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딜롱 르동Odlion Redon(1840~1916)은
자연 속의 꽃과 나비를 통해 아름다움을 표현해낸 프랑스의 상징주의 화가입니다.
그의 작품 속 나비들은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날고 있습니다.
계절의 전령이자 연인들의 사랑에 관한 상징으로 줄곧 표현되는 '나비'.
그의 시선을 통해 보는 존재에 대한 사유와 아름다움을 만끽해 보세요~
가르쳐 주시지 않아도 처음부터 알았습니다
나는 당신을 향해 날으는
한 마리의 순한 나비인 것을
가볍게 춤추는 나에게도
슬픔의 노란 가루가
남몰래 묻어 있음을 알았습니다
눈멀 듯 부신 햇살에 차라리 날개를 접고 싶은
황홀한 은총으로 살아온 나날
빛나는 하늘이 훨훨 날으는 나의 것임을 알았습니다
행복은 가난한 마음임을 가르치는 풀잎들의 합창
수없는 들꽃에게 웃음 가르치며
나는 조용히 타버릴 당신의 나비입니다
부디 꿈꾸며 살게 해 주십시오
버려진 꽃들을 잊지 않게 하십시오
들릴 듯 말 듯한 나의 숨결은
당신께 바쳐지는 무언無言의 기도
당신을 향한 맨 처음의 사랑
불망不忘의 나비입니다, 나는
- 참고시: 나비의 연가 / 이해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