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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thew Apr 19. 2020

예배음악 감상


http://www.youtube.com/playlist?list=PL9q6jBUyztFkQVXplfailMQ6gfp3OuHTD



    40여 곡의 예배음악을 플레이리스트로 담아듣는다. 2천년을 이어온 예배음악들이 두어시간의 짧은 시간동안 흘러간다. 한곡 한곡 음악이 재생될때마다 수백년의 시간이 흘러가고, 더 다양한 악기와 화성으로 소리가 풍성해진다. 예배음악과 함께 예배의 모습은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이며, 다양해지고, 화려해졌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을 찬양하는 마음은 단선의 멜로디라고 덜 하지 않다. 처음 교회가 세워졌을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최고의 음악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려는 마음은 동일하게 전해져 온다.


     3세기의 음악인 ‘“hymne chrétienne d’Oxyrhynchus”의 잔잔한 멜로디를 들으며 그 당시의 예배의 시간과 장소를 그려본다. 제임스 F. 화이트가 이야기한대로 예배음악은 시간을 따라 흐르며, 모든 공간을 소리로 채우며 하나님께 올려드린다. 카타콤베의 어두운 동굴 속, 공간을 가득 채우는 찬양의 울림 속에서 고난 중에 있는 성도들은 잠잠히 구원의 하나님을 바라본다. 지금처럼 한시간 내에 모든 예배의 순서를 마치기 위해 급하지 않다.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로마 군병이 두렵지만,  모든 성도들은 길고 느린 음악 가운데에서 하나님의 위로하심 가운데 오랜 시간 찬양 속에 머문다.  인도자의 종소리에 맞춰 함께 노래할 때, 천국의 음악이 만들어진다.  노예와 자유인, 남자와 여자, 아이와 노인들 간의 모든 벽은 사라지고, 단선의 멜로디로 하나가 된다. 지금의 예배 음악과 비교하면 단조롭고 지루하게도 느껴질 수 있는 음악이지만, 하나님은 그 음악 가운데 영광을 받으시고, 그 공간 가운데 함께 하시며 성도들을 품고 계신다.



    작고 초라해보이는 상가 2층교회, 오랜 세월의 흔적을 숨길 수 없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삶의 무게에 지친 이들이 의자에 듬성듬성 앉아 새벽을 맞는다. 낡은 피아노 반주에 맞춰 오래된 찬송가가 흘러나온다. 아름다운 찬양이라고는 말할 수 없는 틀린 음정과 박자로 드려지는 소란스런 노래 가운데에 하나님이 임재하신다. 그 찬양 소리에 귀를 기울이시며  그 소리에 맞춰 함께 노래하시며 춤추신다. 그들의 지친 어깨를 보듬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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