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것일까?
요즘 서점에는 어른을 주제로 한 책들이 많다고 한다.
나이를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게 아니라
겸손함과 품위를 가진 사람.
진짜 어른다움에 대한 이야기들.
나도 어느새 그 나이가 되어가고 있다.
아니, 지금도 어른이다.
어른이라는 무게로 살아가면서
나는 어떤 어른으로 살고 있을까.
며칠 전 나보다 연배 있는 언니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요즘 세상 이야기를 하다가
선함이 사라져가는 세상 속에서
진짜 지혜가 무엇인가로 이야기가 흘러갔다.
언니가 조용히 말했다.
지혜란, 시간의 힘을 믿는 사람이 가진 그 무엇이라고.
지금 이 순간의 말과 행동이 아니라
그 순간이 지나고 나서
돌아봤을 때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
그게 지혜라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가 아버지 이야기를 꺼냈다.
올해 95세. 6년 전, 3남 3녀의 자녀들에게 아무말 없이 행운의 열쇠를 하나씩 건네셨다고 한다.
자녀들은 모두 자신만 받은 줄 알았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잔잔할 날 없듯
우여곡절이 많던 그 시간 동안
아버지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리고 6년이 지난 뒤에야 말씀하셨다고 한다.
왜 그때였을까.
아버지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자식들 사이의 불화도, 각자의 상처도.
그러면서도 말하지 않았다. 믿었던 거겠지.
시간이 지나면,
각자가 그 열쇠의 의미를 알게 될 거라고.
말하지 않는 것도 지혜다.
기다리는 것도 지혜다.
시간의 힘을 믿는 것.
그게 95세 아버지가 평생으로 건네준 말이었을 것이다.
좋은 어른이란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도 연습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