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이 하나도 없거나 마케팅 쪽 전공이 아닌데 신입 마케터로 취직하고 싶다면, 이 글은 무조건 도움이 된다.
나는 엔지니어(전투기 정비사)로 일했던 8년 + 디자인학원 4개월 + 3개월짜리 프로젝트(지역+대학교 결합) 중구난방 스펙을 갖고서 콘마 신입으로 입사했다. 그밖에는 포폴이랑 자소서 작성하는데 1달 정도 소요했다.
'필살기'경험 만들기! 자소서나 포트폴리오에 필살기 직무 관련 경험 1~2개를 무조건 넣어야 한다. 이 두 가지 경험을 예시로 들면 (1) 직무 관련 대외활동 하나 + 프로젝트 수행한 것 하나 일수도 있고, (2) 온드미디어(SNS, 유튜브와 같은 채널)를 운영해 본 경험 하나 + 기자단 또는 인턴 경험 이렇게 2개로 구성될 수도 있다. 사람마다 구성은 다르겠지만 적어도 1-2가지는 필수조건으로 필요하다.
경험 하나를 분해하면 딱 이런 구성으로 들어가면 좋다. '그 경험'을 하는 동안 [발견한 문제점]과 [개선했던 점], 그리고 [결과]. 여기서 이 경험이 “나 ~~ 해봤어”를 알려주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 이거 해봤는데 이런 문제점이 있었고 이런 걸 개선했어. 그래서 이런 인사이트를 얻었어” 이렇게 설명되어야 한다.
채용공고를 2개 무작위로 가져왔다. 주요 업무, 자격요건, 우대사항 중에 취준생이 첫 번째로 봐야 할 것은 자격요건이다. 이 자격요건에서 2가지 이상 또는 세 가지 이상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면 서류에서 바로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자격요건을 쭉 읽어봤는데, '이 중 하나는 좀 애매하고 나머지는 다 충족한다, 즉 80-90% 역량이 있다.'라고 생각한다면 합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내 역량과 자격요건 사항을 비교했을 때 충족하고 있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 회사에서 기재한 툴(ex. 포토샵 등)을 다루지 못한다면 독학하거나 학원에 가서 배워야 하고, 그 툴을 사용해서 제작 혹은 발행한 콘텐츠들로 기록을 남겨야 하고, 인사이트를 얻어서 포트폴리오에 다 녹여내야 한다. 경험이 없다면 경험을 쌓아야 한다. 텍스트든 그림이든 만화든 영상이든 나만의 색으로 경험을 쌓으면 된다.
콘텐츠 기획 경험은 어디 가서 쌓냐고? 내가 했던 (3년 전) 필살기 경험을 소개하면 인스타그램을 활용했다. 제일 시작하기 쉽고, 평소에도 많이 만지던 플랫폼이니까 가볍게 시작하기 좋겠다고 생각했다. 음식 만들기, ootd, 나만의 정보 제공 콘텐츠처럼 내가 정보를 직접 제작해도 되지만 이미 유튜브나 블로그에 양질의 콘텐츠가 많으니까 기존 콘텐츠를 활용해서 뉴스레터 형식으로 재가공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SNS, 유튜브 등의 계정을 성공적으로 키워내는 방법 첫 번째, 꾸준함으로 승부하기. 팔로워나 조회수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1년 이상 꾸준히. 즉, 기간으로 승부하는 방법이 있다. 두 번째, 수치로 증명해서 승부보기. 팔로워수나 조회수와 같은 숫자로 증명하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사실 두 방법이 분리된 것처럼 보이겠지만, 콘텐츠라는 게 꾸준히 하다 보면 터지는 것이어서 운영하다 보면 눈길을 끌기 위해 섬네일을 고치고 싶고, 광고도 돌려보면서 운영자로서 성장하게 된다. 나는 1년 반이라는 기간으로 승부하자! 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운영하다 보니 1만 팔로워도 만들게 되었고, 덕분에 포트폴리오 표지에 '인스타그램 1년 반동안 운영하여 1만 팔로워로 성장시킨 마케터'라고 적을 수 있었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꾸준히 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시작하면 수치가 자연스럽게 나의 시간들을 증명해 줄 것이다. "시작할 때부터 숫자에 목매지 말고, 최소 이 기간만큼 동안은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올려보겠어."이것이 콘텐츠를 올바르게 시작하는 자세다. ('지금의 나'도 포함, 평생 가져야 될 자세인 것 같다.)
3년 이상의 경력을 구하는데 지원해도 붙는 것 맡냐고? 대답하자면 yes다. 적힌 경력은 보지 말자. 내가 몇 개의 자격요건 항목을 충족하는지만 보자. 나도 3년 이상의 경력자를 구하는 회사에서 신입으로 합격했다.
다음으로는 내가 했던 경험들을 잘 적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했던 경험, 내가 이 툴을 다룰 수 있다는 증명, 여기까지는 누구나 적을 수 있는데 이걸 적을 때는 문제점 - 개선 - 결과로 나열해야 한다. 큰 문제점이 아니었어도 좋고, 결과가 좋지 않았어도 좋고, 나의 개선으로 드라마틱한 변화가 없었더라도 좋다. 신입한테 큰 역량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시선으로 자신의 콘텐츠를 바라보고, 인사이트를 얻어 본 사람이냐 아니냐가 중요하다.
나는 작성할 당시에 두 가지의 경험이 있었는데 (1) SNS 운영 경험 - 문제점 발견해서 개선하고 인사이트 얻음 (2) 메타버스 프로젝트 마케팅 경험 두 가지의 경험 중에 1번이 더 강점이 있다고 해서 순서를 sns-메타버스 프로젝트 형태로 적었고, 아래 이미지와 같이 요약, 역할 및 성과, 기간과 함께 인사이트들을 적었던 것 같다.
이밖에 추가로 있으면 좋은 것들은 너무나도 많다. 디자인 역량. 특히 콘마면 콘텐츠 제작능력. 그리고 글 잘 쓰는 능력. 이런 것들이 받쳐줘야 취준이 빨리 끝난다. 이것들은 단기에 쌓이는 역량들이 아니어서 평소에 책 많이 읽고, 콘텐츠도 많이 보고, 레퍼런스도 많이 쌓아두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나는 추가로 오픽점수, 석사 학위, 대형 행사 기획실 근무경험, 독서노트 계정 관리해 본 것 등등이 있었는데 사실 필수 능력은 아닌 것 같다.
1. 디자인에 공들인 것, 예뻐 보이는 콘텐츠를 너무 내세우고 싶겠지만 디자이너가 아니라 마케터로 취직하려는 것이라면, 기획과 인사이트 내용을 주로 내세우자.
2. 포트폴리오 전체 디자인은 꼭 디자이너한테 마지막 검토를 받자.
3. 행복하게 웃고 있는 사진으로 마무리하면 좋다. 누구나 행복해 보이는 사람과 일하고 싶기 때문.
4. 내 삶 전체 또는 내가 해온 것들을 타임라인에 쭉 정리한 도표는 읽는 사람이 당신을 이해하는 데 엄청 도움이 될 것이다. 플러스 매력도 상승까지.
당장 채용공고를 먼저 싹 보고- 자격요건에 해당되는 경험이 있으면 바로 지원을 하자! 용기를 따지기 전에 행동하자. 고민하는 순간 늦어진다. 지원은 공짜다! 지원은 신입일수록 따지지 않고 마구마구 해야 한다.
자격요건을 봤는데 내가 경험이 부족하다면 경험부터 쌓자. 일단 뭐든 시작해 봐야 되고, 초반 5개 게시물은 나중에 쳐다보는 것도 부끄러울 정도로 허접해야 된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처음부터 완벽하려고 하면 시작을 할 수가 없게 된다. 당장 첫 콘텐츠를 발행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