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미워하고 증오할 수 있겠어

by 글 공간

미움, 증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말이 되는 것이 있을까. 나에게 상처를 줬다해서 미워하고, 나에게 피해를 입혔다고 증오하고?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매 순간 매 선택들을 후회하지 말고 살아가라. 다만 후회할 일은 내가 남들에게 피해를 끼쳤을 때다. 어떤 식으로든 나만 잘되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좋지 않다. 늘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말이다.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는 것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일이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최선을 다했던 일들을 어떻게 미워하겠으며 증오할 수 있겠는가.


언젠가 이런 내용의 문자를 받은 적이 있다. 자기가 너무 미안하다고, 형용할 수 없는 상처를 줘서 미안하다고, 나를 증오해도 미워해도 좋다고. 생각해 보면 참 많이 아팠다. 많은 시간을 그 사람의 생각을 하며 보냈고 그 생각 속에 많은 상처를 받았던 것은 사실이었다. 이에 나에게 증오해도 미워해도 이해하고 차라리 그래달라는 그 말을 들은 뒤에는 그저 더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나 또한 똑같은 상처를 줬었기에, 나 또한 힘든 시간을 보내게 했기에 그저 우리의 서로에 대한 그 미안함이 더 단단한 사랑으로 바뀌게 된 것 같다. 미움, 증오라는 감정은 한 번 더 삶을 돌아보게 한다. 내가 왜 미워하기 시작했지? 그럼 그 행동을 그 사람은 왜 나한테 했지? 내가 뭘 잘 못했던 게 있었나? 이전에는 참 좋았었는데… 돌아보고 후회하고 똑같은 삶의 고리 안에서 우리는 과연 누군가를 미워하고 증오할 수 있을까? 아니 그럴 자격이 있을까?


그 긴 문자 끝의 달린 나의 대답은 이랬다. 어떻게 미워하고 증오할 수 있겠냐고, 너무 고맙다고, 그리고 너무 미안하다고. 늘 어느 상황에서나 최선을 다했던 당신일 것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미워할 수도 증오할 수도 없고 그 몸부림을 알아주지 못한 나의 모습에 미안하다는 말뿐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이렇다 할 문제가 없는 이 시대에 더 이상의 같잖은 할 말이 없는 것 같다. 그저 미안하다는 말뿐이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다.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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