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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토v Mar 01. 2020

효과적인 사내 정보 아카이브/정리 방법

"구글 드라이브에서 파일 하나 찾기가 왜 이렇게 힘든 거야."

"자료들은 쌓여만 가는데... 이거 언제 한 번 정리하기는 해야 하는데."


이런 고민들 많이 하시는 것 같다. 그래서 한 번 정리해봤다.





목차

내용이 많으니 목차를 적는다.

귀찮은 사람은 각 항목의 '분홍색 문장'만 읽거나 "큰따옴표 문장"만 읽으시길 바란다.


[ 파일 정리하기 ]  : 처음부터 파일 정리를 잘하는 법

 - MECE하게 폴더링하기
 - 별도의 히스토리 폴더 만들기
 - 최신 파일만 따로 관리하기
 - 잡동사니 폴더 만들기


[ 파일 찾기 ]  : 원하는 파일을 쉽게 찾으려면?

 - 폴더트리 관리하기
 - 파일명 양식 통일하기
 - 프로젝트 관련된 용어 통일하기
 - 내비게이터 만들기


[ 프로젝트에 적용 ]  : 실무에 적용하는 방법

 - 커뮤니케이션 시 파일 경로/링크 첨부를 의무화
 - 글타래 : 프로젝트 히스토리 아카이브 (슬랙/플로우/아지트)
 - 신입사원 OT


[ 사내 정보 공유가 잘 안 되는 이유 ]

협업에 관심 없는 사람들, 협업에 관심 없는 회사
레버리지는 역량이다






[ 파일 정리하기 ]


  - MECE하게 폴더링하기 -  

사내 정보를 아카이브하는 툴이 무엇이든 정리하는 방법은 비슷하다.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MECE하게 정리하는 것이다.


 ※ MECE(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 : 상호 배제, 전체 포괄이라는 뜻으로 쉽게 얘기하면 "중복 없이, 누락 없이"다. 자세한 건 인터넷에서 찾아보거나 이 글(클릭)을 참고하시라. 로지컬씽킹(Logical Thinking)이라는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다.


그중에서도 폴더 내용이 중복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찾으려는 파일이 A폴더에 있는지 B폴더에 있는지 명확해야 하는데, 폴더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서 그 파일이 A와 B에 동시에 포함될 수 있다면 찾기 어려울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은 회사 안에 있는 고객 데이터를 찾아보려고 한다. 그런데 '마케팅 폴더' 안에도 고객에 대한 데이터가 따로 정리되어 있고, '고객 분석 폴더'에도 고객 데이터가 존재한다. 나름 구분을 한답시고 마케팅 폴더에는 우리 고객의 정량적인 정보들(성별/나이 등)을 정리해두었고, 고객 분석 폴더에는 대면 인터뷰나 설문조사 정보들을 정리해두었다. 그런데 마케팅에서도 설문조사를 자주 돌리기 때문에 사실상 두 폴더에 정보들이 혼재되어 있다. 파일 찾기가 어려워지는 건 당연하다.


이럴 경우 정답은 없다. MECE하게 폴더를 구분하는 기준만 맞추면 된다. 고객 분석 폴더 자체를 완전히 마케팅 폴더 안에 포함시켜서 몰아넣어 버리든지, 마케팅 폴더에서 고객 분석 데이터들을 빼내어 따로 정리하든지 각자 편한 방식으로 하면 된다. 특정 데이터가 A폴더와 B폴더 중 어디로 들어가야 할지만 헷갈리지 않게 정리한다.


나는 기본적으로 이런 구조로 회사의 폴더를 정리했다.


01 회사 공용 폴더 : 회사소개서, IR자료, 성과/목표, 로고/폰트, 보도자료, 사업자등록증/통장사본 등

02 사업부 A : 사업 관련 자료

03 사업부 B : 사업 관련 자료

04 매뉴얼 : 공동의 파일 양식이나 매뉴얼 정리. EX) 디자인 가이드, 회사 명의로 가입한 계정 정리 등

05 경영지원 : 회사 경영 자료. Ex) 인사, 재무, 법무 등

06 마케팅 : 마케팅 관련 자료

07 TF팀 : 신사업, TF팀 등

08 경영전략/벤치마킹 등 : 비즈니스 모델, 사업 기획, 경쟁사 분석 등


 ※ 회의록은 따로 회의록 폴더를 만드는 게 아니라 해당 회의 주제와 관련된 폴더 안에 넣었다.

Ex. 사업부 A와 관련된 회의록은 '사업부 A폴더' 안에 회의록 폴더를 따로 만듦.

Ex. 주간 업무 보고나 팀 전체 미팅 회의록은 '회사 공용 폴더'라든지 '경영지원' 폴더 안에 회의록 폴더를 따로 만듦.


 ※ 폴더 앞에 넘버링은 되도록 폴더 경로를 통해 파일을 찾는 사람들이 편하도록 숫자를 매긴다. 그들이 자주 쓰는 폴더가 상단에 위치하는 게 좋다. (파일을 찾는 유형은 두 가지가 있다. 폴더 경로를 찾아서 들어가는 경로 탐색형과 파일명을 검색하는 파일 검색형 타입이다. 뒤에서 자세히...)


폴더링 규칙을 만들고 공유한다.


한 번 정리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앞으로도 모든 팀원이 회사 폴더 정리 규칙을 알고 있어야 한다. 원래 문제가 생기는 건 팀원들이 각자 자기 방식대로 이름을 붙여서 폴더를 만들거나, 자기 마음대로 파일들을 아무 데나 집어넣어서 생긴다. 그러니 폴더링 규칙 자체를 만들고 공유한다.


- 폴더링 규칙 실제 예시

 : 우리 회사는 B2B 영업건이 많아서 각 건별로 아래와 같은 폴더링 규칙을 만들었다. 각 폴더에 어떤 파일이 들어가는지 명확하게 정해서 규칙으로 정해야 한다.


01 기획 : RFP, 공고문, 미팅 내용, 회의록, 제안서, 기획안 등 모두 01 기획 하위로 들어감
02 계약&예결산 : 행정처리, 계약서, 돈 관련 내용, 예결산 등
03 운영 : 참가자 관리, 모객, 선발, 교육, 회차별 내용, 제작물 등
04 마무리 : 결과보고서, 증빙자료, 계약 종료 후 제출서류 등
05 사진&영상 : 모든 사진&영상 파일


폴더링 규칙이 없으면 아래 이미지처럼 되기 십상이다. 어디에 넣어야 할지 모르겠으니까 그냥 폴더 밖에 꺼내 두는 거다. 관련 있어 보이는 폴더 안에다가 대충 개별 파일들만 수십 개가 쌓이기 시작한다.


지저분하게 개별 파일들이 제멋대로 저장되어 있다. (폴더링도 MECE하지 못함)

이렇게 되기 싫으면 폴더링부터 고쳐나가자.



 - 별도의 히스토리 폴더 만들기 -  


지난 버전의 자료들은 따로 묶어서 폴더에 넣어둔다.


문서 하나를 작성해도 초안에서 내용이 계속 수정되기 때문에 다양한 버전의 문서가 생긴다.

파일의 수정 히스토리는 항상 남기는 게 좋은데 크게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1) 수정 이전의 파일 내용을 찾아봐야 할 일이 생김

 2) 다른 사람과 파일을 주고받을 때 혼선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함.


문제는 수많은 버전의 히스토리들을 폴더 안에 다 때려 박아 넣으면 폴더가 심히 지저분해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지난 버전의 자료들은 따로 폴더를 만들어서 한데 모아놓고 최신 폴더만 찾기 쉬운 곳에 둔다.


최종 파일만 남기고 나머지는 히스토리 폴더에 넣어둔다.



 - 최신 파일만 따로 관리하기 -  

위에서 최종 파일만 따로 빼두었던 것처럼 최신 내용을 찾기 쉽게 관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최신이 아닌 이전 버전의 파일로 작업하는 경우가 꼭 발생한다. 그래서 파일명에 버전을 표시하는 규칙이 필요하기도 하다. (파일명에 관련해서는 뒤에서 자세히...)


이는 단지 문서 작업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회사 안의 다양한 정보들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모든 종류의 정보들은 하나의 파일 안에 최신화하는 게 좋다.

(예시)

 - 용어 정리 : 브랜딩 차원에서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용어들을 기록하고, 최신 합의된 용어들을 한 파일로 정리함. 누구든 이 용어집 파일만 보면 최신 버전의 용어들을 통일되게 사용할 수 있음.

 - 디자인 가이드 : A사업부와 B사업부에서 같은 디자인 양식을 사용할 수 있도록 중앙에서 하나의 디자인 가이드를 계속해서 업데이트하고 공지함.

 - 휴가 규칙 : 휴가 결재 방식, 남은 휴가 일수, 재택근무 가능 기준 등의 정보들을 최신화해서 찾기 쉬운 곳에 정리해둔다. 바뀐 휴가 규정에 대해서 몰랐던 팀원도 이 파일만 보면 최신 규정에 따라서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


 여기저기 정보들이 흩어져있는 걸 모으는 게 핵심이다. 누구나 올바른 정보로 일하도록 만들기 위해선 최신/최종 파일을 따로 관리해야 한다.



 - 잡동사니 폴더 만들기 -  

너무 자잘한 파일들이 많아서 하나하나 폴더를 만들기 곤란한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참고자료'들이 대부분 그렇다. 딱히 종류를 구분하기도 어렵지만 어딘가에 저장해두기는 해야 하는, 그런 파일들이다. 이런 파일들은 따로 잡동사니 폴더를 하나 만들어서 몰아넣는 게 좋다.


파일 정리의 핵심은 '원하는 파일을 찾기 위해 드는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최대한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해야 한다. 폴더 안에 10개 이상의 자질구레한 파일들이 널브러져 있으면 원하는 파일이 무엇인지 찾기가 힘들다. 그러니 이러한 파일들은 한 곳에 몰아넣어버리도록 하자. (최신 본 파일만 밖에 빼두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파일 찾기 ]

사람들이 파일을 찾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1) 경로 탐색형 : 폴더를 클릭해서 찾고자 하는 폴더 속으로 들어간다.

 2) 파일 검색형 : 검색창에 파일명을 검색한다.


각각에 맞는 파일 정리법을 만들어야 한다.

내가 겪어본 바에 의하면 거의 반반이었다. 무엇이 우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단지 더 선호하는 방식이 있을 뿐이지 사실은 모든 사람이 두 방식을 다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문제가 생기는 건 파일 검색형에서 주로 생긴다. 왜냐하면 파일을 아무리 검색해도 원하는 게 안 나오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폴더가 어떻게 정리되어 있는지 모르고 늘 검색만 해왔기 때문에 원하는 파일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이는 분명한 문제다. 기본적으로 두 가지 방식의 정보 접근 방법을 모두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경로 탐색형 방법을 위해서는 폴더트리를 만들어서 경로를 공유하고,

파일 검색형 방법을 위해서는 파일명을 찾기 쉽게 통일시켜놓는 게 좋다.



 - 폴더트리 관리하기 -  

폴더트리란 나무가 큰 줄기에서 작은 줄기로 가지를 뻗어가듯이, 상위 폴더 안에 어떠어떠한 하위 폴더들이 들어가 있는지 뻗은 형태를 정리한 걸 말한다. 구성원에게 회사의 파일들이 어떻게 정리되어 있고, 어떤 폴더에 들어가야 무슨 파일을 찾을 수 있는지 공유해줄 때 유용하다.


폴더트리와 관련된 몇 가지 팁을 적어본다.
- 폴더트리를 작성할 때에는 크게 Level 1~3 정도로 정리하는 게 좋다. 그러니까 너무 세부적인 하위 폴더까지 정리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 폴더트리는 항상 최신화할 필요가 없다. 큰 변화가 있을 때에만 업데이트해줘도 괜찮다. 자잘한 변화가 워낙 많고, 폴더트리 작성하는 데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 중요한 변화가 있을 때에는 건별로 공지한다.
Ex. [ 협력업체 연락망 위치 변경 ]
  전 : 03 경영지원 > 01 외부 협력 > 협력업체 연락망.xlsx
  후 : 04 매뉴얼 > 협력업체 연락망.xlsx
  변경된 링크 : https://~~~~
 - 폴더 안에 실제로 뭐가 들었는지만 적는 게 아니라, 해당 폴더 안에서 어떤 종류의 파일들을 찾을 수 있는지까지 적어놔야 의미가 있다. (경로 탐색형 방법을 위해서)


 ※ 폴더트리는 온라인으로만 공유해서는 의미가 없다. 대부분 바쁘다는 핑계로 안 읽어본다. 전체 회의 때 오프라인에서 정식으로 공유하고 숙지하도록 지시해야 한다. 특히나 '파일 검색형' 사람들은 파일을 못 찾아도 그것이 자신의 역량 부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결국 파일명 검색으로 파일을 찾지 못하면 다른 동료에게 파일을 찾아달라고 요청한다. 이 모든 것들이 조직 차원에서는 쌓이는 비효율의 비용이다.



 - 파일명 양식 통일하기 -   


파일명에는 '구체적인 파일명_연월일_버전'이 포함되어야 한다.


예시) A프로젝트 대면심사 제안서_200228_v5(FN).pdf


왜 위와 같은 양식이어야 하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 파일명 양식에 정답은 없다. 각자의 사업 모델에 따라, 조직 규모 등에 따라서 적합한 방식을 찾아야 한다. 아래 내용은 정답이 아니니 어떤 포인트에 주안점을 두었는지, 어떤 고민을 거쳤는지만 참고하시길 바란다.


1) 연월일은 6자리로 적는다. (YYMMDD)

 - 20191215와 같이 연도를 다 적을 필요가 없다. 앞의 '20'은 앞으로 80년 뒤까지 반복되는 숫자이기 때문에 생략하는 것이 가독성에 좋다.


2) 연월일이 파일명 뒤에 오는 경우 - "A프로젝트 대면심사 제안서_200228_v5(FN).pdf"

 -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방식.

 - 장점은 파일명부터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정보를 찾기 편하다.

 - 단점은 파일 작성일이 중요한 조직에선 비효율적이다. 파일명이 길 경우 작성일을 확인하기 위해 기나긴 파일 제목을 지나야만 작성일이 나오므로 불편하다.


3) 연월일이 파일명 앞에 오는 경우 - "200228_A프로젝트 대면심사 제안서_v5(FN).pdf"

 -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방식.

 - 장점은 파일명 자체의 가독성을 높일 수 있다. 파일명의 길이는 제각기 다르지만, 연월일 6자리는 어느 파일이나 같기 때문이다.

 - 단점은 원하는 파일인지 찾을 때 불편할 수 있다. 연월일은 파일의 작성일을 알고 싶을 때에만 필요한 정보이다. 내가 원하는 파일인지 알고 싶다면 구체적인 파일명부터 나오는 게 정보탐색에 유리하다.


4) 버전 표기는 대문자 V가 아니라 소문자 v로 적는다. (V1, v1)

 - 대문자 V로 적으면 눈에 잘 안 띈다. 대문자 V와 아라비아 숫자의 높이가 똑같기 때문이다.

 - 소문자 v로 적으면 화면 안에서 버전을 찾기가 쉬워진다. 소문자 v와 숫자의 높이가 달라서 v를 찾기 쉽다.


5) 버전 표기는 소수점 없이 자연수로 적는다. (v0.1, v1)

 - 파일명에는 대개 확장자가 있고, 확장자의 구분 기호는 온점이다. 때문에 버전을 표기할 때 온점을 활용할 경우 파일 오류가 생길 수도 있다.

 - 보통 파일 버전이 10개 이상 생기지 않는 업무의 경우 비효율적이다. 텍스트가 많아질수록 가독성이 떨어지는데 '0.1~0.9'까지 굳이 '0.몇'을 적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 개발이나 디자인 등 전문 영역에서는 소수점 표기가 적합할 수도 있다.

 ※ 버전 뒤의 (FN) 표시는 (Final=최종)이라는 뜻이다.




 - 프로젝트 관련된 용어 통일하기 -  

파일을 찾기 힘든 이유는 사람마다 파일명을 자기만의 표현으로 저장하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하나를 진행하더라도 똑같은 대상을 지칭하는 표현이 각자 다른 경우가 수도 없이 발생한다.


A : "기획안" 파일 어디 있어요?
B : 기획안이요? 저희 팀끼리 정리한 거요?
A : 아니, 그... 클라이언트한테 보내줬던 기획안 있잖아요. 클라이언트용.
B : 아~ 한글 파일이요?
A : 아, 한글 파일 말고 미팅 때 PT보고했던 PDF파일이요.
B : 제안서 말씀하시는 거예요?
A : 네네, 제안서요.

이런 식이다. 짧게 말하는 게 무조건 효율적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냥 기획안 달라고 하면 찰떡같이 알아서 주길 바라는 식이다. 위 대화가 효율적으로 보이는가? 만약 B라는 사람이 없었으면 A라는 사람은 구글 드라이브에 무슨무슨 기획안 쳐보고, PDF양식 필터 걸어서 기획안 쳐보고, 프로젝트 이름도 쳐보고 하면서 시간이나 낭비하고 있었을 것이다. 심지어 프로젝트 이름도 사람마다 부르는 경우가 다른 게 허다하다. 누구는 신사업 건이라 하고 누구는 플랫폼 건, 누구는 신규 프로젝트 건이라 부르고... 왜 이런 식으로 일을 하는가?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조금이라도 팀원이랑 부르는 이름이 다른 용어가 있다면, 그 순간에 팀원들과 정확한 용어를 정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따로 뭐 정리해서 글을 쓸 필요도 없다. 팀 태그 걸고 메시지 하나만 보내라.


용어를 통일하는 작업이 습관처럼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 내비게이터 만들기 -  

공식적인 용어는 아니고 우리끼리는 내비게이터라고 불렀다.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태그를 붙이거나 자주 쓰는 링크들을 모아두는 식으로 활용했다. (아래 이미지 참고)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는 네비게이터를 만들어보자.





[ 프로젝트에 적용 ]

규칙만 정했다고 끝나는 건 아니다. 실제로 팀 전체가 일할 때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 커뮤니케이션 시 파일 경로/링크 첨부를 의무화 -  

업무 커뮤니케이션할 때에는 파일의 경로 혹은 링크를 함께 첨부하는 게 좋다.

항상 파일 경로와 링크를 표기한다.


여기에는 몇 가지 포인트가 있다.

 1) 파일을 첨부하는 것보다 파일 경로/링크를 첨부하는 게 낫다.

 - 최신 본을 헷갈리지 않게 관리하기 위함이다.

 - 파일을 수정하게 되면 반드시 위 경로/링크에 최신 본을 업데이트해놓게끔 규칙을 정해야 한다. 이 규칙이 잘 돌아가려면 평상시 업무 커뮤니케이션 때에 해당 경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적어놔야 한다.

 - 물론 파일도 같이 첨부하면 좋다. 파일도 첨부하고 경로/링크도 같이 적자.


 2) 파일 경로는 선택적으로 표기한다.

 - 위 이미지에서는 새로운 파일을 만드는 경우라서 파일 경로를 적었다. 하지만 매번 파일 경로까지 적는 건 사실 매우 귀찮은 일이다.

 - 필요에 따라 '파일 검색형' 사람들이 파일 경로를 까먹지 않고 잘 숙지하도록 도와줘야 할 경우에 경로를 표기한다.


 3) 협업 툴을 활용하면 데이터베이스와 쉽게 연동할 수 있다.

 - Slack이나 Agit과 같은 협업 툴에서는 구글 드라이브 링크를 쉽게 주고받을 수 있다. 협업 툴 안에서 바로 파일을 열람할 수 있도록 연동이 잘 되어 있다. 이러한 툴을 활용하면 좀 더 파일 관리를 잘할 수 있을 것이다.



 - 글타래 : 프로젝트 히스토리 아카이브 -  

(슬랙/플로우/아지트)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아지트가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자료들을 정리하는 방법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 최종 파일 아카이브 : 구글 드라이브, Teams 등

 - 실무 자료 : 협업 툴 안에서 주고받으며 활용


그러니까 실제로 일할 때마다 매번 구글 드라이브에서 폴더 들어가면서 찾아보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Slack을 쓴다면 Slack 안에서 파일을 찾아보는 게 일반적이다.


지금까지 최종 파일들을 잘 정리하고 쉽게 찾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면, 이 파트에서는 협업 툴 안에서 실무적인 정보를 찾는 방법에 대해 얘기해보겠다.


거두절미하면, 휘발성을 막는
글타래와 내비게이터가 핵심이다.


슬랙이나 플로우와 같은 협업 툴은 타임라인식으로 실무 대화가 휘발된다. 온갖 정보들이 수직 방향으로 나열되는 게 문제다. 이전 대화나 자료를 찾으려면 한참 스크롤을 내리거나 올리면서 찾아내야 한다.

휘발성 타임라인
 - 슬랙(Slack) :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메신저 기능이 강함. 메시지에 파일을 첨부하거나, 댓글을 달거나, 북마크를 해놓을 수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타임라인 자체가 페이스북처럼 쭉쭉 밀려나게 되어 있음.
 - 플로우(Flow) : 프로젝트의 Task 관리 중심임. 하나의 타임라인에 다른 동료들의 Task도 수백 개가 업로드되기 때문에 타임라인 하나에 수없이 많은 정보들이 쏟아짐.


이런 문제를 겪지 않으려면 아지트처럼 '글타래' 방식으로 정보를 묶고, 내비게이터를 만들어 글타래를 찾기 쉽게 만들어야 한다.

좌측에 게시판처럼 프로젝트를 쉽게 만들 수 있고, 그 안에서도 글타래를 만들 수 있으며, 태그도 설정함.


아지트는 정보들을 카테고라이징 할 수 있는 장치들을 잘 만들어두었다. 아래 두 가지 장치가 슬랙/플로우와 비교되는 강점이다.


1) 좌측의 프로젝트 게시판으로 쉽게 이동 가능.
 : 슬랙에서도 프로젝트 게시판(대화방)을 쉽게 이동할 수 있어서 편하다. 반면 플로우는 이러한 기능이 없다.
2) 타임라인 안에서 글타래를 만들 수 있음.
 : 슬랙에서는 게시물(글타래)을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메시지를 주고받는 형식이라 휘발성이 매우매우 강하다. 플로우는 게시물을 올리는 방식이어서 휘발성이 덜한 편이다.


아지트는 위 두 가지 강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 회사에서 쏟아지는 정보들이 휘발되지 않도록 장치를 잘 마련해둔 것이다.


글타래란 무엇인가?

게시물을 여러 개 올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게시물에 댓글을 올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A프로젝트 #결산'이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하나 만들고, 해당 프로젝트에서 집행한 결제 내역을 해당 글에 댓글로 적어둔다. 그러면 나중에 태그를 검색해서 해당 글타래만 찾아내면 관련 정보들을 글 하나에서 쉽게 모아볼 수 있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프로젝트의 히스토리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프로젝트 의사결정이 계속해서 바뀌고, 쌓여가는데 이러한 히스토리를 수십 개의 회의록 뒤져가면서 찾아보는 건 바보짓이다. 하나의 글타래를 만들고 진행상황을 기록해두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각자의 Task 관리는 협업 툴 중에서도 Task 관리와 칸반 보드에 특화된 툴이 따로 있다. 그러한 툴을 알아서 사용하도록 하고, 프로젝트의 실무 정보들은 Agit를 통해서 아카이브 하기를 권한다.



- 신입사원 OT -  

위와 같은 기본적인 업무방법론은 처음 입사했을 때부터 습관을 들여야 한다. 습관이 되지 않으면 나중에 바꾸긴 힘들다. 그래서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과 교육 때 사내 정보가 어떻게 정리되어 있는지, 어떻게 접근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교육하는 게 좋다.


신입사원 소프트랜딩 관련해서는 아래 글을 참고하시길 바란다.

https://brunch.co.kr/@goodgdg/38





[ 사내 정보 공유가 잘 안 되는 이유 ]


협업에 관심 없는 사람들, 협업에 관심 없는 회사

기본적으로 협업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팀원들끼리 서로 도와주는 것만 협업이라고 생각하면 크게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나 이외의 사람과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한 모든 제도적/비제도적 방식들이 협업에 포함된다. 그러니까 내가 작업한 파일을 구글 드라이브에 잘 정리해두는 것도 협업에 포함되는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일에만 집중한다. 누군가는 그냥 신경 쓰기 싫어서, 누군가는 주어진 일을 해내는 것에도 벅차서 협업에 관심 끄고 살아간다. 하지만 협업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의무와 책임이다. 내가 협업을 소홀하게 생각해서 무책임하게 행동한다면 다른 팀원들, 그리고 조직 전체가 피해를 본다. 구글 드라이브에 파일 정리하는 거 귀찮다고 안 하면 나중에 이전 히스토리를 찾아보려는 신규 입사자가, 프로젝트를 이어받은 동료가, 결과보고에 쓸 자료가 필요한 동료가, 회사 전체가 피해를 본다. 고작 파일 정리하는 게 문제가 아니다. 협업에 대한 무책임한 자세가 파일 정리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니까 문제다.


출처 : HBR(Harvard Business Review)

사실 정확히 얘기하면 협업은 개인의 책임보다 회사의 책임이 더 크다. 협업에 무관심한 사람도 많지만, 협업이 중요하다는 걸 알고 노력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협업은 일개 구성원 개인이 주도하기가 어려운 분야다. 여러 명이 속한 조직의 협업 방식은 개인이 제안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영진이나 중간관리자 등 상위의 담당자 혹은 팀 단위로 협업을 유도하고 관리해주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경영진이 협업에 무지하고, 보수적이거나 고지식하다면 협업이 싹트기 힘들다. 제대로 된 협업은 실무 현장에서 찾을 수 있다. 실무자들이 일하면서 필요하다고 생각한 협업 규칙들을 팀과 회사에 제안하는 Bottom-up방식이 가장 건강한 방식인데, 경영진이 보수적이면 말짱 꽝이다.


전문성의 함정에 빠진 경영진은 자신이 가장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자기가 선택한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회사의 룰에 대적하는 것처럼 보이는 구성원들의 제안에 보수적이다. 사업 초기에는 대개 경영진의 업무방법론이 스탠다드가 된다. 하지만 조직이 커질수록 협업 방식은 달라지고, 실무진의 의견이 더 중요한데 말이다.


'데이터가 흐르는 조직'에 세간의 관심이 쏠려 있다. 그로스해킹이나 데이터드리븐 등을 이야기 하지만 정작 기본적인 사내 지식&정보 공유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반쪽짜리일 것이다.



레버리지 해보는 건 어떨까?

조금만 곰곰이 생각해봤을 때, 협업으로 가장 득을 보는 건 누구인가? 일하는 나 자신이다. 협업을 통해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고 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을 '레버리지(Leverage)'라고 한다. 타인의 노력을 통해 나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 참고 : 직장에서의 레버리지 전략 (https://brunch.co.kr/@goodgdg/4)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협업을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위와 같은 개념들이 선택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너무나 많이 발생하는 실수 중 하나가 '남이 이미 했던 일 또 하는 짓'이다. 기존에 자료가 있음에도 이를 모르고 똑같은 일을 또 하게 된다. 그러고 나서 중간에 '기존 자료'가 있었다는 걸 깨달으면 '어? 자료 있었네. 잘됐다'라고 말한다. 문제를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파일 정리하는 게 하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레버리지라는 개념을 추천한다. 이는 단순히 마음가짐의 문제가 아니라 업무 효율을 결정짓는 역량의 문제다. 일하는 방법 자체를 고민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게 더욱 건강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방법들을 적어보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구성원들 모두가 협업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것이다. 문제를 문제라고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것부터 레버리지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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