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흔들림은 중심으로 돌아가는 길
우리는 종종 이렇게 속삭인다.
“나는 왜 아직도 이 모양일까?”
“수행을 했는데도 왜 이렇게 흔들리지?”
“이 정도도 못 견디다니, 나는 부족한 사람인가 봐…”
마치 흔들렸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무너진 것처럼 여기고, 스스로를 탓하는 데 익숙하다. 흔들림은 실패의 증거이고, 중심은 흔들리지 않는 강철 같은 상태여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도는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도를 따르는 삶은 ‘흔들리지 않는 상태’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흔들리는 순간이 찾아온다는 것 자체가 내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뜻이다. 살아있으니 반응하고, 살아있으니 감정이 일고, 살아있으니 중심이 어긋나는 순간도 있는 것이다.
죽은 나무는 바람에도 꿈쩍하지 않는다. 살아 있는 나무만이 바람에 흔들린다. 마찬가지로, 마음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수행의 완성이 아니라 감각의 상실일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흔들릴 때마다 “나는 아직 멀었구나” 하고 좌절한다. 그러나 도의 관점에서 보면, 흔들림은 미숙함이 아니라 깨어있음의 증거다. 도는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살아 있는 흐름이기 때문이다.
나는 한때 흔들릴 때마다 죄책감을 느꼈다. 마치 모든 흔들림이 내 수행을 무너뜨리는 흠결인 것처럼.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알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흔들림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마다 내가 어떻게 돌아오느냐였다. 흔들렸다고 해서 실패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돌아오는 힘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너무 늦게야 깨달았다.
흔들림은 나를 부정하는 증거가 아니라, 도를 향해 다시 정렬할 기회다. 그러니 흔들렸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자책하지 말자. 그 순간, 도는 이미 나를 다시 길로 부르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고정된 듯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든 것은 끊임없이 흔들리며 균형을 찾아간다.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며 뿌리를 더 깊게 내린다. 처음에는 약한 바람에도 크게 출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흔들림 속에서 뿌리내리는 법을 배운다. 결국 그 흔들림은 나무를 더 강하게 만든다.
바다도 마찬가지다. 파도는 멈추지 않고 쉼 없이 일렁인다. 그러나 아무리 요동쳐도 바다는 해안을 잃지 않는다. 파도가 흔들리기에 바다는 살아 있고, 그 출렁임 속에서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 만약 파도가 단 한 번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바다가 아니라 고여 썩는 웅덩이에 불과하다.
우리의 삶도 다르지 않다. 흔들림은 실패가 아니라, 균형을 배우는 과정이다. 도란 단단히 굳어진 상태가 아니라, 흔들림을 거쳐도 스스로 돌아올 수 있는 힘이다. 삶은 고요하게만 흘러가는 것이 아니다.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파도가 치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온다. 그때 흔들리지 않는 것이 도가 아니라,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고 다시 중심을 회복하는 것이 도다.
옛사람들은 이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고요한 물은 잠시 흔들려도 원형으로 돌아간다.” 그 고요는 처음부터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흔들려도 스스로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내 삶의 순간들도 마찬가지였다. 감정에 휘둘려 중심을 잃은 날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때마다 다시 돌아오는 경험 속에서, 나는 도가 흔들림을 허락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자연이 그랬듯, 나 또한 흔들림 속에서 균형을 익히고 있었다.
흔들림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지만, 그 안을 깊이 들여다보면 오히려 가장 큰 배움의 기회가 숨어 있다. 처음에는 작은 말 한마디에도 무너지고, 사소한 사건에도 크게 동요한다. 그러나 한 번 무너지고 다시 일어난 경험이 쌓일수록, 우리는 점점 중심을 기억하는 힘을 얻는다.
처음에는 “나는 왜 이렇게 쉽게 흔들리지?”라며 자책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된다. 흔들릴 때마다 다시 돌아오는 과정이 곧 중심을 훈련하는 길이라는 것을. 중심은 억지로 붙잡아 두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반복해서 기억되는 것이다. 자주 흔들리고, 그때마다 돌아오기를 경험하면서, 우리의 마음은 조금씩 단단해진다.
예를 들어 아이가 걷는 법을 배우는 과정을 보라. 처음에는 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 바로 넘어지지만, 계속 흔들리고 넘어지면서도 다시 일어나 걷는 법을 배운다. 걷는다는 것은 넘어지지 않는 기술이 아니라, 넘어져도 다시 중심을 잡는 반복의 기억이다. 우리 삶의 감정과 관계도 이와 다르지 않다.
나는 과거에 사소한 말에 쉽게 무너졌다. 칭찬이 없으면 위축되었고, 작은 비난에도 밤을 새우며 괴로워했다. 그러나 여러 번의 흔들림 끝에 알게 되었다. 중심은 잃지 않는 힘이 아니라, 잃어도 다시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이다.
흔들림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단련시킨다. 반복되는 흔들림 속에서 돌아오는 법을 배우다 보면, 언젠가 흔들림조차 나를 괴롭히지 못한다. 그때 흔들림은 적이 아니라 친구가 된다. 흔들림은 나를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 중심을 가르쳐주는 스승이었음을 알게 된다.
우리는 흔히 “흔들리지 않는 사람”을 이상적인 모습으로 그린다. 어떤 상황에도 미동 없는 얼굴, 감정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 태도, 늘 똑같은 평정을 유지하는 사람. 하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그것은 수행의 경지가 아니라 무감각의 껍데기일 때가 많다.
살아 있는 존재는 반드시 반응한다.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고, 강물은 바위에 부딪히며 일렁인다. 새는 바람을 타고 날갯짓을 바꾸고, 사람은 기쁨과 슬픔 앞에서 눈빛과 표정으로 감응한다. 만약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살아 있음을 잃어버린 상태일지도 모른다. 죽은 가지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말라버린 땅은 비가 와도 반응하지 않는다.
도를 따르는 삶은 ‘흔들리지 않는 무표정’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기쁨 앞에서 웃고, 슬픔 앞에서 울며, 분노 앞에서 가슴이 요동치는 것. 그 흔들림 속에서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도는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살아 있는 움직임의 질서다.
흔들림이 있다는 것은 내가 여전히 도를 기억한다는 증거다. “아직 나는 무뎌지지 않았구나. 여전히 느끼고 있구나.” 이 깨달음이야말로 수행자의 힘이다. 오히려 전혀 흔들리지 않는 사람은, 자기 안의 감각을 잃은 사람일 수 있다.
그러니 흔들렸다고 해서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다. 흔들리지 않는 자는 이미 죽어버린 자일 수 있다. 살아 있는 한, 우리는 반드시 반응한다. 그리고 그 반응 속에서 다시 중심을 찾는 법을 배운다. 그것이 곧 도를 따르는 삶이다.
흔들림은 단순한 불안정이 아니다. 그것은 삶이 나에게 보내는 신호다.
“너, 지금 중심에서 벗어났어.”
“이 방향으로 계속 가면 힘들 거야.”
흔들림은 늘 그렇게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속삭인다.
예를 들어, 누군가의 말에 과도하게 화가 났을 때를 떠올려 보자. 그 말 자체가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다만 그 말이 내 안의 약한 지점을 건드렸기에 크게 흔들린 것이다. 또 어떤 일에 쉽게 지치고 무너지는 순간이 있다면, 그것은 내가 지금 스스로를 억지로 몰아붙이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다.
흔들림을 두려워하면, 그저 “나는 왜 이렇게 약할까”라는 자책으로 빠져든다. 그러나 도를 따르는 사람은 흔들림 속에서 멈추고 묻는다.
나는 지금 어디에서 중심을 놓쳤는가?
이 반응은 내 진심에서 나온 것인가, 아니면 억눌림의 결과인가?
지금 내 안의 흐름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이 질문이 바로 귀환의 시작이다. 흔들림을 부정하지 않고, 그 흔들림이 무엇을 말하는지 귀 기울일 때, 비로소 우리는 중심으로 돌아오는 길을 알게 된다.
흔들림은 잘못이 아니다. 그것은 돌아오라는 친절한 사인이다. 도는 그 신호를 외면하지 않고, 담담히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흔들림은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를 가르치는 스승이다.
흔들리지 않는 척할 때는 내 중심을 제대로 알 수 없다. 그러나 흔들릴 때, 나는 어떤 말에 약한지, 어떤 상황에 쉽게 무너지는지, 어디에서 힘을 잃는지를 정확히 알게 된다. 결국 흔들림이야말로 나를 가장 정직하게 비추는 거울이다.
도는 무너지지 않는 완벽한 힘이 아니다. 오히려 무너져도 다시 세울 수 있는 감각이다. 집이 바람에 흔들려도 기둥이 어디에 있는지 알면 다시 바로잡을 수 있듯, 내 삶도 중심을 기억하기만 하면 언제든 다시 세울 수 있다.
나는 흔들릴 때마다 배운다.
“아, 나는 이 말에 이렇게 예민하구나.”
“나는 이런 상황에서 자존심을 놓지 못하는구나.”
“나는 이런 관계 앞에서 쉽게 위축되는구나.”
이 깨달음들은 모두 흔들림이 남긴 선물이다. 만약 흔들림이 전혀 없다면, 나는 결코 내 약점을 볼 수 없을 것이다. 흔들리지 않음은 강함이 아니라 무감각일 수 있다. 살아 있는 존재는 반드시 흔들린다.
그러니 흔들린다는 건 실패가 아니라 학습의 과정이다. 흔들릴 때마다, 나는 내 중심을 조금 더 명확히 알게 되고, 그 중심에 더 단단히 뿌리내리게 된다.
마무리하자면, 흔들리는 삶도 괜찮다. 중요한 건 흔들림 속에서도 다시 돌아올 줄 아는 나 자신이다. 그리고 그 돌아옴이 바로 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