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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 훈 Aug 20. 2022

설렘

#행복하고 싶은 당신에게 닿기를

어렸을 때는 겨울이 너무나 좋았다.

새하얀 솜사탕 알갱이들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계절인 겨울,

가로등이 은은히 켜져 있는 골목 사이로

첫눈이 내려오는 걸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너무나 설렜다.


어릴 적 순수함이 어쩌면 눈과 같다.

뽀야한 눈을 설렘으로 볼 수 있는 건

새하얀 마음을 가진 마음 때문이지 않을까.

새하얗게 내리는 흰 눈을 보며

쌓이기만을 두 손 모아 기다렸고

그 시간만큼은 세상 그 누구보다 설렜다.

따로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귀마개와 장갑을 챙기고 나갔던 어린 시절의 설렘은

세상의 어떤 감정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었다.


점차 나이가 들어가고

어린 시절의 순수함에 때가 묻어갈 때쯤

하늘의 눈이 설렘에서 불편함으로 바뀌었다.

그저 한 방울의 비가 겨울의 바람에 얼어

땅에 쌓이는 과정이라고 느껴졌고,

더 이상의 설렘을 나의 마음속에서 찾기는 힘들었다.

어쩌면 오염된 공기처럼

마음도 오염되어 그런 것이 아닐까 문득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를 살아가며 찌든 공기를 마시며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잃어가고 있다.

그렇기에 더욱 순수함으로 자연을 바라보기가 힘들다.

하지만 눈이 내리는 것을 두 손 모아 기다리던,

어린 시절의 순수함이 문득 그리울 때가 있듯

이번 겨울엔 하늘의 눈을 바라보며 마음 한편에

설렘이란 사진 조각을 남겨두었으면 좋겠다.

그 시간 속의 설렘은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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