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나는 무너졌지만, 3월의 나는 다시 시작한다

by 미려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봄의 시작이 매섭다.


며칠동안 꽃샘추위, 비, 바람이

봄이 오고 있음을 요란스럽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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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었다면 쓸쓸했을 비지만

봄이라는 단어가 앞에 붙으니

이제 봄이 오려나보다 싶어진다.


가물어가는 땅에 촉촉함을 달래주고

온대지에 알록달록 꽃들이 피어나기 위한 준비

비는 그렇게 시작을 돕는다.


꽃샘추위가 매서울수록

그 뒤에 오는 봄이 더 눈부시다는 걸

살면서 배웠따.

추워야 꽃이 핀다.

흔들려야 뿌리가 깊어진다.


오늘은 새학기 첫날이다.

조용하던 도로가 막힌다.

겨울 동안 움추렸던 것들이

이렇게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3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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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일은 첫날이라서 새해라 했고

2월엔 설날이 있어 또 새해라 했다.

그리고 3월든 다르다.

진짜 한 해가 시작되는 느낌.

새학기, 새출발, 새마음.


1월에 다이어를 새로 샀따.

새해 첫날 깨끗한 페이지 위에

올해는 이렇게 살겠노라고 적었다.

글씨도 반듯하게.

마음도 단단하게.


그런데 2월이 지나고 3월이 되니

그 반듯했떤 다짐들이

스물스물 무너지고 있었다.

몸이 아파 운동을 빠지기도 했고

읽으려던 책은 책상 위에 그대로고

공부를 하겠다는 마음은

퇴근 후 핸드폰 앞에서 사라졌다.


누가 뭐라 한 것도 아닌데

괜시리 스스로에게 자책하게 되는 순간들.


그래도 3월이 왔다.

1월의 나는 무너졌지만

3월의 나는 이렇게 또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인생의 늦가을을 달려가고 있는 나는

아쉬움을 덜 남기기 위해

지금 발버둥을 쳐야할 때라는 걸 안다.


딱, 오늘.

다시 잡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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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를 편다.

좋은 글귀를 읽는다.

그리고 천천히 투두리스트를 적는다.


말이 아니라 손이 먼저 움직이는 것.

그게 나의 3월 시작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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