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책, 만들고 싶은 책
1. 좋아하는 책
<중국집 - 피아노 조율사의 중국집 탐방기>
<경양식 집에서-피아노 조율사의 경양식 탐방기>
나는 이 책을 너무나 사랑한다. 왜 이렇게 이 이야기가 좋을까 생각해봤다. 먼저는 만화를 그린 이윤희 작가님의 느릿하고 조용한 만화를 광적으로 좋아한다. 그것은 충분히 알고 있었던 사실이다. 이윤희 작가님의 책을 모조리 사서 내 명예의 전당에 작가님의 이름을 올려두었으니. - 후속권인 경양식집에서를 읽다가 내가 이 책을 사랑하는 이유를 마저 깨달았다. 늘상 나는 익히 접한 사람들의 글을 읽어왔다. 작가랄지, 학자랄지, 하여간 책이라는 매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글들을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 있으면 내가 모르는 세상을 만나는 것만 같아서 그 만남이 벅차게 좋다. 멋지다. 지하철 옆에 앉은 평범한 누군가가 자기의 삶을 살며 글을 쓰고 책을 낼 궁리를 하고 있다는 생각만 해도 기뻐서 환호하고 싶어질 지경이다. - 책도 사실은 하나의 권력이다. 오랫동안 몸 담고 있으면서 그 엄연한 사실을 자주 마주하곤 한다. 어디에나 있는 약자가 출판의 세상에도 존재한다. 퍼스널브랜딩을 이룩한 작가의 책은 (그 작가님도 그 자리에 오기까지 얼마나 노력을 했을까) 순조롭게 판매되는 반면 신인작가의 수작은 빛을 보지 못한다. (예는 더 많지만) 나는 그들이 본인 작품을 치열하게 할 수 있도록 출판계가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는지 늘 머쓱한 마음 한 자락을 갖고 있다. - 그래서 누군가 마이크를 쥐어주지 않았음에도 나는 자꾸 마이크를 집어들고 싶다. 여기 이런 책이 있다고, 이런 작가님이 있다고 외치고 싶어서다. 그리고 그 마이크가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서 나는 권력이 향한 곳으로 갈 수밖에 없는 시장의 판도가 다양한 시도로 다채로워지고 다양한 이야기를 품기를 바란다.
2. 만들고 싶은 책(미팅을 앞둔 밤)
언젠가부터 나는 약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엄청난 우연의 타이밍과 경로로 나와 인연이 닿은 반려견과 지내게 되면서부터 나라는 인간밖에 몰랐던 내 세계에 조금씩 돌본다는 개념이 들어서게 되었다. 그리고 그 돌본다라는 단어가 보다 약한 자를 향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아이를 돌보고 노인을 돌보고 장애인을 돌보고 동물을 돌본다. 그리고 돌봐야 한다. 나아가서는 소수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에 편에 서서 그들을 상황을 돌봐줘야 한다.
그런데 나는,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 코로나로 소외된 아이들이 학대로 목숨을 잃었고 실종된 장애인 친구는 돌아오지 않고 있다. 동물원의 동물들은 얼음 감옥에 갇혀 있다. 나는 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지극히 보편적인 이야기를 특별하게 하고 싶었다. 평범한 선의가 사회적으로 합의가 되었을 때 세상이 감동할 거라는 믿음이 있다. 변하지는 않을지언정 조금은 꿈틀거릴 거리고. 그리고 약한 것을 지키는 사람들이 끝내는 소중한 것을 지킨다는 신념을 자주 되뇌인다. 결국 세상에 모래알 같은 선량한 시민이 세상을 이길 거라는 믿음.
언제나 내 마음 속에는 이러한 이야기가 있었다. 어떤 형태로 어떻게 나와야 할지 몰랐을 뿐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함께할 수 있는 작가를 만났다. 나는 그 첫걸음을 떼어보고 싶다. 되려나?
*유튜브에사 책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