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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기 돌봄 프로젝트, Let's start!

by 굿네이버

사실 갑작스럽게 2주간 휴가를 냈다.

"지금 현재 우리 팀의 상황은 알지만, 당분간 쉬어야 할 것 같아요"

나는 약간 울먹거리는 소리로 팀장과 통화를 하고 있었다.


병원 응급실은 몰려드는 환자들로 인해 연일 환자수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응급실 사회복지 팀은 상황도 그리 좋지는 않았다.

한 명은 출산 휴가, 한 명은 자기 병가로 근무를 못하고 있는 상태다.

또 한 명은 이제 곧 3주 휴가를 떠날 예정이고, 또 한 명은 곧 이직을 한다.


팀을 생각하면, 당장 다음 날부터 일을 쉬겠다고 하는 것이 말이 안 된다.

하지만, 내가 먼저 살고 볼 일이다.

세상에서 제일로 소중한 것은 바로 '나'니까!

팀장도 내 심정을 알기에 바로 허락을 해 주었다.

이럴 때는 뉴질랜드에서 일하는 것이 정말 행운이라고 느껴진다.



"여보, 아무래도 번아웃이 온 것 같아"


아내와 함께 헤글리 공원을 산책하고, 카페에 앉아 점심을 먹으며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사실 2주 휴가를 받아 몸은 쉬고 있었지만,

여전히 내 마음속에는 태풍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작은 일에도 짜증을 내고,

사소한 말에도 화를 냈다.


어쩌면 몸보다 쉼이 필요한 것은 '마음'이었나 보다.



나는 INFP이다.

사실 예전에는 내가 ISTJ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아니, ISTJ였다.

하지만 나이가 들다 보니 성격도 바뀌는 것 같다.

어느 순간 내 성격은 INFP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오십 세를 바라보는 이 나이에 'F'가 자꾸 말썽을 일으킨다.

이놈의 F가 자꾸만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한다.

자연스레, 내 입에도 "I feel"이라는 말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F가 두각을 드러내니 타인의 아픔에 잘 공감하는 능력이 생겨서 좋다.

하지만, 남들의 시선과 비판에, 마음 한켠이 조용히 무너져 내리는 일이 잦아진다.


“거의 모든 것은 잠시 꺼두면 다시 작동합니다. 당신도 마찬가지예요.”
“Almost everything will work again if you unplug it for a few minutes – including you.” – Anne Lamott (작가)

결국, 나는 나 자신을 꺼두기로 했다.

나를 먼저 사랑하고, 돌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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