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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독하는 캔버스 Jul 31. 2023

[미술이야기] 은밀하게 위대하게, 윌 바넷


윌 바넷Will Barnet(1911~2012)은 일상생활의 캐주얼한 장면,

인간의 모습과 동물을 묘사한 그림, 수채화, 소묘 및 판화로 유명한 미국 작가입니다.

70여년 이상을 유행하는 미술사조와 동떨어져 독립적으로 활동했던 그는

엄격함, 절제, 독실함 등의 청교도적인 전통이 강했던 뉴잉글랜드에서 성장했으며,

이러한 그의 성장환경은 '인간적인 미니멀리즘' 양식을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작품을 통해 보여지는 바넷의 어두운 팔레트와 단색 배경은

책을 읽거나, 침착하고 조심스럽게 앉아

생각에 잠겨 먼 곳을 응시하는 작품 속 인물에게

불길하고도 신비한 공기를 제공하고, 초월적인 꿈같은 세계를 우리에게 선보입니다.


현대 회화 양식의 추진력이 되는 추상 구성의 원리들을 탐구했던 그는

우울증 시대의 투쟁, 가족 생활의 단순한 사랑과 희망을 모두 암시하는 초기작들을 남겼습니다.

어두운 색조를 통해 사회적 사실주의를 나타내고 있으며,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작품에 생생한 색상과 추상적인 인물을 추가하여

사회의 병폐가 해소되었음을 그림을 통해 시사하기도 합니다.




1960년대 이후, 윌 바넷은 재현적 미니멀리즘에 정착하며

사실주의의 단순화된 형태와 시적이고 환상적인 상징주의 사이에서 자신의 예술세계를 구축해갑니다.

그는 가족과 친구들의 선형적이고 미묘하게 채색한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했으며

어두운 숲이나 해변가에 있는 여성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바다를 바라보는 여인의 애수어린 모습을 재현한 이 초상화는

외로움의 사무치는 감정을 잘 표현한 작품입니다.

복잡하지만 미니멀한 구성을 만들어낼 줄 알았던 그는

수직과 수평 구도를 사용하여 이미지의 본질을 추상화하고 강렬한 감정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윌 바넷의 작품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인지,

작품 속 주인공이 어떠한 상황에 처해있는 것인지,

저 구도가 사실적인 것인지 등의 많은 궁금증과 의심을 불러 일으킵니다.

특히 작품 속 인물의 굳게 다문 입과 무표정한 얼굴은

작금의 현대인의 초상과도 같이 느껴집니다.

우리 안에 일어나는 강렬한 감정의 언어들이 응축된 느낌입니다.


단순화된 구도 안에 수많은 감정의 언어들을

그림으로 내재시킨 윌 바넷의 작품을 마주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내가 감추고 덮어놓은, 숱한 감정의 언어들을 되새겨 봅니다.

그의 작품 속 은밀함과 위대함 그 사이를 거닐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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