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좋은남편연구소 Feb 21. 2020

프러포즈에 관한 몇 가지 생각(part2 : 실행 편)

https://brunch.co.kr/@goodhus/154


프러포즈는 간단하게 요약하면, 결혼을 생각하는 두 사람 중에서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결혼해 줄래?'라고 '제안'하는 겁니다. 그렇지만 결혼이라는 단어가 갖는 무게가, 수많은 영화/드라마에서 본 이미지가 아무래도 부담을 갖게 합니다. 그렇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장소'와 '고백' 딱 2가지만 결정하면 됩니다. 프러포즈.. 참 쉽죠?


우선 장소입니다. 장소를 선택하는 순간 프러포즈의 절반은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장소 선택 기준은 프러포즈의 테마인데, 의미 또는 이벤트입니다. 의미 중심은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곳, 고백 한 곳, 첫 키스한 곳 같은 두 사람만의 의미 있는 장소에서 프러포즈를 하는 겁니다. 장점은 프러포즈를 하기에 쉬운 분위기가 연출되는 반면에 상대방이 알아채기 쉽습니다. 이벤트 테마는 프러포즈 자체가 '몰래카메라' 스타일로 진행되기 때문에 '깜짝 놀라는' 효과는 좋지만 준비와 진행에서 난이도가 상승합니다.


어떤 테마를 선택하든 두 사람만 있는 곳에서 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상당수 여성이 공개적인 곳에서 프러포즈를 받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프러포즈하는 사람도 부담이지요) 공연장이나 놀이공원 같이 사람들의 주목도가 높은 곳은 드라마로 충분합니다.


[사례]

연애를 짧게 했고 고백은 집 앞에서 했기 때문에, 저희 둘만의 소중한 장소가 별로 없었습니다. 제가 생각한 곳은 '사진이 예쁘게 찍히는 장소'였습니다. 왜냐면 프러포즈는 저희 둘만의 매우 은밀한 순간이면서 정말 소중한 약속이기 때문에 그 장면을 사진으로 간직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사진작가이자 오랜 지인에게 촬영을 부탁했고 장소를 2개 추천받았습니다.


다음은 '고백'입니다. 단계로 설명하면, [1] 분위기를 잡는다 - [2] 고백한다 - [3] 반지를 준다입니다. 특히 분위기를 잡는 과정은 상대방에게 '설마..' 하는 느낌을 주면서,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난이도가 높은데요. 저는 '뮤직비디오'를 만들어서 태블릿 PC에 담아 여자 친구에게 보여주는 것(이어폰을 끼워서)을 추천드립니다. 사랑고백 노래나 여자 친구가 좋아하는 노래로 BGM을 깔고 그동안 찍었던 사진을 주욱 늘어놓는 수준이라면 특별한 편집 기술이 필요하지 않으며 Powerpoint로도 충분합니다.


왜 태블릿 PC와 이어폰이 필요할까요? 프러포즈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지점을 꼽자면, 반지 케이스를 상대방 모르게 꺼내는 겁니다. 물론 케이스 없이 반지만 준다면 호주머니에 넣어놓고 있다가 스윽 꺼내면 되겠지요. 하지만 반지 케이스를 열면서 '나랑 결혼해줄래?'라는 클래식(?)한 프러포즈를 하고 싶다면 생각보다 큰 반지 케이스는 숨기기 어렵고, 꺼내기도 어렵습니다. 꺼내는 순간 '어?'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영상의 목적은 반지를 마음 편하게 꺼낼 수 있도록 눈과 귀를 막아줄 뿐만 아니라 여자 친구의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들어 줍니다.


영상을 다 보고 나면 여자 친구의 머리와 마음은 이미 예열(?)이 되어 있을 겁니다. 이제 카운터 펀치를 날려야 합니다. 테이블 위에 놓인 반지 케이스를 열고 고백하는 겁니다. '나랑 결혼해줄래?'라고 말이죠. 물론.. 약간의 멘트를 조금 더 추가하면 좋겠지요? 반드시 준비하고 암기하기를 추천드립니다.


[사례]

아내가 원하는 곳에서 식사를 하고 후식으로 칵테일을 한잔 했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그동안 찍었던 사진으로 만든 영상(BGM '다행이다')을 보여줬고, 아내가 영상을 보는 동안 가방에서 반지를 꺼냈습니다. 그리고 용기 내어 고백을 했지요. '나랑 결혼해줄래?' 물론 그녀의 대답은 'yes'였습니다.


프러포즈는 주변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어떤 자격증을 획득하기 위한 시험도 아닙니다. 백화점 명품관에서만 구입하는 비싸고 화려한 제품도 아닙니다. 오직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한평생 함께 하자는 약속을 하는 날입니다. 프러포즈를 고민할 때는 바로 '프러포즈의 정의와 목적'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합니다.


Small things often.


* 제가 아내에게 프러포즈하는 장면입니다. 반대쪽 테이블에서 카메라 셔터소리가 어찌나 크게 들리던지..

매거진의 이전글 프러포즈에 관한 몇 가지 생각(part1 : 준비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