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효율적 삶이라는 강박에서 벗어날 기회

by 좋은남편연구소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격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빨리빨리'는 코로나 19 시국에서도 잘 느껴집니다. 반나절도 안되어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키트, 차에서 내릴 필요가 없는 드라이브 스루 검진소, 근처에 확진자가 발생하면 문자로 알려주는 통신 시스템은 '효율성'을 지극히 사랑하는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뭔가 빈칸이 있으면 반드시 채우고, 빈칸을 채울 때 마저 빨리 채워야 속이 시원한.. '효율화'를 추구하는 모습은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방과 후 휴식시간 없이 하루에 2~3개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 비어있는 수업시간에 알바라도 하려는 대학생, 지하철 환승 최적화를 위해 타고 내릴 지하철 문 번호까지 확인하는 직장인.. 구글 캘린더에 저녁 일정이 비워있다면 근무를 하든, 회식을 하든, 친구를 만나서라도 채워야 하는 일종의 강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제 주변엔 많았습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저도 그중 한 명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여유'를 나중에 이룰 수 있는 성취 또는 '패자'의 그럴듯한 변명으로 생각하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이죠.


그래서 이번 코로나 19 사태가 우리에게 강제로 부여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우리에겐 낯설지만, 정말 필요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남들과 함께 무언가를 해야 안심이 되고, 남보다 조금 더 잘해야 기분이 좋아지는 것보다 '나 자신'에 대해서 생각할 기회를 준 것은 아닐까요. 한국에서 바이러스가 빨리 퍼진 것은 '사회적 거리가 가깝고, 캘린더에 빈칸이 없어서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논리적 비약이 조금 심했네요. 하하..


머지않아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치료제와 백신으로 물러나겠지요. 그래도 우리가 이번에 경험한 사회적 거리와 나만의 시간, 가족과의 시간은 조금 천천히 치료(?)되길 바라봅니다.


Small things of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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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은 거리를 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가까운 게 얼마나 좋은지 알게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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