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광양회 (아무도 나를 모르게 돈을 버세요)

by 김관장

돈은 많이 벌면 좋을까요? 나쁠까요? 전자입니다.

내 영향력이 크면 좋을까요? 나쁠까요? 전자입니다.

영향력이 크면 돈을 많이 벌까요? 안 벌까요? 전자입니다.

영향력이 크면 사람들이 나를 많이 알까요? 모를까요? 전자입니다.

사람들이 나를 많이 알면 좋을까요? 나쁠까요? 후자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돈을 많이 벌면서 사람들이 내가 돈을 많이 버는걸 아는게 좋을까요? 나쁠까요? 후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를 알수록 여러모로 불편해집니다. 백종원 아저씨 보시면 답이 나오지 않나요? 돈 많이 버는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같습니다. 하지만, 연예인 소유진씨와 결혼하시고 경영외식가로 많은 대중매체에 소개되면서 영향력이 어마무시해졌습니다. 이게 사업과 잘 연계되어 IPO(주식상장)도 하시고 더욱 큰 부를 거둬들이신 것은 사실이나, 이제 적어도 한국에서는 백종원 아저씨가 무엇을 하든 수백 수천만명이 눈에 불을 키고 쳐다볼 것입니다. 좋은 시선이든 나쁜 시선이든 쳐다본다는게 문제입니다. 불편할 겁니다. 자유도도 없고, 사람이라는게 각자만의 비밀이 있고 숨기고 싶은게 있고 굳이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들이 존재할 것인데 공인에게는 ‘프라이버시 침해 방지조약’ 따위는 없습니다. 라디오스타에 류승수 배우가 나와서 한 말이 유명합니다. “아무도 나를 모르고, 돈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직장을 다니면서 투잡을 하니 더욱 아무도 나를 모르는 상황이 지속되길 원합니다. 직장동료들, 제 회사직원, 친구, 지인, 건물주, 고객 등에게 최대한 저에 대해서 밝히지 않습니다. 직장동기에게는 투잡하는 것을 밝히지 않으며, 주변에 가까운 지인들에게도 투잡을 하는 것은 물어보면 말하더라도 어느정도 수입이 있으며 어떻게 사업을 확장해야겠다는 포부 등을 굳이 말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투잡이 관심이 있거나 실제로 하고 있어서 조언, 비즈니스 대화를 하는게 아니라면 절대로 깊게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지금 제 순수익이 정확히 얼마인지 아는 사람은 저 말고는 은행과 담당 세무사 말고는 없습니다. 와이프도 모릅니다. 거기다가 제가 지금 책을 집필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출판사 담당자님 빼고는 없습니다.


제가 이렇게 최대한 저의 정보를 숨기는 이유는 제가 수줍음이 많거나, 제가 해온 것들을 부끄러워해서가 아닙니다. 아직 때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탈리아 피렌체 메디치가문의 철학 중에는 ‘옳은 일을 하는 것, 대중이 진심으로 원하는 일, 강자와의 경쟁을 피하고 몸을 낮추되, 언재나 대중의 편에 서라’ 이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메디치 가문은 원래 금융업, 현재로는 은행으로 부를 이뤘는데 초기에 자금을 축적할 때 절대로 정치적으로 밖에 나서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들도 본능적으로 깨달은 겁니다. “지금 나서 봤자 아무런 힘을 낼 수 없다. 아직은 힘을 기르는 타이밍이다. 단지 힘을 기르는 동안에 옳은 일을 하고, 많은 사람에게 가치를 주는 일을 하면서 민심을 사로잡자” 이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저 또한 아직은 세상에 저를 드러내봤자, 주변의 부러움, 시기질투, 걱정, 고민상담, 돈 빌려달라 등 수 많은 시선이 저를 쳐다보게 될 것입니다. 사업적으로도 우리가 최고의 센터입니다. 우리 돈 많이 벌어요 등 대대적인 광고를 하면 주변에 경쟁업체들만 늘어나고 큰 규모의 경쟁업체 또한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게 될 것입니다. 너무 불편하고 사업적으로도 도움될게 별로 없습니다.


여러분이 투잡으로 돈을 많이 벌든 적게 벌든 일단은 아무도 모르게 하시는걸 추천드립니다. 미국의 가장 큰 회사 중 하나인 버크셔해서웨이의 2인자였던 그리고 아쉽지만 얼마전에 돌아가신 찰리멍거 옹께서는 죽기 전 마지막 인터뷰에 다음과 같은 대답을 하셨습니다.

“찰리멍거 씨, 성공한 이후에 이렇게 롱런한 비결이 있을까요?”

“저는 대다수가 걸리는 전형적인 몇 가지 실패 패턴을 피하려고 처음부터 노력했습니다. 느긋하게 마음 먹고 장기에 걸친 복리의 힘을 믿고, 감사하게 잊혀진 채 살아야 합니다.”

저는 투자와 사업은 많은 부분에서 철학이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위대한 투자자의 반열에 오르신 찰리 멍거 옹께서 말씀하신 대답을 곱씹어보자면, ‘대다수의 사람이 성공 후 실패하는 패턴이 있는데 그거를 피해가려면 조용하게 내가 할 일 열심히 하면서 세상의 흐름에 맡기고 조용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를 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언제 나를 그리고 나의 사업체를 세상에 드러내야 할까요? 제가 내린 결론은 ‘때’를 기다리는 것인데, 그 ‘때’란 내가 세상에 나왔을 때 어떠한 주변 환경에서도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체력이 충분히 있을 때, 더 이상 나와 사업체를 숨기기 어려운 덩치가 되었고, 비즈니스 적으로 확장을 하거나 알릴 필요가 충분히 올 때 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아직은 시기상조입니다. 피트니스 센터로 무지막지한 확장력을 가지기란 객관적으로 힘듭니다. 우리 주변 헬스장이 전국, 글로벌하게 진출해서 IPO(주식상장)까지 한 기업을 보셨을까요? 없을겁니다. 그만큼 비즈니스 아이템 자체가 확장력을 가지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확장력이 있는 요소들 에를 들어, 소프트웨어가 추가되어 시스템화 된 피트니스 센터, 프렌차이즈 커피샵처럼 전문적인 사람이 아니더라도 쉽게 진입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한 센터, 또는 센터의 헤드가 되는 소프트웨어 자체를 개발, 제작, 유통, 유지관리까지 올인원으로 총괄하여 이 자체를 다른 센터에 팔 수있는 구조를 만들고자 합니다. 사업적 확장의 길을 확실히 잡았고, 흔들리지 않고 정진할 자신이 있을 때 세상에 저를 드러낼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기 전 다른 사람에게 굳이 밝혀서 기운을 빼앗기지 마시길 바랍니다. 가능한 아무도 만나지 마시고 일에만 집중하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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