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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자룡 Oct 06. 2023

탕후루 가게들이 곧 망할 것 같은 5가지 이유!

2006년, 중국 하얼빈에서 유학을 시작했다. 내 기억에 2007년인가 한국에서 교회 친구들이 여행차 중국에 놀러왔다. 겨울에 그 친구들이랑 거리를 걷다가 탕후루를 처음으로 맛봤다. 그 때 기분을 거칠게 표현하면 "이빨 쪼개지는줄 알았다." 맛있는지는 모르겠고 딱딱하고 끈적거렸다. 나의 탕후루 첫 경험은 그렇게 수줍게 끝이 났다. 


그리고 2023년 갑자기 대한민국에 탕후루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나는 건대 근처에 산다. 거기에 왕가(王家) 탕후루, 오공 탕후루 등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일시적인 유행일까 아니면 마라탕처럼 한국에 완벽히 정착할까? 잘되면 좋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회의적이다. 


과감하게 예측해보자면 탕후루 강점기는 1년도 되지 못해서 막을 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시점에 탕후루에 4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딱딱하고 끈적거린다. 


탕후루는 안에는 과일이 있고, 겉에는 두터운 설탕 갑옷이 있다. 이빨로 설탕 갑옷을 거칠게 뽀개먹어야 한다. 이빨에 무리가 간다. 이게 무슨 의미냐면, 이빨이 나쁜 사람들은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음식 특성상 먹지 못하거나 기피하는 연령대가 생겨버렸다. 잠시 유행이라고 따라 먹을 수 있겠지만, 치아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계속 즐길까? 상당히 회의적이다. 


둘째, 신발에 설탕물이 달라붙는다. 


얼마전 추억을 회상하며 탕후루 가게에 들어갔다. 설탕물이 땅에 범벅되어서 신발이 쩍쩍 늘어나는 느낌이 났다. 오래 있고 싶지 않았다. 생각해보자. 요즘 탕후루 가게는 보통 데이트 코스에 들어서고 있다. 젊은 남녀가 최대한 이쁜 신발을 신고 왔을텐데, 탕후루 가게 들어가면서 신발에 물엿을 뭍힌다? 이것도 분명히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셋째, 설탕 과다 복용이다. 


요즘 유행하는 이야기가 제로콜라와 나랑드사이다를 마시던 사람들이 이제는 설탕 범벅된 과일을 입에 자발적으로 넣는다는 것이다. 대놓고 설탕 덩어리인데 과연 사람들의 관심을 얼마나 끌 수 있을까? 은근히 불량식품이여야 하는데 대놓고 불량식품 같다. 내면에 감춰진 과일도 그 본질이 설탕이라는 것을 외면할 수 없다. 


넷째, 만들기 너무 쉽다. 


일단 생긴 것부터 만들기가 쉽다. 결국에는 '과일꼬챙이' 아닌가. 양꼬치보다 만들기가 쉽다. 아무 과일이나 꼬챙이로 꿰서 설탕물 뭍히고 탕후루해도 모를 정도다. 최근에 여기저기 탕후루 가게가 우후죽순 생기는 이유도 제작 난이도가 낮아서다. 조만간 경쟁력이 낮은 가게는 문을 닫을 것이다. 

 

중국 매니아로서 탕후루가 잘되면 좋겠지만, 

그냥 왠지 안될 것 같아서 몇 자 끄적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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