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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현 Dec 15. 2018

[시] 길이 걸어간다


길이 걸어간다



 길 앞에는 신호등이 노란색의 비보호를
 깜빡이고 있다
 붉은 길은 내 명치를 스치듯이 관통하고
 약간 더 붉은 길은 내 가슴을 지나치고
 길들은 생일처럼 어느날 주어졌다
 빨간신호 횡단보도 그 위로 나의 길들이
 비보호를 드리운다
 길 곳곳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추억처럼
 하얗게 돌출하는 과속방지턱 페인트를
 횡단보도를 밟으며

 나를 지나쳐간
 길들의 속력은 늦춰지지 않는다
 길이 걸어간다
 길들이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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