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교회', 예배의 마지막 의식은 콜라 마시기

응답하라 멕시코, 1999년 3월 18일

by 긍정의 힘

이른 아침에 가이드를 따라 '코카콜라 마을'이라고 불리는 '산 후안 차물라(San Huan Chamula)'로 향한다. 이곳은 마야 후손들이 거주하는 인디오(원주민) 마을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 하나. 절대 허락 없이 다른 사람의 사진을 찍어서는 안 된다. 일부 인디오들은 사진에 찍히면 영혼이 빠져나간다고 믿기에 자칫 낭패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을에 도착하니 역시나 코카콜라의 마을답다. 코카콜라 로고가 시선에 걸리지 않는 곳이 없다. 건물 담벼락부터 농구 골대까지 코카콜라 로고가 새겨져 있다.

<맨발의 꼬마들이 바삐 어딘가를 가고 있다. 멀리 코카콜라 간판이 보인다. 가이드에게 부탁해 사진 찍어도 되는지 허락을 받았다.>

이곳 인디오들은 부족마다 사용하는 언어와 의상이 모두 다르다고 한다. 그들의 의상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머리에 독특한 모자를 쓰고 있는 인디오, 하얀 천으로 온몸을 감싸고 있는 인디오 등 그 의상이 각양각색이다.


이곳 코카콜라 마을에는 '코카콜라 교회'가 있다. 본래 이름은 'St. John the Baptist'. 토착 신앙과 가톨릭이 결합된 형태로, 전체적인 분위기가 우리나라의 일반 교회나 성당과 사뭇 다르다.


교회에 들어서자 바닥에 놓인 수백 개의 초가 교회 안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신자들이 촛불을 앞에 두고 기도를 드리고 있다. 그 때문인지 교회 바닥은 온통 까맣게 그을린 자국과 타고 남은 촛농으로 가득 차 있다. 수많은 신자들의 염원을 담은 기도의 흔적이다.

<'코카콜라 교회', 출처: flickr>

코카콜라 교회라는 별명답게 교회 안에는 코카콜라, 펩시콜라, 환타 병들이 여기저기 놓여있다. 마치 탄산음료수 전시장에 온듯한 착각마저 든다.


이러한 음료수 병의 용도는 장식용이기도, 그리고 예배의 중요한 소품이기도 하다. 예배의 마지막 의식이 바로 '콜라 마시기'이기 때문이다.


신자들은 예배를 마치고 교회를 나서기 전, 콜라를 병째 들이킨다. 트림이 나쁜 기운을 몰아낸다는 믿음에서다. 그러기에 정성스레 예배를 드린 후 콜라를 마신다고 한다. 이곳저곳에서 남녀노소가 내는 다양한 트림 소리가 들린다.


우렁차게, 때로는 날카롭게, 그리고 때로는 나오지 않는 트림을 억지로 끄집어내는 소리까지. 그렇게 나쁜 기운이 빠져나가고 있다. 나도 콜라를 들이키며 그 대열에 동참한다.


'나가라 나쁜 기운'

"꺼어억"

<독특한 모양의 십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