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하늘은 언제나 푸르다

by 보로미의 김정훈

'헤드스페이스'를 설립한 앤디 퍼티컴이 이제 막 명상을 배울 때 있었던 일이다. 그는 명상을 하면서 종종 마음이 고요해지는 경험을 하긴 했으나, 여전히 부정적인 감정이 찾아와 명상을 그르치곤 했다. 앤디는 스승에게 이런 '장애물'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말했다. 그는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 스스로 행복을 창조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었다.



그러자 스승이 말했다. "맑고 푸른 하늘을 떠올려보거라. (...) 이제 너의 마음이 그런 푸른 하늘과 같다고 상상해 보거라. 온갖 생각과 혼란과 갈망으로 어수선한 마음을 말하고 있는 게 아니다. 마음의 근원적인 본질, 즉 본래의 상태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앤디의 마음은 푸른 하늘과 다르게 뿌연 하늘이었기 때문에 이게 뭔가 싶었다. 하지만 스승은 말했다, "지금 너의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단순히 너의 마음이 청명한 하늘과 같다고 잠깐이라도 상상해 보라는 뜻이다. 과거에 매우 행복하고 느긋했던 순간을 떠올린다면 그렇게 상상하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을 거다." 앤디는 행복했던 상황을 떠올리자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리고 스승은 구름의 색깔은 순간의 감정이나 기분을 반영하는 거라고 말한 뒤, 앤디가 오래오래 간직하고픈 이야기를 말했다. "(...) 너는 비행기를 타고 구름 위로 올라가면 그곳에는 오직 푸른 하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 하늘에 먹구름밖에 없는 것처럼 보일 때조차 그 구름 위에는 언제나 청명한 하늘이 존재하지. (...) 결국 하늘은 언제나 푸르다는 얘기다."




현자들은 하나같이 말합니다. '태양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하지만 가끔은 구름이 태양을 가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는 태양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구름이 걷히면 맑은 하늘과 태양이 우리를 반기리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구름이 걷힌 맑은 하늘이 우리의 본성입니다. 우리의 생각과 감정은 구름과도 같아서 그것이 어질러놓으면 하늘은 잠깐 흐려질 수 있지만, 우리의 본성인 행복과 사랑은 맑은 하늘처럼 언제나 그곳에 있습니다.



여기서 더 중요한 사실은, 맑은 하늘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애쓸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앤디 퍼티컴이 깨달은 것은 바로 그것입니다. 그는 행복을 창조하기 위한 방법을 알고 싶어 했지만, 행복은 창조하는 게 아닙니다. 그는 고요한 마음, 아무런 생각과 감정이 없는 평온한 마음을 경험하려면 자신이 뭔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태양은 언제나 이곳에 존재합니다. 행복은 창조하는 게 아니라 원래, 언제나 이곳에 존재합니다.



따라서 그저 구름이 걷히길 기다리면 됩니다. 이 말은 뭘 의미할까요? 우리가 고통받는 이유는 모두 생각과 감정 때문이라는 뜻입니다. 우린 언제나 행복할 수 있지만 잠시 구름 때문에 불행함을 의미합니다. 행복을 선택한다는 말은 그런 의미에서 반쯤 틀린 말입니다. 행복은 태양처럼 언제나 그 자리에 있습니다. 잠시 생각과 감정이 구름을 일으켜 우리에게 폭풍우를 내리고 있을 뿐입니다. 이것이 많은 현자들의 괴로움의 근원이 생각과 감정이라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더 정확히는 '알아차림이 없는 생각과 감정'이죠.



이제, 구름이 바로 우리가 불행했던 원인임을 알았으니, 구름에 대해 더 깊게 알아보도록 할까요?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는 말합니다. "감정이 쌓여 생긴 압력으로 인해 생각이 일어난다. (...) 감정을 놓아 버리면 그와 결부된 모든 생각에서 해방된다." 여러분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떠드는 이 지껄임, 이건 대부분 우리가 살면서 쌓아둔 감정 때문에 생긴 생각입니다. 호킨스 박사는 또한 "감정 이면의 에너지를 즉각 포기하고 항복함으로써 압력이 줄어드는 결과를 얻는다. 즉 끊임없이 놓아 버리면 쌓인 압력이 줄어들기 시작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감정을 놓아 버리면 해방된다?', '끊임없이 놓아 버리면 압력이 줄어든다?'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는 '놓아 버림'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의 말대로라면 놓아 버리면 점점 구름의 양이 줄어든다는 뜻인데요. 박사뿐만 아니라 수많은 명상가들과 영성인들은 모두 '놓아 버림'을 강조합니다. 놓아버린다는 말이 뭘까요? 이미 우리가 배운 것입니다.



놓아 버림이란 감정이나 생각을 있는 그대로 놓아두고 저항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그저 생각과 감정을 알아차리고 관찰하는 겁니다. 생각이나 감정을 바꾸려는 애씀을 멈추고 그저 바라보기만 하면 생각과 감정은 천천히 녹아내립니다. 이때 중요한 건, 감정이 찾아올 때 마음이 지껄이는 걸 무시한 채, 감정의 에너지에만 집중하는 겁니다.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에너지가 소진되는 것을 그저 관찰하기만 하면 조금씩 강도가 약해집니다. 이것이 바로 '놓아버림'입니다.



우리 21살의 공허함에 빠진 김정훈을 다시 살펴봅시다. 이 친구는 왜 끝없는 공허함과 좌절감에 빠져있을까요? 감정을 바꾸려고 하거나 회피하려고 자꾸만 피해 다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감정은 억압하고 회피할수록 더 강해지고 쌓일 뿐입니다. 이제 아주 내려놓기 쉬운 것부터 천천히 시작하면 됩니다. 어떤 생각이나 감정이 찾아오면 알아차립니다. 알아차리면 바꾸려고 노력하지 말고 그저 관찰합니다. 조금씩 강도가 약해짐을 알아차립니다. 이렇게 꾸준히 감정을 놓아버리면 사실 이 모든 고민과 고통은 내가 키운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생각과 감정을 놓아 버리면 구름은 개고 맑은 하늘이 우리를 반겨줍니다. 하지만 21살의 김정훈은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감정을 느끼는 자체에 죄책감이나 공포를 느낍니다. 즉, "감정 전반에 저항이 있습니다." 우리는 공허함이라는 감정을 무서워합니다. 우리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두려워합니다. 감정을 놓아버리기 위해선 먼저 감정에 대한 감정을 놓아버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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