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추천]
필립 얀시의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저자는 얇은 이 책을 통해 교회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교회가 건물이 아님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우리의 모습은 교회됨에 대해 고민하며 그렇게 살아내기 보다는 교회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혹은 예배나 시스템에 대한 비판자로 있기도 합니다.
제 처와 몇달 전에 교회 공동체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교회 (공동체)가 무엇일까, 한 공간에 모여 형식적인 평안의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는 것으로 우리는 하나의 공동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온라인으로 목장 모임에 참여하고 있지만, 과연 목장모임에서는 우리의 가장 깊은 아픔이 담긴 삶을 나누며 함께 기도하고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당신 기준에 차지 않으면, 그게 교회가 아니라는 거냐?'고 아내가 살짝 따지듯 물었을때, 이렇게 답변을 했습니다. 만약 내가 죽으면, 교회의 목장 식구들이나 아는 분들이 함께 와서 애도하겠지만, 정말 슬퍼하며 통곡하며 눈물흘려줄 사람이 교회에는 없을 것 같다고요. 아내가 저에게 '교회에서' 그런 공동체를 갖지 못한게 불쌍하다고 이야기를 하며 대화를 마쳤습니다.
지난 주중에 이전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를 떠나보냈습니다. 3년간 고통스럽게 항암치료를 받는 기간 동안 울며, 기도하며 회복을 위해 기도했던 형제입니다. 이전 부터 알아왔던 동료였지만, 발병 소식을 알리며 저에게 기도를 부탁했던 그때가 첫만남같은 느낌입니다. 기도하며, 안부를 묻고, 힘든 삶을 나누었던 그 자리가 교회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2주전 의식이 있을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어서 연락했다는 그 형제의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이젠 더이상 함께 이야기할 수 없고, 같이 기도할 수 없다는 게 맘아픕니다.
좋은 목사님과 은혜로운 설교, 주기적인 봉사, 좋은 환경과 시스템 만으로는 교회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님의 몸을 이루며, 함께 식탁의 교제를 나누고, 성찬을 떼고, 함께 삶을 나누며, 함께 아파하고 기도하며 울어주는 교회, 그런 공동체를 꿈꿔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