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그래도 나는 아닐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내가 그렇게, 싫어하는 것을 닮아가는 모습에 근접해 간다는 사실보다 나 역시 그렇다는 것이 내게 더 실망스러웠다.
나는 책임감이 없는 사람을 별로 안 좋아한다.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싫어한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내가 그런 사람이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특히 그렇다.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있거늘, 그것을 어떤 이유로든지 실행하지 못하는 사람은 책임감이 없는 사람이다'라고 생각해 왔던 나였다. 그런 내가 그랬다. 잘 몰라서, 또는 바빠서라는 핑계로 내 할 도리를 저버리고 있었다.
나는 거만한 사람도 싫어한다. 사람이라면 다들 그럴 것이다. 고등학교 2학년 말쯤, 등산을 갔다 오다가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처럼 보이는 신혼부부와 같이 내려오게 되었다. 입시가 코앞이니 화제가 자연스레 대학 지원에 관한 것으로 넘어갔다. 나는 내가 나온 학교를 지원하겠다고 이야기했는데 그 새신랑의 답변이 걸작이었다. "거기 나온 사람들은 아주 거만해. 밥맛이야."라는 답변이었다. 당시 나는 지망생이었을 뿐인데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러면서 나는 안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후 한참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 보니 그 새신랑 말이 맞았다. 진짜 밥맛 떨어질 정도이다. 그렇게 교육받고, 그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던 것을 이제 알게 되었다. 얼마나 분주했길래 그런 줄도 모르고 세월을 보냈을까. 그 생각을 하니 가슴이 미어졌다.
그래서 다짐했다. 닮고 싶은 것을 싫어할 수는 없으니 싫어하는 것을 줄여야겠다고. 매 순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나잇값을 하려면 좀 더 공부해야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