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흘러도 남아있는 그때의 마음
시간이 흐른 뒤에야 제대로 마주할 수 있게 된 그 시절과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그때의 마음
그 단단한 시간의 벽을 더듬는 사이 되살아나는 어설프고 위태로웠던 우리의 지난날
기다리고 기다렸던 최은영 작가의 신간이지만 짐짓 태연하게 읽어 내려가다가 책을 덮고 나니 왈칵 눈물이 차오른다. 그렁그렁 맺힌 눈물을 아래로 떨어뜨리고 싶지는 않다.
쉬이 눈물로도 흘려보내지 못하는 시간이 있다.
돌아갈 수 없는 시간에서 진작에 빠져나온 그들을 다시 만날 수는 없다.
하여 그때는 몰랐고 지금에서야 알게 된 것들을 전할 방도는 없다.
그 시간에는 나 역시 머물고 있지 않음에도 아무도 없이 텅 빈 그곳을 나는 아직도 기웃거린다.
다시는 예전 같을 수 없다고, 더는 예전처럼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고, 무너지듯 토해낸 나의 고백에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 담담히 대꾸해주었다.
비록 그 말이 내게 온전한 위로를 주지 못한다 하여도 나는 순간을 붙들고 다시 일어섰다.
빗방울에 맞아도 너무 아파서 남들 모르게 찔끔찔끔 눈물 나는 내가 하염없이 민망하고 부끄럽지만 그것이 잘못은 아니라고 이런 나를 어쩌겠냐며 스스로 끌어안아본다.
20170722 by 마음결
네가 아치디를 떠날 때 나는 그게 마지막이라는 걸 알았어.
아니야.
괜찮아, 랄도. 꼭 계속되어야만 좋은 건 아니잖아.
핸드폰 너머로 하민의 숨소리가 들렸다.
난 그냥...... 너에게, 있잖아. 그냥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 이상하게도 그 말이 잘 안 나와서. 말이 너무 가벼운 것 같아서 그랬던 건데. 랄도, 늦었지만, 너에게 고마워.
하민.
또 모르지. 수많은 우연이 겹치면 다시 볼 수 있을지. 그러니까.
메일 쓸게. 주소 좀......
아니, 그냥 이렇게 하자.
.......... <아치디에서> p.2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