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 저금보다 투자가 낫지 않을까?
ⓜ 돈관리 기본은 원래 간단하고 쉽다 ◆ 심화
.
.
문득 저금이 손해로 느껴질 때가 있다.
지금도 적금, 예금 이자는 터무니없이 적은데 거기서 더 내려가는 판이고, 물가 상승률은 하락 없이 쭉쭉 올라가기만 하니 많지도 않은 돈 몇 푼 거의 0%에 가까운 수익률로 차곡차곡 모아 어느 세월에 큰돈 만들까 싶어서 그렇다. 그래서 자꾸 투자는 위대하게 느껴지고 저금은 하찮게 여겨진다.
실제로 돈을 모으고 불릴 때 저금만 이용하는 게 좋은 방법은 아니긴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금을 하찮게 여기고 외면하는 건 절대 좋은 생각이 아니다.
투자를 할 때 필요한 목돈은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
처음부터 투자로 목돈을 마련하는 건 손실 위험이 있어 돈이 마련되는데 시간이 얼마가 걸릴지 모르고 심지어 원금을 잃을 수도 있다. 돈이 필요한 시기에 돈이 마련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당장 내일 보증금 내야 하는데 보증금 마련하려고 꼬박꼬박 사둔 주식이 손실이 나고 있다면? 식은땀이 줄줄 나겠지.
그래서 처음 목돈을 마련할 때는 안전하게 저금을 이용하는 게 좋다.
그리고 투자로 번 돈을 전부 다시 투자 상품에 보관하기보다 일부는 현금으로 놔두는 게 좋은데, 이때도 역시 저금 상품을 이용하는 게 제일 좋다. 평소 경제적 여유, 지금보다 더 나은 상황을 만들기 위해 어느 정도 지니고 있어야 할 현금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비상금이나 전세자금 등 꼭 필요한 돈을 투자 상품에 관리했다가 손해를 보는 경우 계획은 물론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이럴 때 역시 투자보다 저금을 추천한다.
솔직히 어떤 상황이든 본인이 투자로 수익을 올릴 자신이 100%라면 그 선택을 말리지는 않는다. 실제로 그렇게 될 수도 있고 그렇게만 된다면 그 선택이 훨씬 이득이니까.
하지만 꼭 이런저런 계획에 필요한 돈 말고도 평소에 단순히 현금을 좀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다. 비상금 같은 경우는 투자로 관리했다가 바로 꺼내 쓸 수 없어 곤란에 처하게 되거나 손해 보는 상황에서 당장 처분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 결국 어느 정도는 꼭 현금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현금은 집에 그냥 놔두는 것보다 저금 상품을 이용하는 게 그래도 낫다. 돈을 집안 어딘가에 쌓아놓기보다 통장에 숫자 몇 개 찍히는 게 편하고 안전하기도 하도, 이자 몇 푼이라도 버는 게 이득이기도 하니까.
돈을 관리할 때는 무조건 저금의 단점만 보고 저금을 배제시키는 게 아니라, 어떻게 유용하게 쓸 건지를 고민해야 하는 거다. 그게 돈 관리, 재테크를 잘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