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나는 누구인가?

by 보로미의 김정훈

한 학생이 지하철을 타고 있었다. 그는 영국 최대의 공립 대학, 런던 대학교를 다니는 수재였다. 그의 앞에는 한 여성이 앉아있었는데, 이 여성은 나름대로 유명인사였다. 아무리 사람이 가득 찬 지하철이어도 그녀 주변엔 아무도 앉지 않았다. 이유는 하나, 정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항상 긴장한 상태로 화를 토해내며 쉴 새 없이 혼잣말을 했다. 그녀는 '자기 머릿속 생각에 몰두한 나머지 사람들이나 주변 상황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누군가를 계속 비난하고 있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기 자신이 먼저 무너져 버릴 듯이.



학생은 여성에게 호기심이 간 나머지 그녀를 따라가기로 했다. 헌데 알고 보니 그녀는 자신이 가려는 목적지와 같은 곳으로 가고 있었다. 그는 생각했다. '저 제정신이라고는 볼 수 없는 사람이 어떻게 이 대학의 일원일 수 있단 말인가?' 그는 저런 정신 나간 여성이 자신과 같은 대학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믿지 못했다.



그는 화장실에서 손을 씻으면서 생각했다. '난 저 여자처럼 되지 말아야지.' 그는 자신은 지적이고 성숙하기 때문에, 그리고 인간은 모두 생각을 통해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여성과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때 옆에 있던 남자가 그를 바라보았다. '왜 쳐다보지?'라고 생각하던 찰나, 그는 깨달았다. 여성과 똑같이 혼잣말을 한 것이다! 그는 충격에 빠졌다. 그는 그녀를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따지면 우리 모두가 미친 사람들이었다. '단지 정도 차이만 있을 뿐이었다.'




알아차림에 대한 아주 짧지만 깊은 이야기입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에크하르트 톨레, 21세기를 대표하는 영적 교사로 불리는 사람입니다. 그는 극심한 우울증과 자살 시도를 겪고 나서 어느 순간 우리 존재의 딜레마를 깨달았습니다. 그가 말하길 '알아차림이 없는 생각이야말로 인간 존재의 주된 딜레마'라는 것입니다.



알아차림, 그건 대체 뭘까요? 잠깐 맛보기를 해봅시다. 혹시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나요? '내 머릿속에서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이 녀석의 정체는 대체 뭘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대로 따라갑니다.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따라가면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선택하지 못합니다. 현자들은 이렇게 머릿속에서 떠들고 있는 이 친구를 '에고' 혹은 '마음'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마음에 지배당하고 조종당하는 노예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반대로, 알아차림이 있는 생각은 마음의 노예가 아닙니다. 행복을 선택하기로 한 사람은 주체적인 사람입니다. 주체성의 반대는 '수동적'이 아니라 '반사성'입니다. 반사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행동을 선택하지 못합니다. 의식하지도 못한 채 습관대로 행동합니다. 왤까요? 알아차림이 없기 때문입니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 공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니, 더 정확히는 그런 공간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알아차림이란 말 그대로 내 안에서 어떤 감정과 생각이 일어나는지 지켜보는 것입니다. 감정과 생각에 저항하거나 그것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지켜보는 것입니다. 처음 알아차림 연습을 해본 사람은 신기한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평생을 살면서 감정과 생각을 나와 동일시했는데, 막상 알아차림 연습을 해보니, 그것을 '알아차리고' 있다니. 그것이 나와는 별개라는 느낌이 듭니다.



알아차림을 하기 전, 우리는 감정과 생각에 조종당했습니다. 화가 나면 화가 날 이끄는 대로 생각하고 행동했습니다. 이런 적 없으신가요? 혼자 재밌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너 뭐 해? 왜 웃고 있어?'라고 해서 머쓱한 경험. 우리는 종종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잊고 내 주변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잊은 채 완전히 생각에 넋을 놓아버립니다.



영적 지도자들의 진리는 단순합니다. '내 생각과 감정은 내가 아니다. 나는 알아차리고 있는 그것이다. 자극과 반응 사이의 공간, 그것이 바로 자기 자신이다. 알아차리고 있는 그것이 바로 당신 자신이다.' 에크하르트 톨레는 말합니다. "'집착이 있음을 알아차리는 그 알아차림이 바로 나 자신이다.' 그것이 의식 변화의 시작이다." 미국의 영적 지도자, 마이클 싱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말하는 그것은 결코 당신이 아니다. 당신은 목소리를 듣고 있는 그다. 당신은 그것이 지껄이는 것을 알아차리는 자이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외치며 조급함과 절망감을 느끼고 있는 21살의 저를 보겠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이 안타까운 친구에게 해줄 말이 있습니다. 네가 느끼고 있는 절망감, 조급함은 네가 아니라고 말입니다. 너는 공허함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공허함을 알아차리고 있는 '그'라고 말입니다.



더 나아가, 이 친구는 이렇게 묻고 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여러분이 이 친구에게 대신 대답해 주십시오. 너는 너의 생각이 아니다. 너는 너의 감정이 아니다. 너는 그것을 알아차리고 있는 그것이다.



이 친구는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저는 이 감정이 너무 싫습니다. 알아차리기만 하면 뭐가 달라집니까. 저는 공허함이 너무 싫습니다. 도무지 내일이 기대가 되지 않습니다. 저는 행복하고 싶습니다. 알아차린다는 게 대체 어떻다는 겁니까.' 우리는 이 친구에게 대답해 주기 위해 알아차림에 대해 한번 더 공부해 보겠습니다.



이전 03화2. 자극과 반응 사이에 공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