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일기 2탄: 소문의 낙원으로의 초대

by 양하은

여전히 악뮤 4집 타이틀곡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의 뮤직비디오에는 저마다의 깊고 아픈 사연들이 층층이 쌓인다. '사람들이 다 보는 공개적인 곳에 굳이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 생각하곤 했다.

그 아래 달린 따뜻한 공감과 응원, 지지의 대댓글들을 보며 깨달았다. 우리 주변에는 쉬이 마음 둘 곳 없는 이들이 참 많다는 것을. 그리고 이 노래가 아픈 이들에게 단순한 온기를 넘어, 온전히 마음 붙일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주고 있음을 느끼며 코끝이 찡해졌다.

해마다 100회 이상의 공연을 소화하다 보면 육체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소모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무대가 그리운 예술가들에게 나의 이런 고백이 배부른 하소연으로 보일 수 있음을 잘 안다. 하지만 단기간에 악보를 암보하고, 마치 공장에서 찍어내듯 공연을 준비해 연주하는 일이 결코 녹록지 않다는 사실 또한 부정하고 싶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느덧 연주하는 순간이 그저 생계를 위한 '노동'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다. 작년,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을 만큼 지독한 무기력 속에서 연주해야 했을 때는 아이들이 곁에서 순수한 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불러도 전혀 즐겁지 않았다.

그러나 뮤직비디오에 달린 이름 모를 이들의 사연을 하나하나 읽어 내려가며, 그간 기계적인 태도로 무대에 섰던 나의 모습을 가만히 되돌아보게 되었다. 단 한 사람이라도 나의 연주로 위로받고 웃으며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면, 그 밝은 기운을 전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 복된 삶이 아닐까.

악뮤의 음악을 들으며 화려함 속에서도 스스로를 낮추는 겸손을 배운다. 그리고 나 또한 이제 관객들을 '소문의 낙원'으로 초대하기로 다짐한다.

"지치고 병든 나그네여, 오 외톨이 나그네여

당신의 불치병은 그곳에 존재할 수 없어요!"

이 황홀한 가사를 마음 깊이 새기며, 연습과 연주에 진심을 다하는 한 주를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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