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병원 응급실 사회복지사의 찐 스토리
빙봉~빙봉~” 오늘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소리가 울린다.
긴급히 환자가 이송되어 온다는 소리다. “트라우마 콜”이다. 10-15명의 의료진들이 벌떼같이 몰려온다. 모두 다 노란 피복을 입고 있다. 앞에는 하나씩 커다란 이름표를 다고 있다. 한눈에 봐도 각자의 역할이 보인다. 적막이 흐를 것 같은 응급실이지만, 여기저기 잡담 소리가 들린다. 깔깔깔, 웃는 소리다.
아이러니하다, 심각한 상황이지만 어느 누구 하나 신경이 곤두서 있는 모습이 없다. 삶과 죽음의 경계 앞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내공이 느껴진다.
우리는 삶과 죽음의 경계 사이에서도 삶의 여유를 잃지 말아야 한다.
잠시 후 하늘에서 "두두두두도—— 두두두두두두도" 소리가 들려온다. 헬기가 내려오고 있다. 얼마 안 지나 빨간 의복을 입은 2명의 구급대가 피 흘리는 환자를 데려온다. 그 순간 잡담 소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적막이 흐른다.
바로 그 자리에 나도 함께서 서서 듣고 있다.
나의 역할?
사회복지사다.
뉴질랜드 한 도시에 있는 병원 응급실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다..
이제 제법 3년이 지나 선임 사회복지사로 팀을 이끌고 있다.
“아니 왜 사회복지사가 응급실에 있어?”
“아니 그 위급한 상황에서 사회복지사가 할 수 있는 일이 뭔데?”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어떤 분들은 “참 봉사하느라 수고가 많아요!” 한다. 물론 가끔 만나는 한국 사람들이 그렇게 말한다.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료 사회복지사의 역할은 정말 다양한다.
트라우마 지원, 가정 폭력 환자 진단 및 지원, 아동 학대 피해자 지원,
노숙자 지원, 고령 환자의 위기 상황 처리 등 수없이 많은 일들을 한다.
한 동료가 말한다. "우리는 사회 문제를 고쳐주는 의사야"
또 한 동료가 맞장구를 치며 말한다. “그뿐인가? 우리가 구급대야!”.
병원 응급실은 의사, 간호사, 기타 의료진들 포함 모두가 24시간 바쁘게 움직인다.
수많은 환자들이, 각양각색의 환자들과 가족들이 드나드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정말 많은 에피소드가 생긴다.
앞으로 이곳에 이런저런 응급실 이야기, 뉴질랜드 사회복지 이야기를 담아 가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