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유월 한 밤이었어
우리는 말에 취해 무거워졌고
숙면을 포기하고 사들었던
커피냄새에도 잘 깨지 못해
문득 우울한 맘이었어
말문을 닫고서 눈을 감은 건
너와 나 사이의 무게에 비해
우리의 말은 너무 가벼웠어
아스팔트 위 속도에 몸을 싣기 전에
마지막으로 말했지
그래도 너의 집 앞 나의 집 앞에
같은 버스가 다닌다고
몇 발이면 또 만날 수 있다고
버스에 타 앉지도 못한 채
손잡이에 간신히 매달린 채
나는 그 말을 되뇌었지
같은 버스가 다닌다고
같은 버스를 탈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