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이란, 형사소송법에 의거하여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구금 또는 구인을 말한다.
형사소송법 제198조 제1항에서 "피의자에 대한 수사는 불구속 상태에서 함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피고인 또는 피의자에게 도주 또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거나, 구속시켜야할 범죄의 현저한 중대성이 있을 때 구속영장은 검사의 청구를 거쳐 법원에 의하여 발부된다.
만약 수사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난 혐의사실조차 부인하는데 죄질이 나쁘고 상당히 중할 경우 구속영장은 여지없이 발부된다.
검찰청에서 밤 9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장시간의 고된 조사가 마무리되었다.
그런데 수사관이 문득 의뢰인의 안부를 물었다.
"요즘 건강은 어떠세요?", "일 많이 안 바쁘시죠?"
방금 전까지 의뢰인의 억울하다는 변명에 코웃음을 치면서 비꼬고, 힐난하던 그 사람은 어디가고 왜 갑자기 따숩게 안부 따위를 묻는 것일까?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는 신호탄이다.
그런데 우리의 의뢰인은 순진한건지 해맑은 편인지, 밖을 나서면서 나에게 터무니 없는 소리를 늘어 놓는다. 조사가 잘 마무리된 것 같다고, 마지막쯤에는 자신의 말을 좀 믿어주는 것 같다고...
"사장님, 지금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는 엄포를 놓았던 것이에요. 오늘 주요 혐의사실들은 거의 부인하셨잖아요. 검사님이 참 공교롭게도 일이 그렇게 되었다는 것, 그런데 그것이 한두번이 아니라는 점을 참 납득하기 어렵다고 아주 상냥하게 말씀하셨을뿐이지, 사장님의 말을 믿는다는 뜻이 전혀 아니었어요."
그리고는 의뢰인에게 건강을 물은 본 뜻을 설명해주자, 얼굴이 사색이 된다.
그러게 내가 솔직하게 말하는게 좋을거라고 경고했는데, 끝까지 그 얄팍한 거짓말이 수사기관에 통할 것이라고 기대한 것일까? 아니면 사람을 때리지도 죽인 것도 아니고, 남들 다 받는 정부지원금으로 재미 좀 본 게 하필 운 나쁘게 걸린 거 뿐이니 뭐 별일이야 있겠느냐고 진심으로 믿기 때문인걸까?
의뢰인의 그 근거를 알 수 없던 자신감이 점점 내려앉더니 꼬았던 다리를 스르륵 풀어 자세를 고쳐 앉는다.
이제 상황파악이 좀 되세요? 제가 자백해야한다고 말씀드렸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