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놀았다는 건, 잘 사랑했다는 뜻이다

by 미려

“아따 잘 노네, 잘 놀아.”


설날 저녁,
가족이 함께 모였다.
신나는 윷놀이가 시작됐다.


남자 팀 VS 여자 팀.
아침밥 내기로 시작한 승부.


결과는 남자 팀의 승리.


밥을 사기 싫다는
초4가 되는 조카는
입이 한 발 나왔다.
그 모습이 귀여워
한참을 웃었다.


신명나고 흥겨운 시간.
명절이다.


올해는
볼까 말까 잠시 고민했던 만남이
무색해졌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함께 영화를 보고,
작은 프레임 안을 채우는 인생네컷을 찍었다.


어설프게 완성된 사진을 보며
또 한참을 웃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같이 쇼핑을 하고
맛있는 것을 나눠 먹고
그냥 이야기를 했다.


티비도 없고
폰도 없이
그냥 사람이 있었다.


시끌벅적이라는 단어가
딱 맞는 날.


이렇게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사실은 많지 않다.


혼자 사는 막내동생은
이번 명절에도 해외로 나갔다.
나는 그 동생을 이해한다.


이해하려는 마음.
그게 사랑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사랑은 수동적인 감정이 아니라
능동적인 활동이다.
빠지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것이다.


윷을 던지고
흩어진 윷을 주워
아빠에게, 엄마에게 건네는 손길.
그것도 사랑의 기술이다.


바닥에 누워
조카와 엄마와
끝말잇기를 한다.


하하호호,
끝나지 않는 밤.
이모와 할미를
자기 마음속 공동 1위라 말해주는
귀여운 공주님.


지금 내가 하는 사랑은
거창한 말이 아니라
이렇게 같이 웃어주는 일.


오늘 우리는
잘 놀았고
잘 참여했고
잘 사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