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번 역은 자연입니다.

기차 창 밖의 자연을 보며 생각에 빠지는 순간

by 공 훈

기차를 타고 창밖을 내다보면 많은 풍경이 눈 속으로 들어온다.

밭을 매는 할머니, 지나가는 자동차, 그저 그 자체로 소중한 자연 풍경들.


우리는 사소한 것들에 대한 관심을 두기엔 바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기차를 타고 가는 그 순간은 시선을 오로지 창 밖으로 향하고 있어, 평소였으면 관심이 없을만한 자연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질 수 있기에 힐링되는 것을 느낀다.


어렸을 때는 몰랐다. 왜 부모님이 시골이 좋다 말씀하시는지. 시간이 지나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치열한 삶을 살고, 하루하루 눈을 뜨면 반복되는 일을 처리하느라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지금, 나는 그것을 깨닫는다.

"정말 나를 위한 쉬어가는 시간이 필요하구나." 피부에 주름이 늘어가지만 모를 만큼 바쁘게 살아오며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창밖의 풍경은 봄이 왔기에 푸릇푸릇하지만 나의 마음은 사회생활로 인해 지쳐있는 현실에 생각이 많아진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현대인의 욕심으로 인해 자연이 개발되고 훼손되며 점점 '자연 속의 힐링'이라는 느낌을 받기 힘들어지고 있다. 곁에 있을 때는 소중한지 모르고 상처를 주지만, 떠나면 깨닫게 되는 연인 사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자연에게 그런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창밖의 푸릇푸릇 올라온 새싹들이 정겹고, 지나가는 경운기에 앉아있는 노부부가 너무나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 낸다. 이런 자연을 지금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하며 잠시나마 행복에 젖어본다.




어렸을 때는 그랬다. 기차가 경적소리를 울리며 우리에게 다가올 때 세상 그 어떤 누구보다 행복했다. 순수함이 묻어있는 어린 시절의 우리는 점점 세상의 쓴 물을 먹었기에 몸이 아니라 마음이 나빠진 것이다. 성숙한다는 것은 그만큼 나이가 들었기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지며 마음이 단단해진다 생각할 수 있지만, 나에게는 그저 삶의 무게로 인해 쌓인 짐에 눌려 마음이 딱딱해진 것으로 다가온다.



각박한 세상이라고 어른들이 말했다. 군대는 전쟁을 준비하는 집단이지만 사회는 전쟁터라고 말했다. 처음에 알지 못했지만 그 속의 깊은 뜻을 이제는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하지만 사소한 것에 대해 감사하는 것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기차 창밖 자연마저 나에게는 힐링이 되기에 그런 작은 소소한 행복을 찾아봐야겠다.



기차 창밖 새싹이 나에게 말을 건넨다. "괜찮아, 넌 잘하고 있어. 힘든 일이 있다면 위로가 되어줄 테니 잠시 쉬어가라고, 각박한 삶 속에서 작은 휴식처가 되어주겠다고."



기차가 역에 거의 다 와가나 보다 점점 속도를 늦춘다.

"이번 역은 자연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이제 내려야겠다. 기차 밖으로 나와 자연과 함께 놀아보자.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