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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피드백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야 하는 이유.

인물사진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

by 김아솔

사진을 좋아했다. 상업 사진사처럼 돈을 받고 일하지는 않았지만 사람을 좋아하고 인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인물사진을 정말 좋아했다. 포즈에 대한 공부도 참 많이 했었다. 그러다가 한 7, 8년 전쯤이었을까? 교사다 보니 피사체가 아이들이 많아 아이들을 찍고는 했다. 그러다가 친형에게 연락이 왔었다. 연극 극단 사진을 찍어달라는 것이었다. 적은 금액이지만 돈을 받고 찍는 사진이었다. 정말 떨렸다. 찍기 전에 아버지를 찍으면서 연습도 했다. 그런데 결과는 하고 나서 결과는 좋지 않았다. 사진이 좋지 않았던 게 아니라 요청한 사람이 포토샵 된 인물사진을 원했고, 내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진행해서 건네주었음에도 계속되는 수정요구가 있었다. 정확히 어떤 것을 해달라고 하면 좋겠는데 그렇지는 않고 다시 해달라고만 한다. 그때 새벽까지 수정해서 보냈던 기억이, 내 이메일 기록에 남아있다. 그리고 8년이 지난 지금 그분을 내가 클라이언트로 그분을 고용해서 일할 기회가 있었다. 촬영 관련 부분인데 전날에 스케줄 조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펑크를 냈다.

그랬다. 내가 그렇게 직업의식이 없는 분에게 받은 부정정 피드백에 휘둘렸던 것이다.


내가 바뀌어야 할 것인지 저 사람이 문제인지는 그 사람이 하고 있는 사업들을 통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서 나오는 아우라 그리고 그동안의 평판으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어리진 않았지만 무지했고, 연약했던 것 같다.


그리고 아직도 약간의 긴장감이 있기는 하지만 꽤 즐겁게 인물사진을 촬영한다. 지식과 경험이, 나이가 쌓이니 생기는 것들이라고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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