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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자룡 Sep 28. 2023

이기고 싶다면, 한 분야를
쪼개서 들어가라!

돈이 되는 글쓰기로 한 분야에서 새롭게 출발한다면, 블루오션에 뛰어들 것인가? 레드오션에 진입할 것인가? 아마도 경쟁자가 없는 블루오션이 끌릴 것이다. 하지만 블루오션은 경쟁자만 없는 게 아니라 물고기도 없다. 물고기가 넘친다고 어부들에게 소문났다면 거기도 금방 레드오션이 된다. 


시장이 없을 때는 스스로 고객 수요를 창출해야 하는데 이게 만만치 않다. 반면에 레드오션은 경쟁자가 넘치지만 그만큼 시장의 파이도 크다. 거대한 시장을 잘게 쪼개서 진입하는 세그멘테이션 전략을 적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영어는 하나의 거대한 시장이다. 이 시장을 영어를 배우는 목적이나 대상에 따라 잘

게 쪼갤 수 있다. 초등 영어, 중학 영어, 수능 영어, 왕초보 회화, 토익, 토플, 토스, 편입 영어, 성인 영어, 문법, 발음, 신문, 미드 등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


당신이 영어 실력이 탁월해서 영어 분야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고 가정하자. 이미 다방면에 출중한 능력을 갖췄을 것이다. 문법도 빠삭하고, 어휘량도 많고, 발음도 뛰어나다. 영어 자격증도 다수 갖췄다. 이것저것 전부 발군이니 모든 문제에 능통한 영어 전문가로 대서특필하고 싶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해결사를 원한다. 이것저것 적당히 잘하는 사람을 전문가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또한 지금은 인터넷으로 잘하는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하고 컨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에, 본인만의 특장점을 예리하게 갈지 않으면, 눈에도 띄지 않는다. 어설프게 잘하는 사람은 길거리에 치이게 많다. 


돈이 되는 글쓰기는 한 분야의 문제부터 ‘제대로’ 해결하는 게 목적이다. 너무 많은 문제를 동시에 다루면, 전문가로서 입지를 다질 수 없다. 분야를 쪼개서 작은 조각을 확실하게 씹어 먹자. 거기서부터 야금야금 영토를 확장해보자. 


여러분은 김밥천국에서 파는 갈비탕 vs 20년 전통 갈비탕 전문점에서 파는 갈비탕, 둘 중 무엇을 먹겠는가? 당연히 갈비탕 집에서 파는 갈비탕이다. 거기서는 갈비탕을 예술적으로 보글보글 끓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김밥천국은 서민들에게 유용한 음식점이지만, 전문점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일단 작은 분야에서 전문가로 자리잡아라. 작게 시작했다고 영원히 작으란 법이 없다. 한 분야에서 확실하게 인정받으면 컵에 물이 넘치듯 자연히 확장된다. 만약 여러분이 왕초보 영어 회화만 전문적으로 다루기로 했다. 관련 글도 30편 이상 썼다. 교육 컨텐츠도 몇 편 찍어서 노출시켰다. 사람들에게 신뢰가 쌓였다면 사람들은 단지 그것만 문의하지 않는다. “거기서 문법도 배울 수 없나요?”, “시험 영어는 가르치나요?” 하며 추가적으로 질문한다. 그 때 OK를 외치며 새로운 미션을 수락하면 된다. 


내가 코칭한 수강생 중에 필리핀에서 8년간 생활하며 중, 고등학생을 졸업한 유학생이 있었다. 어떤 방향으로 퍼스널 브랜딩을 할지 모호하다는 고민이 있었다. 그래서 필리핀에서 성공적인 영어 유학을 하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보자고 했다. 이를 블로그에 하나씩 업로드해서 사람들에게 알리자고 권유했다. 뭉뚱그려서 ‘영어 학습’만 다루기보다, 8년 간 필리핀 유학 생활과 영어 학습 노하우를 곁들이면 더 많은 호응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의 글쓰기>를 쓴 강원국 선생님을 보면, 초기에 글쓰기 책만 출간했다. 그러다 강원국 선생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말하기 시장’이 더 크기 때문에 이제는 <강원국의 결국은 말입니다>,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처럼 말하기 책도 집필한다. 강원국 선생님은 처음에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글쓰기 분야에 깃발을 꽂았다. 그것을 발판삼아 강연을 다니며 말하기 실력을 쌓았다. 강연 횟수가 많아지면서 강연가로 자연스럽게 포지셔닝 되었다. 그러니 이제는 ‘말하기 전문가’로 변모해도 안될 게 전혀 없다. 그러나 애당초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전문 분야를 내버려두고, 혹은 특출난 분야도 없으면서 확장부터 염두에 두었다면 분명 첩첩산중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1등을 기억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은 기억하지만, 5번째 높은 산은 모른다. 한 분야라도 1등 해보기를 바란다. 그럼 누군가는 이렇게 반박한다. ‘1등이 어디 쉽나?’ 쉽지 않지만 할 수 있다. 분야를 쪼개고 쪼개면 1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는 20살 때 중국 하얼빈에서 유학을 했다. 거기서 미친듯이 공부했고, 모든 자격증을 고득점으로 취득하고, 대외적으로 나를 알릴 수 있는 여러 행사에 참여했다. 실력과 인지도를 동시에 올렸다. 적어도 해당 대학, 그 지역에서는 꽤나 실력이 있는 학생이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중국어를 제일 잘하고 싶어서 한국외대통번역대학원을 진학했다. 졸업하고 <1년 만에 중국어 통번역사가 되는 방법>을 집필했고, 중국어 회화 시험인 TSC를 10급으로 취득했다. 


원어민 수준에 올라와야 취득할 수 있으므로 국내에서 한국 사람은 거의 따지 못한 걸로 알고 있다. 사실 나 빼고 실제로 본 적은 없다. HSK 6급도 293점으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냥 중국어 잘하는 사람은 많다. 통번역대학원에 나온 사람도 많다. 하지만 중국어 회화도 최상급이고 책도 쓰고, 자격증도 최고급으로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아마 나 거의 없지 않을까? 작은 분야라도 정점에 서게 되면, 다른 문제도 해결할 자격을 갖추게 된다.


본인만의 분야를 정해라. 그 분야를 잘게 쪼개서 진입하라. 1등을 하고 서서히 확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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