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안끝난 여행
11탄에서 마치 여행이 끝난것 마냥 이야기 했지만 아직 여행은 끝나지 않았다. 12탄에서는 조금 더 명소 위주의 여행기가 될것 같다(적다보면 또 옆길로 샐지도)
오늘은 센트럴 파크를 가로질러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으로 향했다. 메트로폴리탄 이라고 함은 우리가 익히 들어온 세계 최대 미술관들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 처음 뉴욕에 올때 이 미술관이 여기 있는줄은 몰랐다(무식인증) 처음에는 MOMA라는 현대 미술관을 가려고 했었는데 거기보다는 메트로폴리탄이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 전공을 했고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지만 사실 순수 미술에 대해서 아는게 하나도 없다. 학창 시절에도 미술역사 미술이론 같은건 진짜 외우지도 못했고 성적도 안좋았는데 이론과 역사 보다는 그림 그 자체에 좀 집중을 해서 그렇지 않나 생각 해보았다. 메트로폴리탄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열심히 걸어갔다(숙소에서 걸어서 대략 한시간 걸림)
위 경로로 찹찹 걸어가기 시작 했는데 날이 조금 풀려서 그런지 센트럴파크 길이 약간 진흙탕이 되어 있는 구간이 있었다. 그냥 큰길로 갔으면 길찾기도 쉽고 길도 편했을건데 괜히 저 지도보고 센트럴파크 가로지르자! 하는 바람에 센트럴파크 안에서 좀 헤메었다. 지도상에서는 우회전인데 막상 현실은 우측길이 난간 아래쪽에 있다거나 하는 식이어서 길찾기가 조금 어려웠다.
짠! 그래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잘 도착했다. 볕이 좋아서 그런가 유독 건물이 더 이뻐보였다. 신기한건 여기 오자마자 바람이 엄청 불었다는건데 너무 찬 바람이 세게 불어서 얼굴과 손이 다 얼어 붙었다. 우리는 저 사진 가운데 보이는 계단쪽에 줄을 섰다.
미술관 앞의 푸드트럭에서 뭐좀 사먹을까 고민했는데 결국 2달러 짜리 생수 하나만 샀다. 미술관 내부에 물을 들고 들어가는걸 다들 추천했는데 나중에 구경해보니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정수기가 없었음)
얼마나 줄을 섰을까 드디어 문이 열리고 말로만 듣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들어갔다. 들어갈때 가방 검사를 했는데 나는 가방에 별거 없어서 바로 통과됐다 (물이랑 오즈모포켓3랑 보조배터리 등)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우측을 바라보니 이집트 유물 같은게 하나 있었다. 그거 조차도 되게 멋져보였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이렇게 스티커를 줬는데 이걸 잘 붙이고 다니라고 했다. 이 스티커가 없으면 미술관에 돌아다닐 수 없다고 해서 잘 안떨어지게 아예 손에다가 붙여버렸다 (처음에 옷에 붙였었는데 잘 떨어짐)
사실 뉴욕 여행중에 메트로폴리탄을 두번 방문 했는데 첫 방문때 신청했던 한국인 도슨트의 경험이 많이 아쉬워서 또 방문하게 되었다 (위 사진들은 첫 방문때 찍은 사진들)
정말 다양한 작품들이 있었는데 사진같은 느낌의 그림도 있었고 모네의 그림도 있었다. 반고흐의 초상화도 있었는데 직접 보니 교과서에서 봤던 초상화의 모습은 진짜 그림의 반도 못담았구나 라는게 느껴졌다. 두껍게 바른 유화의 질감이 정말 살아 숨쉬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왜 당시에는 인정을 못받았을까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정말 신비로웠다. 이 외에도 정말 많은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사진은 엄청 찍어둠) 하루종일 돌아도 다 보기 힘들정도로 많았다.
메트로폴리탄에는 이렇게 이집트 신전도 실물로 전시가 되어 있었는데 실제로 신전을 처음 본거라 너무 신기했다. 티비에서만 보던 조각과 상형문자들을 보니 ‘이게 진짜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가까이서 보니 진짜가 맞긴 맞았다. 너무 신기하고 멋져서 이 공간에서 한동안 머물며 계속 사진을 찍어댔다. 더 구경하고 싶었지만 다리가 너무너무 아파서 잠시 앉아서 쉬었다. 잠시 앉았지만 시계를 보니 대략 세시간 정도 시간이 지나있었다. 도저히 더 구경하기 어렵다 판단하고 미술관을 빠져나왔다. 이번에 보고싶은걸 다 못봐서 한번 더 보러 오기로 했다
미술관을 나와서 거리를 거니는데 건물들이 다 깨끗하고 이뻤다. 우리 호텔 근처는 좀 더럽고 노숙인도 많고 분위기가 다소 복잡했는데 여기는 좀 더 정리되어 있고 건물도 좀 더 이쁜게 많았다. 길거릴 가다 신호등에 붙은 광고판 색감이 이뻐서 사진을 찍었는데 찍고보니 종교전도 광고판 이었다. 뉴욕도 종교 전도하는 그런게 있구나 싶어서 신기했다. 사람사는거 다 똑같다.
아내가 ‘스트랜드’라는 유명한 뉴욕 서점이 있대서 중간에 들르기로 했다(100년 전부터 존재한 서점 이라고 하더라) 여기는 스트랜드 팝업스토어 같은 곳이었는데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아래로 쭈욱 내려오면 있는 곳이었다. 길거리에 있는 작은 서점이지만 다양한 책을 볼 수 있었다. 짐이 무겁지만 않으면 여기서 사진첩 같은걸 사가고 싶었다 (캐리어가 무지막지하게 무거워서 포기) 굿즈들이 이쁘고 사고싶은것들이 많았는데 역시 물가의 도시라서 그런가 좀 비싸게 느껴졌다 (당시 환율 1,460원)
밑으로 좀 더 내려가니 신기한 모습의 건물이 보였다. 가까이 가니 익숙한 브랜드가 눈에 띄었다. 루이비통 건물이었는데 진짜 특이했다. 여기가 명품 브랜드가 많은 거리 같았다. 애플스토어도 있고 프라다 등등 다른 명품도 많이 있었다. 뉴욕은 거리마다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그런가 볼거리가 많아서 걸어다니는 재미가 있었다(다리와 발은 이미 망했다)
블랙폭스커피 라고 지인에게 추천받은곳이 있어서 한번 들러보자! 했는데 야외자리 밖에 없었다. 야외 공간도 이쁘고 좋긴한데 추워가지고 도저히 밖에 앉아 있을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날은 커피를 포기하고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돌아오는길에 근처 한식집에 들렀다. 근데 여기는 한식집 이라기 보다는 한식을 따라하는 외국음식점 같았다. 순두부찌개를 시켰는데 맑은 국물에 라면스프 맛이 물씬 났다. 대충 먹고 나왔는데 둘이 먹고 대략 50달러 정도 냈는데 너무 아까워서 여행중 처음으로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다.
결국 호텔근처에 중식인지 대만식인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국수집에 가서 국수를 사먹었다. 매콤하고 이국적인 맛이 나는게 스트레스 풀리는 맛이었다(역시 매운걸 먹어야해)
이 날은 유일하게 저녁을 두끼먹은 날이 되었다. 하지만 엄청 걸었으니 그걸로 위안을 삼기로 했다. 진짜 방에 돌아오고나니 둘다 만신창이가 되어서 바로 침대로 직행 할 수 밖에 없었다. 무한도전을 유튜브로 틀어놓고 멍하니 보며 웃고 하다보니 어느새 잘 시간이 되었고 그렇게 또 하루를 마감했다. 내일은 또 얼마나 감동적인 하루가 있을까 기대하며 잠에 들었다(근데 발이랑 다리가 너무 아팠다)
오늘의 핵심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이었는데 메트로폴리탄은 살면서 정말 한번은 꼭 가볼만한 미술관이라고 느꼈다. 미술에 크게 관심이 없더라도 실제로 작품들을 보는 순간 마음을 빼앗기고 정신없이 감상하고 다니는 본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매번 전시되는 작품이 바뀌니까 다음에 또 다시 와서 구경하면 새로운 작품을 또 만나고 또 감동하지 않을까? (다음엔 중세 갑옷은 꼭 구경하러 다시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