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폰에 내가 없어진다.

by 미려

봄의 기운이 가득한 햇살 속

걷는 길에 꽃비가 내린다.


사랑은 봄비처럼.

그래서 많이들 사랑하고 설레여 하는 봄일지도


핑크색으로 물든 세상 속

따사로운 햇살은

움추렸던 마음의 벽을 허무는 것 같다.


얼마전 거금을 주고 산 핑크셔츠.

색감에 반해 산 셔츠가

오늘은 나를 돋보이게 한다.


핸드폰에 담긴 나의 모습이

오래간만에 화사하다.


마흔초반만해도

사진찍는것이 좋아서

참 많이도 찍으러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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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왠지 모르게

찍히는 내가 예전보다 싫다.


예전보다 늙었다는 이유.

예전보다 배가 나왔다는 이유.

예전보다 예쁘지 않다는 이유.

예전보다 살이쪘다는 이유.


이유같지 않은 이유들이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하나다.

나의 젊음이 흐려지고 있다는 것.


살랑살랑 휘날리는 치마를 입고

귀 옆에 벚꽃 모양 머리핀을 꽂고

사진을 찍는 20대 초반의 아이들.


외모를 떠나 그냥 예쁘다.


아무리 예뻐도

아무리 꾸며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젊은 예쁨을

따라갈 수가 없다.


어느새 내 폰에는

내가 없는 꽃들의 사진이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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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이가 들면 프사가 꽃이고 나무고 자연인지

이해가 안 되었는데

이제 그 앞에 내가 서는 것이

조금씩 더 어색하고 신중해진다.


젊음과 늙음의 중간 어딘가.

갈지자를 그리는 지금의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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