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언제 퇴사해야 하나요?

by 김관장

대부분의 직장인의 마음 한켠에는 퇴사하고 싶은 욕망이 있을겁니다. 투잡을 하면서 직장 밖에서 돈을 벌다보면 퇴사욕망이 더욱 강해지게 되며, 언제쯤 나는 퇴사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 또한 부끄럽지만 투잡이 직장의 월급을 넘고, 사이드로 하던 투자성과가 좋았을 때 퇴사하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습니다. 이후 투자성과가 나빠지기 시작했고, 다행히도 퇴사를 안하고 지금까지 다니고 있음에 정말로 감사함을 많이 느낍니다. 퇴사는 한 순간의 어떤 감정에 의해서 결정하기에는 지금껏 이 회사를 들어오기 위해 노력한 시간과 정성이 너무나도 큽니다. 그래서 저는 ‘퇴사’ 전에 ‘퇴사 준비’라는 단계를 꼭 거치면서 어느정도 내가 확신이 섯을 때 나오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제가 긴 고민 끝에 정한 세가지 필터가 있으며, 이 필터를 온전히 통과할 수 있다면 퇴사해도 된다고 판단합니다.

첫째, 경제력 - 나와 내 가족이 살아갈 경제력을 갖추었을 때

제가 만약 독신이라면 저만 생각하면 됩니다. 즉, 내가 라면에 참치캔으로 밥을 365일 먹을 수 있고, 옷은 SPA 브랜드만 평생 입어도 되며, 산골짜기 달동네에서 살더라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면 그 정도의 경제력을 갖추는 허들은 매우 낮을 것입니다. 하지만, 보통의 우리는 같이 나아갈 가족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의중도 충분히 들으셔야 합니다. 결혼 후 3인가족 기준 수백만원의 평균 지출이 있을 것이며,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교육비 등 추가지출이 예상되며, 은퇴 이후 노년을 살아가기 위한 대비도 어느정도는 해야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경제력을 갖춘다는 허들이 꽤나 높을 것입니다. 심지어, 비싸고 좋은 것을 추구하는 가치관을 가지신 분이라면 허들은 상당히 높을 것입니다. 각자만의 그 경제력의 허들을 갖추시기 전에는 안정적인 수입원인 직장에서의 월급은 ‘가능한’ 포기하면 안됩니다.


그런데 이 경제력이 당장의 나의 자산과 현금흐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서, 한달에 평균 5백만원 최소 3백만원은 있어야 된다고 판단하셨다면, 지금 내 사업에서 5백만원이 들어온다고 경제력을 갖추었다고 판단하면 안됩니다. 내가 사업이 잘 안됬을 때를 가정해서, 내가 재취업이 가능한지, 재취업이 된다면 그 때의 월급이 어느정도 될지, 만약 내가 사업이 안되더라도 그때까지 벌어 둔 유형가치인 자산이나 무형가치인 내 실력으로 최소 3백, 평균 5백만원을 벌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잘 생각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어떤 상황에도 가족들을 길바닥에 앉지 않게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냐는 말로 귀결됩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근거가 있는 자산이나 지금까지 보여준 능력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사업을 하기 전에도 직장을 다니며 개인과외, 아이스크림 장사 등으로 제가 가족을 부양할 최소한의 돈을 벌 깜냥이 되는지 항상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대답은 항상 OK였으며, 사업 이후에는 월평균 수천만원의 수익은 언제든지 줄어들거나 없어질 수도 있겠지만 이만큼 벌기 위해서 겪은 고통과 생각의 프로세스는 저에게 내재화되어 소프트웨어가 바뀌었으므로 현재의 대답도 OK입니다.


둘째, 통제력 – 퇴사 이후의 삶을 내 스스로 잘 통제할 수 있을 때


내 삶이 통제된다는게 어떻게 보면 슬프지만, 좋은면도 많습니다. 직장인으로서 8시출근 5시퇴근은 제가 무슨일이 있어도 8시에 출근해야되기 때문에 몸과 마음을 강제적으로 타이트하게 루틴화 시킬 수 있습니다. 정해진 울타리 안에서 자유롭게 행동을 하면 되니 오히려 마음 편하게 일에 집중할 수 있어 생산성이 증가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퇴사를 하면 그 울타리를 내가 마음대로 늘렸다가 줄일 수도 있고 심지어 없애버릴 수도 있습니다. 전날 술 먹었거나 잠을 늦게 잤으면 다음날은 오전10시에 일어나거나 점심 먹을 때쯤 일어나고, 오후3시에 피로가 몰려오면 그냥 집에 들어가서 쉴 수도 있습니다. 그 누구도 간섭하지 않고 잔소리하지 않습니다. 퇴사 전에는 저의 시간을 회사가 사서 일을 시켰다면 퇴사 후에는 제가 제 시간을 사서 일을 시켜야 합니다. 정확히는 저의 사업체가 저에게 일을 시키게끔 구조화 해야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회사를 다니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하루 중 루틴의 기둥을 회사가 잡아주기 때문입니다. 출근, 점심식사, 퇴근, 연차, 반차, 휴일, 교육, 회식, 출장으로 일과시간 시간을 채워주고, 퇴근 후에는 제가 통제하는 루틴으로 생활하고 있는데 이게 몇 년을 하다보니 이거에 맞게끔 몸과 생각의 리듬이 변화하였습니다. 퇴사 이후에는 일과시간까지 흔들림 없이 제 삶을 통제해야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 같고, 변화가 두렵기도 합니다.


제가 생각하고 있는 방법은 퇴사가 아닌 나의 사업체로 이직한다는 생각으로 미리 구조와 울타리를 만들어놓고 그 안에 저를 집어 넣으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출근 08시 퇴근 17시, 연차휴가 15일, 반차, 반반차 가능, 평일 근무, 주말 또는 공휴일 근무 시 평일 탄력근무 가능, 업무로 인한 미팅은 근무시간에 포함, 개인사무실 임대필요, 점심시간 12시~13시 근처 공공기관 식당이용(특이사항 없는 이상 다른 곳 식사 x) 규정을 정해놓고 지키는 것입니다. 휴가를 가더라도 철저히 나의 사업체에게 결재를 받고 기록을 해두려고 합니다. 사업체와 나를 분리하여 또 다른 소속과 울타리를 만들어 나를 지키기 위한 방법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셋째, 성장동력 – 내 사업의 성장이 직장에서보다 더 크고 빠를 때


투잡으로 본업의 수입을 일찌감치 넘어서더라도 본업에서의 안정적인 월급은 정말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월급 500만원의 가치는 예금이자 5%를 가정했을 때 은행에 12억을 넣어둔 것과 동일한 가치입니다. 지금 회사에서 내가 일과시간을 충실히 일해주는 것만으로도 은행에 12억을 넣어둔것과 같으며, 월급 100만원 오르면 은행에 2억4천을 넣어둔것과 같습니다. 즉, 내가 퇴사 이후 일과시간을 자율적으로 쓰는게 돈의 가치로 따지면 수십억원의 자산의 현금흐름과 동일하다고 생각하면 쉽게 퇴사할 수가 없습니다.


직장다니며 투잡으로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사실 투잡으로 하던 사업이 지금 당장 내가 퇴사를 해야만 영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만큼 시스템도 구축하였을 것이고, 사업에 투입하는 시간과 에너지를 극한의 효율로 만드려고 다양한 시도를 해왔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당장 퇴사를 해서 시간의 자유를 얻는다고 해도 회사에서 받는 월급보다 더 가치있는 시간으로 내가 쓸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하실 겁니다.


저는 본인 사업의 성장속도를 폭발적으로 올리는 시기를 사장이 정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그 시기는 사업화를 하느냐 마느냐. 즉, 내가 더 이상 주체할 수 없이 사업 자체의 확장력이 생겨 시간을 투자해야 할 때, 또는 확장력이 생길 수 있는 비젼이 보이고 성공확률이 주관적으로 높을 때 사장은 내 사업의 성장동력이 높으니 시간을 이곳에 써야겠다라고 결정합니다. 저 또한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공간으로 한정되는 것이 아닌, 소프트웨어, AI, 프랜차이즈 등 장사에서 사업으로 넘어갈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어떻게하면 접목해서 확장성과 지속성을 가진 성장동력있는 아이템으로 만드려고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현재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퇴사는 경제력, 통제력, 성장동력이라는 3가지 필터를 통과하신 분들만이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필터를 우회하시거나 적당히 넘어가려는 마음을 가진 분들은 ‘직장은 전쟁터면, 직장 밖은 지옥이다’라는 말을 경험하실 확률이 높다고 판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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