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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thew Feb 26. 2023

2/26 일기

주일 오후 예배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 쉬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집에 오는 길에 사소한 문제로 아내와 다투고 나서, 조용히 책이나 보려고 침대에 누웠다가 비몽사몽하고 있다가, 전화벨에 정신을 추스리고 전화를 받았다. 코로나 직전에 백혈병 진단을 받아 투병 중인 전직장 후배 테드의 전화였다. 


"정신이 있을 때 마지막 인사라도 하려고 연락했어요" 


갑자기 말문이 막힌다. 힘없는 목소리로 몸 상태를 전하는데, 아무 말을 못했다. 2-3주 전에 화상으로 통화를 할때엔 그래도 건강이 괜찮아 보였는데, 그 동안에 몸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었나보다. 기적이 아니면, 살기 더이상 어렵다고 전해오는 목소리에 그만 울음이 터진다. 괜찮을거라고, 조금 힘내라는 위로도 제대로 못하고 기도하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느헤미야 기독연구원에서  새해부터 '죽음'을 공부하고 있지만, 어떤 이론도 죽음이라는 실재 앞에선 소리를 잃는 듯하다. 그의 생명을 구해달라는 기도 외엔 어떤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다.



하나님, 

생명이 주님 손에 있음을 온전한 맘으로 고백하는 그의 기도를 들으소서. 

꺼져가는 연약한 그 생명을 구하소서.

 

그와 함께 고통 중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시여.

그를 위로하시고, 지키시고, 구하소서. 

부활하신 주님과 같이 생명으로 가득차게 하소서.

-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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