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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Jun 16. 2020

효도에 관하여 : 자신의 안녕을 전해드리는 것

결혼하는 후배(특히 남자)들에게 제가 꼭 당부하는 말이 있습니다. "제발.. 효자가 되려고 하지 마세요. 효도를 하고 싶으면, 배우자와 잘 지내세요."라고 말이죠. 그리고 시간이 남으면 "가족의 정의는 <부모님과 나>에서 <나와 배우자>로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라는 말도 합니다.


성인이 되어 '독립'해서 살다가 결혼을 하는 경우라면 '독립'이 조금 익숙하지만, 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결혼을 하는 경우라면 특히나 정신적, 경제적, 개념적 독립은 의지를 가져야 될 수 있을 정도로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군 생활하면서 부모님과 2년 넘게 떨어져 있었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거의 주말에나 부모님을 뵈어 왔던 저에게도 부모님의 부재는 상당히 어색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조부모님과는 별개로 당신들 만의 가정과 가족을 꾸려갔듯, 저 역시 그래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어렸을 때부터 제가 스스로 대부분의 진로를 결정하고 행동하고 책임지는 일들을 응원해 주셨기 때문이고, 결혼 준비부터 지금까지 '니들 좋은 면 된다.'라는 말로 지지해주셨기 때문입니다.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은 마음은 결혼하고 자녀를 낳고 나서 점점 커졌습니다. 지금도 그렇고요. 하지만 부모님께서 제게 바라는 행복이 더 잦은 방문(용돈 대신 다른 거였음 좋겠..) 일 수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제가 스스로 잘 살아가는 것을 바라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자녀를 키우면서 제 생각에 더욱 확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 부모 사랑을 자녀가 갚는 건.. 갚을 수 있는 것이 아니구나. 그리고 본인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참 기쁨이구나..'라는 것을 말이죠.


Small things often.


* 아빠는 한 번도 못했던 반장을 조리원에서 해낸(?) 자랑스러운 딸아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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