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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로미의 김정훈 Jun 21. 2023

습관은 공백을 허용하지 않는다

습관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2

왜 습관을 만들어야 할까?


내가 생각한 답은 이렇다. 습관 없는 삶은 없기 때문이다. 습관이 없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내 삶을 채우고 있는 것이 좋은 습관이냐, 나쁜 습관이냐의 차이만 존재한다. 


우리는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것을 습관이라 부르지만, 매일 다른 시간에 일어나는 것은 습관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하지만 매일 다른 시간에 일어나는 것도 습관이다. 우리가 그렇게 부르지 않을 뿐이다. 


어떤 사람들은 습관을 만들면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습관이라는 틀 안에 갇힌다는 이유 때문이다. 혹은 습관을 만드는 건 자기 계발을 할 때나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진실은 그 반대다. 


우리는  관에서 벗어날 수 없다. 벗어날 수 없다면 자신이 원하는 습관 속에 있어야 한다. 즉, 습관의 노예가 될 것인지 아니면 습관을 생산하고 이용하는 사람이 될 것인지 우리는 정해야 한다. 


습관이 없어야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습관을 만들어야 그나마 내가 만든 습관이라는 틀 안에서 자유를 만들 수 있다. 


습관은 자기 계발을 할 때만 만드는 게 아니다. 자기 계발을 하는 그 순간이야말로 ‘습관’이 아닌 ‘의지’의 시기다. 자기 계발을 하고 있지 않을 때조차 우리는 습관을 만든다. 보통 그 습관들은 부정적인 습관일 가능성이 높다. 


지금 내 몸을 지배하고 있는 나쁜 습관을 이겨내고 새로운 습관을 만들기 위해 습관이 되지 못한 행동을 꾸준히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자기 계발이다. 당연하게 운동하고, 당연하게 책을 읽는 사람들은 자신이 ‘자기 계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자연스러운 흐름일 뿐이다. 의지력이 들지 않을 만큼 자연스러울 때까지 노력하는 게 바로 자기 계발의 숨은 본질이다. 즉, 자기 계발의 종착지는 습관이다. 


자신이 어떤 습관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사람은 원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원치 않는 습관에 지배당한다. 이것은 모두 습관이 공백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습관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습관은 언제나 우리 주변에 있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의 전문가다. 이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떤 문제를 겪고, 어떤 잘못된 생각으로 불필요한 고통을 감내하는지 잘 알고 있다. 뭘 해야 할지 모를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정말 많은 시간 고민하고 연구했다. 그렇게 얻은 지혜 중 하나는 이것이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 뭘 하면 안 된다.’


새로운 무언가를 하기 전에 새로운 것이 들어올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당연한 이치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은 마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같아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미 그들의 일상은 무언가로 꽉 차 있다. 새로운 것이 들어갈 틈이 없다. 


그렇다면 그들의 일상을 채우고 있는 건 뭘까? ‘나쁜 습관’이다. 하루종일 인스타나 유튜브만 보고 있는 습관. 스트레스로 폭식하면서 건강을 잃는 습관. 매일 다른 시간에 자고 다른 시간에 일어나면서 하루를 허비하는 습관. 스스로에게 모질게 구는 습관. 뭔가를 시작하려고만 하면 스스로를 판단하고 미래를 미리 계산하느라 포기하는 습관. 이런 부정적인 습관을 없앤다면 놀랍게도 공간이 생긴다. 


즉, 나쁜 습관을 끝낸다는 것은 새로운 습관이 찾아올 공간을 만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습관은 공백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나쁜 습관을 없앤다고 그 순간 습관에 공백이 생기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다른 무언가가 자연스럽게 채워지기 마련이다. 그럼 이제 위의 내용과 연결 짓자면, 다른 습관이 채워지기 전까지 우리는 ‘노력’이라는 것을 해야 한다. 그 노력이 빛을 발해서 ‘습관’이 되면, 그때 비로소 새로운 습관 속에 자신을 가둘 수 있다. 이처럼 습관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대체되는 것이다. 


담배를 예시로 들어보자. 어느 한 사람이 담배를 끊는다고 하면, 담배를 끊는다고 선언하는 순간 담배가 채워주고 있던 무언가를 다른 것이 채워야만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통 단 것을 먹거나 분노를 표출한다. 흡연이라는 거대한 습관 때문에 처음엔 ‘의식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 담배를 끊는다고 선언한 그 순간이 흡연 습관이 사라진 순간이 아니다! 그러나 처음에 시작한 ‘의식적 행동’이 습관이 되는 순간 흡연 습관은 자연스럽게 뒤로 밀려난다. 


매일 다른 시간에 일어나는 사람이 아침 7시에 일어나는 의식적인 기상이 피곤하다고 일주일 정도 하고 포기한다면 어떻게 될까? 원래 습관이 자연스럽게 튀어나올 것이다. 습관은 공백을 허용하지 않는다. 


습관이 없는 삶은 없다. 따라서 새로운 습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에도 우리는 ‘원치 않은 습관’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새로운 습관을 만들기가 어렵다고 느끼는 것이다. 놀랍게도 새로운 습관이 만들어지면 그것이 마치 원래 있던 것처럼 편안해진다. 마치 이것 없이 어떻게 살아왔나 싶을 만큼. 그러니 우리가 애쓰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매 순간 원치 않는 습관에서 원하는 습관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며, 많은 이들이 ‘애쓰지 말라’고 조언하는 것은 원하는 습관을 만들어서 원하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사람이 되라는 것을 의미한다. 


습관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 그건 간단하다. 우린 필연적으로 습관 속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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