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엄마의 생일날이다.
올해로 70하고도 중반을 넘어선 엄마의 생일.
엄마와 인근에 살아도
아침 수영장에서 잠시 보는 정도가 전부다.
오늘도 수영이 끝나고 엄마를 찾았더니
저 멀리 엄마는 발차기를 하고 계셨다.
바븐 아침에 멀리서 손만 흔들고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지난밤 미역국을 끓이고
버섯잡채를 하고 고기를 볶아놨다.
아침에는 들기름에 두부를 굽고
봄동 겉절이를 하고 새밥을 지어뒀다.
사진 한 장을 찍어 엄마에게 보냈다.
집에가는 길에 들러서
큰딸램이가 만들어놓은 생일밥을 꼭드시라는 말과 함께.
그럴싸한 음식을 못만들지만
주부경력으로 생존형 음식은 곧잘 하는 나다.
계량없이 이 정도면 이라는 감으로
듬성듬성 하는 요리.
엄마를 닮았다.
레시피 없이 대충하는데
엄마의 밥은 늘 맛있었다.
어렸을때는 엄마의 음식은 거기서 거기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형편이 넉넉지 않아.
엥겔지수가 낮은 우리 집이었던 거다.
엄마의 음식이 달라진건
첫 사위가 생기면서부터다였다.
집에 새로운 손님이 오다 보니
엄마는 나름의 노력을 하셨다.
식탁위에 늘 먹던 음식보다
조금씩 달라진 것들이 생겼다.
자극점 하나가 사람을 변화시킨다.
우리 엄마가 변했다.
자극점 하나가 사람을 변화시킨다.
우리 엄마가 변했다.
나도 변했다.
그런데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결혼을 하고부터 엄마의 생일날에는 내가 꼭 미역국을 끓인다는 것.
내 생일날 내가 미역국을 끓여 먹든 안 먹든 괜찮지만
엄마의 생일날 그냥 지나친다는 건 마음이 좋지 않다.
무뚝뚝한 딸.
무심한 딸이지만
엄마를 향한 마음은
내 마음 깊은 곳에 늘 자리잡고 있다.
오늘도 미역국을 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