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포기하고 싶을 때

by 글 공간

오늘은 한강을 그냥 가만히 바라보았다.

강 건너에는 수많은 빌딩들이,

강 위에는 가만히 유영하는 물오리들이,

그리고 강 이편에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있었다. 끝없이 흘러가는 강물이 어디로 가는지 나는 알 수 없었다.

이 물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강은 끝없이 생각을 흐르게 한다.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멍을 때리면서도

수많은 생각들이 흘러간다.

나는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강 주위를 찾는다.

끝없이 흘러가는 이 강물이 나의 생각을 끝없이 흘려보내주기 때문이다.

문득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냥 다 내려놓고 싶을 때가 있다.

하늘은 맑고 공기는 깨끗한데

왜 나는 이렇게 얼룩져있는 걸까.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고 그저 눈물이 흐를 수밖에 없었다.

어디서 오는지 모르는 생각들이 내 눈을 통해 흘러간다.


가만히

그리고 조용히,

나는 혼자 훌쩍였다.


보고 싶다.


미치도록 많이.


내가 앉아있는 곳에서는 자전거 타는 사람들, 가만히 유영하는 오리들, 그리고 건너에 수많은 빌딩들이 보인다. 그러다 가만히 흐르는 눈물을 닦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살아가는 것뿐이기에 다시 일어나서 강이 안 보이는 곳으로 걸어간다. 그러다 문득 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면 다시 찾아올 것이다. 그러면 아마 저 건너편의 빌딩들, 가만히 유영하는 오리, 그리고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나를 반겨주겠지.

작가의 이전글어떻게 미워하고 증오할 수 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