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상의학적 검사와 통증에 대해서, 그리고 통증의 모호성과 신경계의 영향들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습니다. 이런 영상의학적 검사에 대한 오해가 가장 많은 분야가 허리디스크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잘못알고 있는 지식들과 오해에 대해서 한번 설명해 보려고 합니다.
허리 통증이 없는 사람 중에서도 디스크 탈출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
수많은 사람들이 디스크가 나와있지만 통증을 느끼지 않고 살아 가고 있습니다. 통증이 없는 사람의 52%가 적어도 한 부위의 디스크 팽륜이 있다는 연구도 있고, 1/3이 디스크의 이상이 있다는 연구, 60대 미만의 20%가 디스크 손상이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심지어 허리가 아닌 다른 부위에 대한 연구들도 많습니다. 이런 연구들에서 발견할 수 있는 패턴은 명확합니다. 지나가는 성인 어느 사람을 잡고 어느 부위를 지목해서 MRI를 찍더라도 이상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 Boden et al. (1990) Abnormal magnetic-resonance scans of the lumbar spine in asymptomatic subjects. A prospective investigation.J Bone Joint Surg Am. 1990 Mar; 72(3): 403–8.http://www.ncbi.nlm.nih.gov/pubmed/2312537.
MRI는 디스크 탈출증의 예후를 말해주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디스크 튀어나온 양이 많을 수록, 여러 디스크에서 탈출증이 있을 수록 예후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Saal은 Spine지에 논문을 발표하면서 MRI상 영상과 치료 예후의 관계는 아직도 의문으로 남아 있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추간판 탈출증이 한 레벨에서 튀어나온 환자에 비해서 여러 레벨에서 튀어나온 환자를 비교 했을 때도 그 예후가 나쁘다는 명백한 근거가 없습니다. 차라리 운동 습관, 심리적 안정, 빠른 재활운동의 실시들이 예후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하네요
3) Saal, J.A.: Natural history and nonoperative treatment of lumbar disc herniation. Spine 21(24S):2S-9S, 1996
"요통의 원인은 디스크야", "내 허리는 디스크가 나와있어"라는 생각만으로도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통증은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하나의 경고체계입니다. 엄청난 조직 손상이 있다고 하더라도 생존을 위해서 통증을 잊어야하는 순간 (전쟁 중, 격렬한 운동 중)에는 통증이 뇌에서 차단되게 됩니다. 그러나 반대로 아주 작은 조직 손상도 몸에게 경고하는 수많은 자극들 '사회 경제적 능력', '과거에 크게 다쳐서 고생했었던 기억', '감정적 상태'들과 함께 어울려 진다면 그 통증은 크게 뻥튀기 됩니다. 진료실에서 선포되고 되고, 온오프라인의 매체를 통해서 과장된 허리디스크에 대한 공포심은 더욱 통증을 악화시키고 자극합니다.
"나는 허리디스크가 나와있어서 허리가 아픈거나" "조금만 운동해도 나는 허리가 아플꺼야" 라는 대뇌의 기억들은 통증을 크게 부풀리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런 인지적 경험과 통증이 몇개월동안 지속적으로 함께 자극되면 역치는 더욱 낮아져서 쉽게 활성화됩니다. '뇌의 신경세포들은 서로 연관있고 자극할 수 있다. (fire together, wire together)' 개념이라고 하는데, 심지어 허리에서 통증신호가 안올라오더라도 통증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역치가 저하되는 것을 일러 촉진되었다고 하는데, 비단 뇌 뿐만 아니라 척수후각과 같이 신경의 연접부에서도 만들어 질 수 있습니다.
결국 역설적으로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한 정밀 검사가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일종의 MRI의 역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4) Moseley, Butler, Beames (2012) The Graded Motor Imagery Handbook.
추간판 탈출증에서 튀어나온 디스크의 양은 치료의 예후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신경이 심한 손상을 받는 경우로서, 마미 증후군과 신경학적 결손의 증가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는 추간판 탈출증이 신경의 기능을 완전히 차단할 정도로 충분히 커서 그 신경의 기능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증상으로는 직장과 방광의 마비 증상으로 대소변을 제어하지 못하거나, 하지로 내려가는 근육을 지배하지 못하여 발목과 다리의 근력이 떨어지는 것이 있습니다.
다만, 하지 근력의 저하는 몇가지 단계가 있는데, 심하지 않은 근력저하는 수술의 대상이 아니며, 이미 근력 저하가 발생한지 24~48시간이 지나면 그 수술을 통한 근력의 회복은 미지수의 상태가 됩니다. 그러므로 대소변의 제어능력을 잃은 환자가 아니면 우선적으로 비수술적 치료로 임할 수 있습니다.
6) Saal, J.A.: Natural history and nonoperative treatment of lumbar disc herniation. Spine 21(24S):2S-9S, 1996
허리는 디스크외에도 도움을 줄 친구가 많다.
허리를 지탱하기 위해서 척추라는 뼈도 있고, 그 주변을 여러개의 인대로 감싸며, 그 위로 여러겹의 근육이 덮고 있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아래로는 엉덩이 근육, 위로는 흉추의 가동성이 허리를 돕게됩니다. 뼈와 인대와 같이 외부적인 힘에 대해서 수동적으로 저항하면서 안정성을 높히는 기전을 Static stabilization이라고 하고 근육과 같이 능동적인 안정성 기전을 Dynamic stabilization 이라고 합니다. 이 두가지 기전에 의해서 허리는 보호되게 됩니다. 그러므로 적절한 주변 조직에 대한 적절한 재활치료가 더해진다면 수술 없이도 허리디스크에서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청연한방병원은 MRI 촬영이 가능한 의료기관입니다. 정확하고 빠른 진단도 중요하지만, 조기 재활운동과 주변 근육관리도 함께하여 수술 없이 디스크 탈출증에서 벗어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