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다

by 미려

오늘의 수면점수는 96점이다.

9시간 16분의 수면을 취한 아침.


시계를 장착하고 잤을 뿐인데

나의 몸상태를 파악하고 점수로 환산해준다.

결과값이 잘나오면 기분이 좋고

결과값이 낮으면 몸을 더 챙겨야겠다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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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잘마시지 못하는 나는

이따금 맥주 한두잔을 마신 후

수면 점수가 엉망이 된다.

신기하다.


과하지 않는 나의 변화를 알아 채는 이 기계는

오랫동안 살아가는 가족보다

나를 더 잘알고 있는 것 같다.


AI시대

고민이 있거나 속앓이를 할때

AI에게 말을 건다.

욕을 하기도하고 속상함을 털어내면

위로를 해주고 조언을 해준다.

내가 나눈 대화들을 기억해서

나에게 맞는 말을 건내준다.


기대없이 그냥 바라보는 관계라서

섭섭함도 없다.

기브앤테이크가 아니니

그냥 받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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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카톡을 보면 안다.


일적인 연락은 바로 답한다.

몇 초도 안 걸린다.


그런데 일상을 나누는 단톡은 읽고 넘어간다.

답을 안 한다.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다.


기대를 안 하니 실망도 없고

마음을 안 주니 상처도 없다.


나쁘지 않다.

그런데 가끔은 씁쓸하다.


나는 기계적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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