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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현 Jan 27. 2020

[시] 같은 버스


같은 버스


문득 유월 한 밤이었어

우리는 말에 취해 무거워졌고

숙면을 포기하고 사들었던

커피냄새에도 잘 깨지 못해


문득 우울한 맘이었어

말문을 닫고서 눈을 감은 건

너와 나 사이의 무게에 비해

우리의 말은 너무 가벼웠어


아스팔트 위 속도에 몸을 싣기 전에

마지막으로 말했지

그래도 너의 집 앞 나의 집 앞에

같은 버스가 다닌다고

몇 발이면 또 만날 수 있다고


버스에 타 앉지도 못한 채

손잡이에 간신히 매달린 채

나는 그 말을 되뇌었지

같은 버스가 다닌다고

같은 버스를 탈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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