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직도 오토바이 타고 출퇴근합니다

by 김관장

저는 회사 출퇴근을 혼다 슈퍼커브 110cc 오토바이 타고 다닙니다. 그리고 딸을 낳고 난 이후에야 2010년식 소나타 중고로 부모님 지인에게 SK엔카 가격 600만원을 지인찬스로 350만원에 구매하여 현재까지 타고 다닙니다. 회사 근기수 선,후배들은 독일 3사, 볼보 등 외제차를 몰고다니기 때문에 신기함의 눈빛으로 저를 봐왔었고(지금은 해탈해서 그런 놈인가보다 합니다), 제가 투잡으로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을 아는 몇몇 지인은 돌연변이 보듯이 쳐다보기도 합니다. 누가보면 저는 물질적인것에 해탈한 무소유의 스님 정도로 볼 수도 있지만, 사실은 다릅니다. 전략적인 이유가 있는 선택입니다.


첫번째, 지금 쓰는 돈이 미래로 갔을 때 얻는 이익을 계산하면 함부로 못 씁니다.

모든 사람은 각자 자기 돈의 기대 수익률이 있습니다. 물론,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살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은행 적금으로 안정적이게 수익을 보고 싶어하는 ‘은행 적금파’는 일반적으로 연 3~4% 기대 수익률을 바라보며 살고있고, 주식이나 부동산을 하시는 분들은 무조건 그거보다는 높은 연 5%이상을 기대 수익률로 잡을 것이고, 코인맨들은 연 10% 이상은 될 겁니다. 만약 내가 연 10%의 기대수익률을 예상하고 살아간다면, 7.2년 뒤에 원금의 2배가 됩니다. 그말은 내가 어떤 돈을 지금 안쓰면 7.2년 뒤에는 2배가 되고 15년 뒤에는 4배, 22년 뒤에는 8배, 30년 뒤에는 16배, 36년 뒤에는 32배가 됩니다. 만약 30살에 1억이라는 유의미한 돈을 미래로 가져간다고 결정한다면, 본인만 자신감이 있다면 결혼하고 아이 다 키우고 제대로 은퇴하는 60대 중반쯤 되면 32억이 될겁니다. 그 사이에 기존 원금 이외에 계속해서 추가적인 돈을 벌기 때문에 내가 10%를 이윤을 만들 수 있는 기계라고 자신한다면 그 돈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갈 것입니다. 내가 지금 쓰는 1억이 이후에 수십억이 된다고 생각하면, 그 돈 지금 쉽게 쓸 수 있을까요?


저는 제 기대 수익율을 금액별로 나누고 있습니다. 제 그릇이 아직 크지 않다보니 어느정도 금액까지는 수십퍼센트 이상의 기대수익율을 유지할 수 있고, 그 금액이 넘어가면 기대수익율이 십몇퍼센트까지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어찌됬든 은행이자보다는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제 신용이 허락하고 저를 해치지않는 웬만한 대출을 쓰고 있습니다. 내가 1만원에 팔아봤고, 앞으로도 팔 수 있는 물건들이 집 앞 편의점에서 5천원에 판매한다면 당장 보따리 싸들고 편의점 털이를 해야하는게 인지상정입니다. 저에게는 저를 거치는 돈들이 미래로 갔을 때의 가치로 환산해서 계산하기 때문에 함부로 쓰지 못합니다.


김승호 CEO ‘돈의 속성’이라는 책에 보면 그의 소비의 기준을 알려준적이 있는데 저 또한 도움이 되어 공유드립니다.

‘내 동일한 수준의 경제력이나 수입을 가진 사람들의 쿼터(1/4) 수준에서 생활하는 것, 쿼터의 법칙’

예를 들어, 내 연봉이 1억이다. 그럼 실수령액 660만원 정도이니 한달에 165만원 쓰는 사람의 수준에서 생활하는 것입니다. 소득이 적을 때는 기본지출이 있기 때문에 이 법칙이 잘 적용되지 않지만, 제 경험상 실수령액 1,000만원이 넘어가는 순간부터 어느정도 소비를 통제하기 좋은 기준인 것 같습니다. 저 또한 매년 한 해를 돌아보면서 쿼터의 법칙을 잘 지켰나 판단해보기도 하고, 만약 내가 소비를 더 해야하는 상황이 온다면 수입을 늘려서 소비를 늘려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습니다.


지금 쓰는 돈을 줄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소득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은 겸손부터 늘려야 합니다. 저축은 우리의 자존심과 소득사이의 격차입니다. 또한, 자산부자Wealth와 소비부자 Rich의 차이를 명확하게 인지해야 합니다. Wealth는 숨어있으며, 쓰지 않은 소득입니다.



두번째, 잘 나가는 사장을 보는 직원들의 마음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투잡으로 기술창업이 아닌 일반적인 창업을 한 경우에는 초기 노동력의 질 수준이 높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창업자이자 사장은 어느정도 사업의 궤가 올라갈 때까지는 본인이 모든 것을 이끌어 간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합니다. 또한, 직원들의 수준이 높지 않으니 그들에게 줄 인건비도 능력대비 높게 주면 안됩니다. 우리가 다니는 회사 또한 우리에게 퇴사하지 않고 살아갈 정도의 급여만 주는것과 동일한 이치입니다. 당연히 회사가 성장 또는 높은 이윤을 달성함에 따라 급여상승 사다리, 성과급 등의 제도를 만들어야 하지만, 창업자가 얻는 이익과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업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직원 10명 전으로는 사장과 직원의 물리적,정서적 거리가 가깝습니다. 같이 밥도 한끼하고, 가끔씩 술자리도 가지고, 이래저래 일이나 사적인 이야기를 할 때도 많을겁니다. 이 때 만약 사장이 비싼 차를 타고, 명품 옷을 입으며, 넓은 집에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 같은 비전을 바라보면서 함께 나아가자. 지금은 당장 높은 급여, 좋은 복지, 자랑스러운 직장을 약속 할 수 없지만, 어떻게든 그렇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참아달라.’ 라고 말하는게 와닿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라면 겉으로는 ‘예 알겠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하겠지만 속으로는 ‘우리가 뻔히 사장님이 버는 돈을 아는데 왜 저렇게 말하시지? 우리가 더 열심히 일할수록 더 부유해지는 것은 사장님이 아닌가?’ 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아무리 백날 떠들어봐야 말과 생각이 그 사람이 아니라, 선택과 행동이 그 사람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전략은 직원과의 물리적, 정서적 거리가 멀어지기 전까지는 제가 부유해지는 것을 티를 내지 않는 것입니다. 만약 비싼 차, 명품 옷, 넓은 집에 살더라도 모르게 할 것입니다. 모르게 하는 것보다는 티를 내지 않으면서 사는게 아직은 별로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전략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업총수의 부를 시기하지 않고 부러워만 할 뿐인 이유는 나와 같은 궤도의 있는 사람이 아니며, 질투를 느낄 마음조차 생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후 직원과 물리적, 정서적 거리가 멀어지면 그 때가서 다시 생각하려고 합니다. 어쩌다가 벤츠 S-Class 조수석에 탄 적이 있는데 방지턱도 물흐르듯이 넘어가는 승차감과 누가 의식하지 않더라도 자체적으로 느끼는 그 하차감은 정말 매력적이었습니다. 저라고 세상에 매력적인 소유할 것들이 많은데 안 갖고 싶겠습니까? 제가 무슨 성인군자도 아니고 욕심이 없는 성향이었으면 투잡을 시작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럼에도 제 직원이 외제차를 편안하게 타기 전까지는 외제차를 끌지 않겠다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저 혼자만의 원칙’을 정한 것은 직원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사장은 신임을 잃을 수 밖에 없으며, 그런 사장이 하는 사업은 하향곡선을 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단지 사업이 잘 되게끔 하고자 선택한 전략입니다.


세번째, 제가 진심으로 원하는건 내가 만드는 가치에 대한 존경과 칭찬입니다.

인류문명이 만들어진 이래 우리가 소유한 것의 질과 양은 절대적으로 떨어진 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항상 전보다 좋은 것을 추구하며 살아왔고 실제로 많은 발전과 혁신이 있어왔습니다. 좋은 것을 소유하는게 행복이라고 가정한다면, 현재의 우리는 100년 전의 그 누구보다 행복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당연히 누리는 모든 것은100년 전의 사람들에게 꿈과 같은 것들이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우린 왜 행복하지 않을까요? 정확하게는 왜 행복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없을까요? 이유는 본능적으로 ‘순응’하기 때문입니다. 공부할 때 주변의 소리가 처음에는 거슬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별로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특히 우리가 예측가능한 것이라면 더욱 순응하기 쉽습니다. 착한남자가 매력이 없는 이유는 ‘매일 매시간 항상’ 착하기 때문입니다. 여자는 나에게 당연히 잘해주는 남자에게 더 이상 ‘착한성격’의 장점을 고마워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소유하고나면 뇌과학적으로 누구나 그랬듯이 ‘순응’하고 행복감은 떨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저는 행복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비싼 차, 고급시계, 대궐 같은 집을 원한다고 생각하고 살아갑니다. 가져본 적이 없기 때문에 항상 미지의 무언가로 남아있습니다. 저 또한 아직 가져본적이 없기 때문에 어떤 감정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장담하건대 저는 그런것들에서 지속적인 행복을 찾을 수 없을겁니다. 제가 진실로 원하는 것은 제가 온전히 주체적으로 이룬 무언가로 세상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그로부터 얻는 존경과 칭찬일겁니다. 비싼 물건들이 존경과 칭찬을 불러올거라고 착각하고 있을 뿐이며, 배기량이 크고 우렁찬 차보다 겸손, 헌신, 공감의 가치가 더 많은 존경을 가져다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이것 또한 가져본적이 없어서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또한 언젠가 아름다운 것을 소유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아름다움은 노력에 대한 가장 확실한 보답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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