 역설 말이다.
이때 가난함이란 마음의 가난함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이 역설이 2013년도 중산층 조사에 따른 수치이니 2021년도의 중산층은 10억이 아니라 15억 정도의 재산을 가진 사람들일 것이다.
15억을 가진 중산층이 느끼는 자신의 실제 경제력은 서민의 수준에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인들의 정서적인 수준은 어떠할까? 현대인의 정서는 ‘풍요의 역설’이 아니라, ‘풍요의 저주’에 가깝다.
청소년 4명 중 한 명은 우울증에 걸려 있고,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자해 자살 시도 청소년은 총 3만 4,552명으로 하루 평균 13.5명에서 26.9명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청년의사 뉴스레터 2020.10.25 인용) 소아청소년의 23%가 한 가지 이상의 불안장애를 겪고 있다.
그 불안장애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강박장애(OCD), 공황장애(panic disorder)등이다. 아동들이 겪는 불안장애는 범불안장애(GAD), 선택적 함묵증(selective mutism), 분리불안 장애(separation anxiety disorder)로 나타난다(Medical Observer, 2014. 5.16 인용).
특히 컴퓨터 게임 세대인 1990년 이후 생들 중에는 향후 10년 이내에 공황장애와 이인증을 앓게 될 사람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다.
현대인들이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
가장 똑똑한 호킹이 자기 안에 있고 온 우주에 있는 ‘자기’를 놓치는 것이다.
호킹 박사가 ‘자기’를 염두에 두지 못한 실패는 우리에게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의 삶 속에서 자아 중심으로 사느라 ‘자기’를 놓치고 사는 실패는 ‘나다움’의 삶을 포기하는 정체성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자기애(self-love, 이것은 narcissism과는 다르다.
self-love를 채우지 못하면 narcissism의 상태가 된다.)’를 통해 ‘자기’를 확보한다면, 나는 우주의 중심이 되면서 ‘나다움’의 존재가 될 것이다.
바로 그때 우리는 ‘자기’를 통해 ‘자아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법을 경험하게 된다.
자율주행차가 운영되는 데에 온 우주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계산되어 있듯이, 나의 ‘자기’ 안에도 온 우주가 들어와 있다.
그렇듯이 ‘너’와 ‘나’의 관계 안에, 그리고 ‘우리’의 관계 안에는 온 우주가 개입되어 있다.
‘나’가 하나의 우주이고, ‘너’ 역시 하나의 우주이다. 뿐만 아니라 모든 사물과의 관계 안에도 우주가 들어와 있다.
요한복음 1장 3절에서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라는 기록이 있다.
이 구절을 뒤집어 놓으면
“이 우주에는 나를 위하지 않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
가 될 것이다. 모두가 ‘자기’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표현이 가능하다.
‘나’라는 우주는 1G인가 3G인가, 아니면 5G인가?
아폴로 11호의 계산 착오가 나에게 일어날 때가 있다면, 그것은 나의 ‘자아’가 ‘자기’와 먼 거리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아가 자기를 벗어나 있는 것이 곧 신체적 질병이요, 정신적 증상이다.
내가 3G의 우주에 사는가 5G의 우주에 사는지를 알려면, 나와 배우자와의 정서적 거리와 자녀와 나와의 감정적 거리가 어느 정도인가가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내게 5G는 아직도 한참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