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모네이드를 만들자
살면서 쓴 일을 맛보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지만 견딜 만 한지 아닌지는 그때의 컨디션에 따라 다르다. 바쁘고 힘든 일이 많을 때는 작은 역경에도 무너져 내리기 쉽기에 나를 바쁘고 힘들지 않게 만들어야 하는데 나의 경우 대부분의 바쁨은 외부적인 요인에서 기인하기에 조절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또한 정신적으로 힘들지 않게 감정 조절을 잘해야 하는데 갱년기에 들어서니 이것도 점점 더 힘들어진다.
이번 주도 어김없이 나의 분노의 스위치를 누르는 사람(대부분 같은 사람이지만)이 있었고 바로 반응하지 않기 위해 속으로 인샬라를 외치며 객관적인 사실만으로만 대응하고 감정과 기분을 다스리려 (아직까지) 노력 중이다.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주변에 나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 상황을 알리고 적절한 조언을 듣고 마음을 달래는 일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부끄럽게도 이것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주변인에 의해 생각이 바뀌는 것이 더뎌진다 - 심지가 굳어졌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꼰대가 될 수 있는 지름길이기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조언과 위로가 더 이상 큰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이 되다니 슬프다.
어제 다행히도 이웃의 생일 파티가 있어서 친한
이들과 담소를 나누며 가볍게 나의 스트레스를 넘기려 애썼지만 잘 되지 않았다. 대화 중간중간에 계속 생각에 말려서 계속해서 분노가 올랐다가 내렸다가 했다. 분노의 챗바퀴에서 나오는 일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하루 자고 일어나 생각을 다시 했다. 어떻게 해야 습관적인 분노의 챗바퀴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아직 뾰족한 수를 찾은 것은 아닌데 지금부터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이 일로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자. 인생이 내게 쓰고 신 레몬즙을 뿌려대면 그것으로 레모네이드를 만들어 즐겨 주리라. 아직 마음이 그렇게 큰 사람은 아니지만 커지려 발악을 하는 나를 이렇게 응원해야겠다. 이 레몬 조각은 앞으로 내게 닥칠 더 큰 시련을 위한 백신이다. 맞고 죽지 않을 테니 견뎌서 약이
되게 만들자. 고맙다 레몬! 오늘은 이렇게 자기 최면을 걸면서 하루를 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