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행일기#41] 학교 행정실장님의 역할
안녕하세요, 짱무원입니다.
월요일마다 학교 행정실에서 주간 회의가 열리는데, 오늘도 아침에 실장님과 업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실장님은 정말 멋진 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구요?
오늘은 행정실장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올해가 가기 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글을 올려야겠다고 마음 먹게 된 계기를요.
같은 직장에서 수십 년을 버텨왔다는 사실 자체가 저는 이미 존경의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안정적이라는 이미지로 소비되지만, 실제로 안에서 일해보면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제도는 끊임없이 바뀌고, 업무 처리 방식은 점점 더 복잡해지며, 조직 안의 관계는 늘 조심스럽습니다. 그 안에서 몇 년도 아닌 몇십 년을 일해왔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특히 제가 일하는 조직에는 여자 상사들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학교 특성상 행정실장님은 대부분 행정실장이면서 동시에 누군가의 어머님이시죠. 사실 아이를 키우면서 동시에 조직의 책임을 지고 업무의 중심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부담인지 모릅니다. 저희 실장님도 하루종일 일하시면서 동시에 아이의 컨디션과 학원 일정, 그리고 가정의 크고 작은 일들까지 모두 케어하시는 모습이 멋지다고 느꼈습니다.
실장님께 이런 말씀을 드리면 어머니이기에, 가정을 지키는 사람이기에 당연히 져야하는 책임감이라고 말씀하시지만요. 세상엔 당연한 책임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행정실에서 실장의 역할은 실무보다는 중간 관리자 혹은 책임자에 더 가깝습니다. 단순히 직원들을 관리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학교 현장과 행정 조직 혹은 교장 선생님과 직원들 사이에서 조율하는 역할을 합니다. 어느 한쪽의 편만 들 수도 없고, 그렇다고 모두를 만족시키는 선택을 할 수도 없는 위치라서 부담스러울 수 있는 자리일 것 같습니다.
제가 평소 실무를 하면서 느껴지는 어려움은 단순히 업무에 대한 어려움인 경우가 많은데요, 사실 제가 하는 실무적인 일보다 실장님의 무게가 더더욱 크고 무거울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 실장님은 항상 행정실 직원들이 체력적으로나 감정적으로 최대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상황을 잘 정리해 주십니다. 마치 바다를 떠다니는 배의 나침판처럼요.
저는 그 모습을 보며 단순히 일을 잘하는 사람과 조직을 책임지는 사람은 전혀 다른 차원의 역할이라는 것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실무는 혼자 잘하면 되지만, 관리는 혼자 잘해서는 절대 완성되지 않기 때문이죠. 또한 제가 제 상사께 배운 점은 업무 능력뿐만이 아닙니다. 감정을 다루는 태도나 말을 고르는 방식 역시 연륜이 느껴집니다. 급한 상황에서도 실수하지 않고 한 박자 멈춰 전체를 바라보는 여유가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특정 사람의 입장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흐름을 고려하는 판단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겠죠. 오래토록 한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 계속 다닌 분들의 여유로움이 이럴 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상사라고 해서 늘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이해되지 않는 결정이 있고 아쉬운 순간도 있죠. 그럴 때면 언젠가 나도 저 자리에 서게 되었을 때 지금의 경험들이 나를 조금 더 나은 선택으로 이끌어줄까, 나는 이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이런 고민을 합니다.
저는 아직은 행정실 막내로서 매일 배워나가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저도 행정실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있을테죠. 그때 지금 이 순간 제가 실장님께 배우는 지혜를 떠올리면서 저도 윗 사람과 아랫 사람에게 모두 인정 받는 상사가 되고 싶습니다.
오늘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