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곤잘레스 파파 Feb 25. 2022

[8] 동상이몽 - 과천 현대미술관

나는 평일에 미술관을 통째로 빌린다!

과학관을 통째로 빌렸다. 

그리고 미술관도 통째로 빌렸다. 

심지어 놀이동산까지... 

통째로 빌리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 


과천 과학관                 과천 현대미술관


한번쯤 남들 일하는 평일에 

휴가를 내고 아이와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면

공감할만한 이야기다. 


우리 회사도 1년에 하루는 

회사 창립기념일이라고 휴일을 준다. 


아이들 키우는 부모는 동감하겠지만

주말이 올수록 마음이 무거워지고, 

어린이집을 열지 않는 휴일은 

괜히 버겁게 느껴지고...

코로나19라 어디 나가기도 힘든 마당에

더더욱 스트레스가 심해지는 이 시국!


그래도 날도 좋은데

두 딸을 집에서 보는 것만큼 힘든 일도 없어 

어김없이 나는 나갔다!


과천 서울랜드 가는 길


아이는 다섯 살이 되면 

외부음식을 어느 정도 먹을 수 있어

끼니를 싸가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과천은 차로 가는 것보다 

한번쯤 지하철을 타고 가도 좋다!

과학관이나 서울랜드의 접근성이 매우 훌륭하다. 


관악산 산자락 아래로 

과학관과 미술관, 동물관이 한데 모여 있는

과천은 아이를 둔 부모에게는 

정말 훌륭한 낭만 도시다!

 

미술관 옆 동물원이 괜히 나온 얘기가 아녔음!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절대 오지 않을 이 곳!

과천 꿈의 나라들... 

아이들을 둔 부모들이 정말 많이 찾는다. 

놀이공원의 인파를 견뎌낼 자신도 없고. 

그래서 늘 한가한 평일 낮에 온다. 


그럼 미술관을 대관한 듯 

관람이 가능하고, 

놀이공원을 전세낸 것처럼

줄 안 서고 실컷 탈 수 있다! 


동/상/이/몽



여기까지는 완벽했다!

나는 모처럼 문화생활을 할 수 있어서 만족했고,

아이들도 실컷 뛰어다니면서 

보고 싶고 체험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어 만족하고.

거기까진 좋았다. 


문제의 시작은 여기부터 

딸의 눈높이에 맞추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다!


미술관에서 딸과 나눈 대화의 일부와 

생각의 차이를 복원했다. 


아빠(40) : 아빠가 딸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것

‘김환기 작가가 그린 저 색과 배열들은 무엇을 뜻할까...

저 팝아트 작품 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세계관은 무엇일까...

사진과 판화, 회화는 무엇이 다르고, 예술이란 무엇일까’


딸(5) : 딸이 보고 느끼고 싶은 것

‘노란색보다는 보라색이 좋다.

하얀 도화지에 그려진 그림 속에 무엇이 호박이고 유령일까.

비율이 완벽한 동상보다 왜곡된 동상이 더 재밌다’ 


딸과의 완벽한 대화를 위해

약간의 아는 체를 섞고 싶어서

아빠는 열심히 네이버로 사전 조사를 한다.  


세상 어떤 부모의 마음은 이럴 거다!

혹시나 아이가 클래식에 이른 조예가 있을까, 

혹시나 아이가 탁월한 호기심이 있을까,

혹시나 아이가 언어 능력이 남다를까?


그래서 얕게 배운 지식이나마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랄까.


하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어쩌면 처음부터 눈높이 교육은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아이가 어른의 눈높이를 

닮아가는 게 아니라

아이가 바라보는 세계관에서 

조금 더 때묻지 않고 순수한 

시선으로 한 걸음 나아가는 돕는 게 

진정 아이를 사랑하는 길이라는 것을...


그렇게 눈높이를 맞추다보면 

언젠가 서로가 같은 그림을 그리는 

접점이 생기지 않을까? 


그래서 시선의 공유가 중요하다.

경험을 하고, 경험을 나누고

그 경험의 시간들까지도

공유하는 특별한 경험!!!


오래 전 어떤 육아 책에서 

인상적인 경험을 읽었다. 

아이와 한 달에 두 번 서점에 들러

책을 한 권씩 골라주자고. 

아이는 아빠에게

아빠는 아이에게 

서로가 골라준 책을 읽고

같이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 것!


그것만큼 아이들과 나눌 수 있는

뜻깊은 교류가 또 있을까? 


아빠와 딸


좋은 부모가 되기란 어렵다. 

해주고 싶은 건 많아도 

늘 경제적 여유가 없고, 

함께하고 싶은 건 많아도 

늘 시간적 여유가 없고, 

함께 읽어주고 싶은 건 많아도 

늘 체력적 여유가 없더라. 


그래서 일정 부분은 

정해진 나만의 법칙 안에서 

시간과 공간을 강제로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루에 30분은 

아이와 함께 책을 본다든지 

한달에 두 번은 

아이와 미술관에 간다든지 

3개월에 한 번은

가족들과 1박2일 여행을 간다든지 


그렇게 마음 속으로 정해놓고 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더라. 


더구나 마흔 어른이 돼서도

여섯 살, 네 살 아이에게 

배울 수 있는 게 많다는 기쁨은

느껴보지 않고선 모르는 축복이다! 




"아빠랑 딸이랑" (동상이몽 길)

서울 → 과천 대공원역 → 국립 과천과학관

 → 에버그린 (돈까스 경양식집 별 다섯) 

 → 과천 현대미술관 → 서울

** 코스에 따라 과학관, 미술관, 놀이공원을 

세 번에 나눠서 가는 게 더 좋음!!!

생각보다 볼 게 많고, 넓은 곳~


 




매거진의 이전글 [7] 하쿠나 마타타! - 선재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